한국의 중국집 요리는 중국 요리와 전혀 다르다. 짜장면 혹은 짬뽕이 역사적 유래에 대해서 면밀히 따지면서 왜 그것을 중국 요리라고 부르는지에 대한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혹은 이에 관해 전혀 생각해 보지 않은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다. 어찌 되었든 간에 한국의 중국집 요리는 한국 음식 카테고리에 속해 있지, 중국 음식과는 별개인 것은 변함이 없다.

우선 한국의 중국집 음식이 왜 중국 음식이 아닌지에 대해 몇 가지 이유를 들도록 하겠다.

 

1.) 중국 음식의 지역적 다양성

첫째, 중국 음식이라는 통념은 매우 모호한 개념이다. () 또는 도시 단위로 지역마다 특색이 있는 음식들이 다양하게 있고 천차만별인데다가 또 대중 음식 (시민들의 평일 음식), 명절 음식, 특산물 요리, 민족 음식(공식적인 56개 소수민족을 지칭함)으로 구분되기 때문에 어떤 음식을 콕 찍어 '이것은 중국 음식입니다'라고 정의를 내리는 것은 무리이다. 오히려 '이것은 중국 어느 지역의 음식입니다'가 보다 범위를 좁힌, 현실성이 있는 이야기가 된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김치는 한국음식입니다'라는 정의가 가능하다. 왜냐하면 한국에서는 지역 구분 없이 김치라는 요리는 남녀노소 모두 즐기는 음식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2.) 중국에서는 짜장면이 한국 음식이다

둘째, 한국의 중국집 음식이 중국 동북 지역에서는 오히려 한국 음식의 대표로서 소비된다는 점이다. 중국 동북 지역 뿐만 아니라 한국 드라마를 즐겨 보는 지역에서 특히 인기 있는 메뉴 중 하나가 한국의 중국집 음식이다. 다른 한편, 중국 음식 중에 면으로 된 음식의 종류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드릴 수 없는 점이 아쉽긴 하지만 (본인도 잘 알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요리법의 차이를 놓고 볼 때, 한국의 중국집 음식인 짜장면은 익힌 면에 특별한 소스를 얹고 비벼서 먹는 방식이다. 그러나 중국 음식의 면 요리는 볶음 방식이 주된 요리법이다(지역마다 차이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 다양한 재료들의 조합으로 만든 볶음 요리가 대중화된 반찬이다). 수프(soup)와 함께 나오는 면은 요리방식은 같으나 수프에 들어가는 재료, 그리고 맛을 내는 조미료 차이에 따라 전혀 다르다.

한국의 중국집 대표 음식인 탕수육을 다른 한 예로 들면 중국에는 탕수육과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요리가 있다. 요리 이름은 꿔보우로우(包肉)인데 먼저 돼지고기에 밀가루 반죽을 살짝 입히고 기름에 튀긴다. 그 다음 설탕과 식초로 만든 소스에 잘게 썬 파를 곁들여 강한 불로 녹여내고 튀김 고기와 함께 볶아서 마무리한다. 한국의 탕수육은 밀가루반죽을 입힌 튀김 고기에 당근, 양파를 곁들인 달콤새콤한 소스를 부어서 먹는다. 두 요리의 튀김 고기는 모양도 다르고 씹히는 질감에도 큰 차이가 있다. 따라서 탕수육과 꿔보우로우는 전혀 다른 두 요리로 구분하는 것이 마땅하다.

 


탕수육

 

3.) 한국에서 먹는 '중국 음식'의 맛은 한국 음식 맛이다

셋째, 한국 음식은 대부분 담백한 맛, 단 맛(한국의 모든 요리가 단 것 같다), 매운 맛(청양 고추, 고추장, 김치 등), 구수한 맛, 고소한 맛(참기름) 등이 주를 이룬다. 따라서 한국인들의 입맛에 맞추기 위하여 (시장을 장악하고 유지하기 위하여) 나라별 요리들이 위에 말한 한국인 입맛을 기준으로 조리법이 크게 조율(tuning)되었다는 점이다. 따라서 본 고장의 맛은 찾아보기 힘들다. 내가 처음 한국에 교환학생으로 왔을 때 몸무게가 10kg 빠졌다. 요리가 입맛에 맞지 않은 것도 있고 중국 음식은 많이 기름진 편인데 한국 요리는 그렇지 않아 자연 다이어트에 성공한 것이다. 중국집 말고 정통 중국 음식을 하는 맛집에 찾아가면 대부분 '변형된 중국음식'이어서 실망했다 (그러나 몇 곳은 정말 맛있는 집도 있다). 그래서 아예 집에서 스스로 요리해 먹는 것으로 만족했다.

 

지금은 한국 음식에 길들어져 잘 먹고 잘 산다. 그러나 가끔 친구들과 중국집에 가서 짜장면 한 그릇 비울 때 꼭 하는 생각이 '이건 중국 음식도 아닌데 왜 중국 음식이라고 부르지?'이다. 음식을 즐기면 되지 이름이 적절한지, 아닌지가 중요하냐고 반박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맞는 말이긴 하지만 한국 사람들이 '중국 음식' 할 때 만약 떠올리는 요리들이 중국집 요리(짜장면, 짬뽕, 탕수육 등등)라면 그것은 잘못된 인식이라는 것을 지적하고 싶다. 이런 인식에 대한 지적이 사람들이 중국집 음식을 즐기는 데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더라도 말이다. 그리고 이것은 중국, 한국을 막론하고 모든 나라 음식에 적용되는 사항이겠지만 만약 그 나라의 정통 음식을 맛보고 싶다면 직접 현지에 가서 먹는 것이 최선이다. 그러나 미식가들처럼 이와 같은 사치를 부릴 수 있는 여유가 없다면 그 지역에서 온 사람이 만든 요리를 먹어 보는 것도 아주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글쓴이: 최정연 (중국)



신고

About the Author - 타일러 라쉬

Seoulism은 주한 유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드는 한국어 웹진입니다. 천차만별의 국적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사는 세계 속의 서울을 배경으로 해서 국제학생의 관점에서 생활과 문화, 사회를 바라보고 이야기하는 곳입니다.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Contact Me: 운영자메일주소




  1. Lake of shaman

    2013.11.25 23:45 신고


    한국에서 말하는 '중국 음식'은 현지 중국의 음식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님께서 얘기하셨 듯 변형된 '중국 음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냥 광의적 언어 개념에서 일상에서 으레 말하는 것일 뿐. 중국 음식이라기 보다 사실 한국 음식이죠.

  2. 멍멍

    2013.12.02 09:45 신고


    맞아. 교환학생들 따라서 진짜 중국음식점에 가니까 완전 다른맛 ! 저는 쯔란 (?) 이라는게 맛있더라구요

    • 소리

      2013.12.21 05:05 신고


      중국음식의맛. 오랜중국의문화와역사. 그신비로움에빠지지안을수없지!^^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