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4번 버스가 서서히 정류소 앞에 멈췄다. 이른 아침이라 버스에 내리는 사람은 없고 타는 사람도 적어서, 버스는 멈춘 듯하면서 바로 출발하려고 시동에 걸린 잔잔한 진동을 하였다. "잠깐만요!..." 바로 그 때 나의 머리 뒤에서 산들바람처럼 가늘지만 쨍쨍한 목소리가 전해 왔다. 가방을 매고 양손에는 지갑과 핸드폰, 그리고 음료수까지 가득 들고 핑크색 미니스커트를 입은 뚱뚱한 여자애가 뛰어오고 있었다. 짧은 치마 때문에 제대로 걷지 못하여 작은 발 폭으로 걷는 속도로 뛰어오는 뚱뚱한 여자애가 간신히 차에 올라탔다. 그 여자애는 눈치채지 못했을 것이다. 그의 목소리와 동시 그를 쳐다보게 된 세 사람의 시선을.



144번 버스는 여자애가 타고나서 마치 시간에 쫓긴 저승사자처럼 급히 문을 닫더니 바로 출발했다. 버스가 떠난 것을 확인하고 방금 그 여자애에게 시선을 빼앗은, 나의 양 옆에 조용히 버스를 기다리던 아주머니 두 분이 입의 지퍼를 열기 시작했다. 

"어머 세상에, 저렇게 짧은 치마를 입었다니... 걷는 거 봤어? 쯧쯧" 

그리고 옆에서 바로 말을 받아준다. "그러게, 날씬하면 이쁘기나 하지. 뚱뚱한 게 저렇게 짧은 걸 입으니, 참..." 
그러더니 왼쪽에 있는 아주머니가 갑자기 중간에 '끼어 있는' 나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흝어 보더니 뭔가 안심한 듯이 다시 맞장구를 쳐 준다. 

"그렇지, 그 엉덩이 봐, 삐딱삐딱하면서 참 보기 싫어..." 

오른쪽에 있는 아주머니도 나를 한번 흝어 보고 흥분을 가라앉지 못하며 말을 이어 준다. "요즘은 성추행이니 뭐니 하는데, 애들이 저렇게 입으니 안 당할 리가 있나? 쯧쯧..."

"저렇게 입고 다니니 당해도 싸지..."

"저건 성추행을 하려는 사람을 자극하는 짓이지"

......

그 때 나는 속으로 오늘 바지를 입은 것이 천만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아주머니들의 대화를 듣는 내내 식은 땀이 나는 줄 알았다. 자리를 피하고 싶었지만 피하면 더 이상할 것 같아서 그 자리에 가만히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138번 버스가 오고 왼쪽에 서 있던 아주머니가 말없이 버스를 타더니 오른쪽 아주머니도 바로 그 뒤에 따라온 56번 버스를 향해 빠른 걸음을 했다. 138번과 56번 버스가 '붕붕' 하고 가스를 가득 내뱉고 출발했다. 나만 멍하니 자리에 남았다...... 두 아주머니는 서로 모르는 사이였다!

물론 다른 나라에서도 충분히 나타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서로 모르는 두 사람이 '당당하게' 말을 걸고 길거리에서 손가락질하며, 제3자인 나에게도 들리도록 남을 평하고 논한다는 것에 나는 놀라움을 감출 수가 없었다. 이것은 단순히 소곤소곤 남의 흉을 보는 것처럼 그냥 웃고 넘어갈 일이 아니다. 그 지역의 풍습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글쓴이: 심해연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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