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한국에서 유학 생활을 시작한 것은 얼추 2년 전인데 그때 나에게 가장 충격적으로 다가왔던 일을 여기에 적어 보려 한다. 길가에서 "삼디다스" 슬리퍼를 신고 책가방을 메고 있는 생머리 "언니"들이 모여서 함께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그것이다. 한국에는 정말 담배 피우는 "언니"들이 많다. "언니"들의 모임장소는 대부분 학교 뒤 뜰이나 한적한 공터, 혹은 카페의 흡연 구역 아니면 공공장소 화장실이다. "언니"들의 포스(pose)가 하도 위압감을 줘서 오히려 그것을 충격적으로 생각하는 내 자신이 주눅 들 정도였다. 그래서 처음에 학교 뒤뜰에서 담배 피우는 "언니"들을 만나면, 최대한 멀리 떨어져서 걸었다. 학교 근처에서 많이 보니 주로 여대생들이 담배 피우는 것일 테고 얼굴 보고 추측하건대 20대 초반 여자애들이다. 카페에도 흡연자들을 위한 흡연 구역이 따로 마련되어 있고 거기서 젊은 여자들이 담배를 피우면서 수다를 떠는 모습을 자주 본다. 언제부터 그리고 왜 한국 사회 젊은 여성들이 담배를 피우는지가 궁금하다.



그렇다고 내가 이 "언니"들이 담배 피우는 행위에 대해서 옳고 그름을 지적하려는 것은 아니다. 많은 인체에 해롭지만 중독성 있는 제품들이 사람들로부터 사랑 받고 있다. 예를 들어, 커피가 그 중 하나이다. 나는 커피에 중독되어 있고 커피를 많이 마시면 안 좋은 건 알지만 그래도 마신다. 그래서 담배가 나쁜 줄 알면서도 피우는 "언니"들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이 개인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그 해악에 대해서 인지하고 있고 따라서 동시에 적당함을 유지하는 차원에서 그렇다.

그러나 왜 많은 한국 여자들이 담배를 피우게 되었을까? 한번은 내가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17살짜리 소녀가 가짜 주민등록증을 가지고 와서 담배를 구매한 적이 있다. 청소년들에게 담배를 판매하는 것은 불법이기 때문에 주민등록증을 확인해야 한다. 그 친구는 얼굴에 짙은 화장을 했고 주민등록증에 나이도 21살로 되어 있어서 요구하는 담배를 건너 줬다. 그러나 사후에 이를 지켜봤던 한 남학생이 저 친구는 자기랑 같은 학교인데 17살밖에 안되었고 주민등록증이 가짜라는 증언을 해 줬다. 그래서 꼼꼼하게 살펴보지 않은 내가 괜한 죄책감이 들었다. 왜 그 친구는 거짓말까지 하면서 담배를 피울까? 그 여학생은 담배를 정말 좋아해서 피울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일까? 그 밖에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담배 피우는 기타 동급생 친구 "언니"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한국 사회는 집단과의 결속을 많이 요구하는 사회인 것 같다. 예를 들어서, 학교 MT, 개강파티, 종강파티, 동아리 회식, 동아리 MT 등등, "조직"의 연대와 결속을 위한 다양한 "풍토"가 있다. 특히, 엄격한 선후배 사이 문화도 그런 측면을 담고 있는데 만약 이런 "풍토"에 적응하지 못하는 자라면 "왕따"로 되거나 "외톨이"가 된다. 그래서 MT에 가면 선배가 권하는 술은 무조건 비워야 하고 깍듯이 인사해야 하고 만나면 꼭 먼저 안부인사를 해야 하는 "(rule)"들이 있는 것이다. 이건 나이에 기초한 관계인데 그럼 동급생들끼리는 또 어떻게 연대를 형성하는가? 그 가운데 하나가 "담배" 모임인 것 같다. 쉬는 시간을 틈타 담배를 피우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대화를 통한 공감대와 우정을 키울 수도 있다. 혹은 담배 피우는 행위 자체가 그들 사이의 연대의 징표가 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는 남자, 여자 구분 없이 모두 해당되는 사항이 아닐까 생각한다.

또 다른 한 이유는 한국 사회에서 여자들이 담배 피우는 행위에 대한 사회적인, 일반적인 인식이 어디로부터 기인한 것인가인데 어렴풋한 추측이긴 하지만 파리 여성들의 문화적인 생활을 본뜬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파리지앙의 삶과 문화를 본뜬 행위들이 한국 여성들의 삶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타 문화에 대한 추종은 한국 사회  뿐만 아니라 어느 사회나 모두 존재한다. 그러나 이런 몸에 안 좋은 겉멋을 본뜬 것은 좀 피해야 되지 않을까?

담배 피우는 "언니"들이 왜 담배를 피우게 되었는지에 대한 나의 간단한 생각을 적어 봤다. 개인적인 소감이고 추측일 뿐이다. 얼마든지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고 복합적인 원인이 혼합되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글쓴이: 최정연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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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양군

    2013.10.05 12:43 신고


    한국어 진짜 잘하시네요 ㅠㅠ 내중국어는 언제 늘까

  2. 김유진

    2013.10.05 23:14 신고


    제가 중국에 갔을 때 깜짝 놀랜 게 유모차를 끌고 가면서 담배피던 엄마(?)였는데;;
    한국에 담배피는 여자가 많이 는 건 사실이지만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중국도 여성흡연률이 높아지고 처음 접하는 연령대도 낮아졌다는 뉴스를 접한 적이 있었는데,,
    중국은 어떤가요?
    일본은 길거리 자판기에서 아주 손쉽게 담배를 판매하고 있던데요?

    흡연인구가 많아진 건
    아마도 흡연이 개인의 기호식품으로 인식하는 문화가 널리 퍼진거겠죠?
    흡연이 나쁜건 모두 다 알지만 그럼에도 하려 하는 건
    개인의 선택에 의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걸로 왈가왈부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단,
    그들이 비흡연자들에게 피해를 끼친다면 ,,그런 비매너적 행동에 대해선 단호히 경고를 해야 합니다만,,,

    • 최정연

      2013.10.05 23:40 신고


      김유진님 말씀이 맞아요. 중국 일본 한국 모두 흡연 여성이 많아지고 있고 연령대도 낮아지고 있어요. 그래서 글에서도 말했다 싶이 한국 흡연여성에 대해서 왈가왈부하지 않는다고 명시했고 단지 왜 그리고 언제부터 한국 여성들이 흡연하게 되었고 그 사회적 맥락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제 나름의 생각을 적었습니다. 김유진님 말씀처럼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건 당당하게 말해야죠. :)

  3. 김유진

    2013.10.06 00:09 신고


    여성의 흡연률이 높아진 건 서구권이나 아시아권이나 전부 여성인권이 높아지면서 발생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탈선하는 청소년들의 수위가 높아지는 건 그들이 무분별한 불건전 정보에 무방비하게 노출되어 있기 때문이겠죠?~이를테면 제어가 쉽지않은 인터넷이라던가,,
    그 나이대 호기심에 접하고 픈 충동을 느끼는 학생들은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시도하게 되고
    그 이후 그런 무리의 친구들과 어울려 그들만의 공감대를 위해 더 깊은(?)탈선의 길로 가는 경우도 있지만,,그건 한국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도 다르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저는 그걸 한국 특유의 결속(?)문화로 보지 않습니다만,,

    중국은 어떤가요?

    중국도 탈선하는 아이들은 그런 아이들끼리만 어울리지 않나요?
    중국은 어떠 계기로 여성의 흡연이 늘었는지,,궁금하네여~

    • 최정연

      2013.10.06 02:04 신고


      맞아요! 저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특히 "담배"피는 행위를 통해 연대감을 나누는 청소년들은 한국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외국인의 시선으로 한국사회에 대해서 쓴 글이긴 하지만 상기한 문제점이 절대 한국 사회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여기서 강조 하고 싶군요. 중국에서도 당연히 김유진님께서 서술한 이유를 비롯해서 여러가지 원인들이 혼재하는 가운데 흡연 여성들이 늘었겠죠. ^^

    • 최정연

      2013.10.06 02:13 신고


      그러나. 한국인들의 "결속"문화- 조직적 연대와 친밀감을 "강요"하는 문화는 독특하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습니다. 특히 선후배 사이의 엄격한 서열을 정하는 암묵적인 "예의범절"이거나 "술"문화가 특히 그런 생각을 하게 합니다. 따라서 담배 모임이 그 가운데 한 현상이라고 분석한것은 또 제 나름의 생각이구요.

  4. 2013.10.06 06:31 신고


    한국의 여성인권이 신장됨에 따라 담배피는 '언니'들이 늘어났다는 말에 동의해요. 다만 유독 담배피는 '여성'을 안좋게보는 경향이 한국에 있는데 이는 당당하게 흡연하는 서구권 여성들과 비교해 보면 다른 양상을 보이는것 같아요.
    한국 특유의 결속문화 댓글 부분에선 많은 공감이 가네요.

  5. 김유진

    2013.10.06 12:39 신고


    흡연자와 비흡연자가 함께 있는 게 더 나쁜 거 같은데요?
    중국에 한 달정도 일 때문에 머물면서 이해 할 수 없었던 건,,
    옆에 아이가 있 건 없 건,남여노소 불문 비흡현자들을 배려하지 않은 흡연문화였습니다.
    모든 중국 사람이 그런 건 아닐 겁니다.

    저도 한국인의 결속문화 인정합니다
    근데 담배 모임을 그런 결속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여전히 생각되네요~
    일전에 썼듯 비흡연자들을 배려하기 위한 행동으로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일반적인 사람이라면,,그런 모임에 끼기 위해 일부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그치만 술 문화는 진짜 바꿔야 한다는 점 동의합니다^^

    그리고 한국의 담배피는 여자들이 는 건 파리지앵의 문화를 따라하려는 건 아닙니다.
    여성의 여권신장과 더불어 사회적 진출이 활발히 진행되면서 그에 따른 반대급부의 한 현상입니다!서구권을 따라가는 것처럼 보이는 건 이제야 한국도 서구권 여성들처럼 남성들과 대등한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는 걸 의미하지 않을까요?
    중국은 공산주의 국가교육으로 남녀평등교육을 받았다고 알고 있습니다!
    한국도 표면적으로 그렇긴 했습니다만 유교주의적 가치관으로 인해 우리의 어머니들은 남녀차별을 겪었고 여성의 교육이나 사회진출이 더딘 나라였습니다!!그렇기에 지금의 여성흡연에 굉장히 보수적인 시각이 남아있기도 합니다.
    저도 여성의 흡연을 반대하는 사람이고 보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데요
    하지만 한국여성만 흡연하는 것을 파리지앵을 따라하려는 겉멋 든 행위로 표현 한 부분이 좀 맘에 걸렸습니다! 정연님이 마지막에 지적한 것처럼 얼마든지 다른 요인 이유들이 있었을 텐데요~
    무튼 타인의 눈에 비친 한국의 또다른 면 흥미로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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