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이야기


이번 주에 주어진 주제는 사랑이다. 나는 지금 친구와 술을 먹고 집에 와서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데 술기가 조금 올라오는 이 상태에서 사랑의 이야기를 하기에는 딱 좋은 것 같다. 그러니 오늘은 사랑에 대해 한번 자유롭게 이야기해 보자.





친구가 말하였다.

"사람은 사랑해야 하는 것 같다. 너무 힘들지만 이해해 주고 참는 것도 필요한 것 같다. 사랑한다면."


철학에서는 자주 던지는 질문이 있다. "인간에게 최고선은 무엇인가?" 인류 사회에는 선과 악이 있다. 인간이 선을 추구하며 사는 것이 자연적인 법칙이라면 최고선, 즉 궁극적으로 인간이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가? 철학자들은 흔히 덕이나 행복이라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덕스러운 삶 또는 행복한 삶은 어떠한 것인가? 스스로에게 한번 질문을 던져 보자. 나는 행복한가? 나는 언제 행복이라는 감정이 느껴지는가? 나는 생각한다. 나에게 있어서 행복은 사랑을 주고받는 것이며, 행복한 삶은 사랑을 주고받으면서 살아가는 삶을 말한다.


자. 그러면 사랑이란 무엇인가? 사람마다 사랑에 대한 정의가 다르겠지만 나는 이러한 정의를 내린다. 사랑이란 보상을 바라지 않고 단순히 상대방에게 잘해 주고 싶다는 마음을 의미한다. 어머니가 무거운 짐을 드는 것을 보고 달려 가서 대신 들어 주거나, 친구가 아프다고 해서 "괜찮아?", "밥 챙겨 먹으라이~", "빨리 나았으면 좋겠다" 문자를 잔뜩 보내면서 걱정하거나, 여자친구가 야밤에 라볶이를 먹고 싶다고 해서 멀리 떨어져 있는 집에서 출발해 라볶이를 들고 집 앞에서 나타나 주거나, 집에서 키우는 식물에 하루에 한 번씩 물을 주고 이야기도 해 주는 등, 우리는 보상을 바라면서 그리 행동하는 것이 아니다. 물론 용돈을 받으려고 짐을 들어 주거나 노트를 빌리려고 걱정하는 척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처럼 다른 목적성이 섞여 있는 행위는 단순한 사랑이 아니다. 사랑은 일방적이다. 상대방이 우리를 사랑하지 않아도 우리는 상대방을 사랑할 수 있으므로 사랑은 상호적인 관계에서만 성립되는 것이 아니다. 흔히 부모가 자식에 대한 사랑이 대단하다고 하는 것은 부모가 무조건적으로 자식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가끔은 사랑이 지나쳐 과잉보호하는 것이 자식에게 독이 된다는 지적을 받을 때도 있을 정도이다. 인간은 사랑할 줄 아는 존재이다. 실재적으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를 몰라도 상대방에게 잘해 주고 싶다는 마음을 가진다는 것에 인간은 사랑할 줄 안다. 또한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자각을 할 때 우리는 마음의 뿌듯함과 기쁨을 가지게 된다. 인간이 그러한 정신적 행위를 통해 자신이 인간으로서의 완전성을 느끼기 때문에 사랑은 자족적인 행위이기도 하다.


여기서 가질 수 있는 질문 하나가 있다.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다는 그 행위 자체가 자족적인 것이라면 인간은 왜 사랑 때문에 불행해지거나 고통에 빠지게 되는 것일까? 잘 생각을 해 보자. 우리는 상대방을 사랑을 하기 때문에 고통스러운 것이 아니라, 상대방에게 사랑을 받지 못하거나 우리가 원하는 만큼 사랑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괴로워하는 것이다. 연인들의 이야기로 예를 들자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문자를 보고 바로 답해 주지 않거나 보자고 하면 회식이라고 하거나, 기념일을 깜박하는 등 여자들이 하도 자주 화내서 남자들을 미치게 하는데, 실은 여자들이 화나는 이유는 언제나 하나이다. 세상에는 여성보다 더 불안한 동물이 없을 것이다. 흔히 남자친구가 잘못했다고 사과하면서 여자친구가 "뭘 잘못했는데?"라고 묻는데, 남자가 이야기를 하면 여자는 "그게 아니잖아"라고 화를 절대로 풀지 않는다. "아 미쳐버리겠다", 여자친구가 화나는 이유를 늘 알 수 없는 남자들은 생각한다. 여자들은 만약에 상대방에게 내가 사랑할 만큼의 사랑을 받거나 느끼지 못한다면 불안해진다. 실연은 왜 아픈가? 내가 사랑해서가 아니라, 그가 나를 더 이상 사랑해 주지 않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지만 인간은 사랑을 받지 못해 고통스러운 것이다, 사랑해서가 아니라. 우리는 상대방을 사랑해서 잘해 주는 것이지만, 그 동시에 우리는 그리 행동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사랑을 받았으면 하는 마음이 수반될 것이다. 인간은 왜 사랑을 받고 싶어하는 것일까? 인간의 본성 속에는 욕망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신생아를 생각해 보면 누군가가 안아주는 것에 안심되는 그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사랑에 대한 욕망을 가지고 있다. 인간이 사랑을 받고 싶어하는 것을 사랑에 대한 욕망 때문이며 생득적인 것이다.


사랑은 이기적인 것이다. 너가 어떻든 나는 너를 사랑한다. 또한 너가 어떻든 나는 너에게 사랑을 받고 싶다. 사랑이 맹목적이라는 말은 바로 이기적인 사랑을 말한다. 그런데도 인간은 사랑을 주고받으면서 살 수밖에 없다. 그 와중에 맹목적인 사랑만 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 바로 인간의 또 다른 본성, 이성에 의한 것이다. 내가 너를 얼마나 사랑해도 만약에 그것이 너에게 부담이 된다면 나는 내 감정을 조절하겠다. 내가 너에게 사랑을 받고 싶어도 너가 지금 힘든 상황이라면 나는 참겠다. 결국은 내가 너를 사랑하기 때문에 너에게 사랑을 받고 싶어도 지금 힘든 상황이라면 나는 내 감정을 조절하겠다, 친구가 한 말처럼.

글쓴이: 반연문 (중국)




신고

'1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눈이 온다, 그들은 속삭인다  (0) 2013.12.02
그녀의 비밀  (1) 2013.11.27
사랑의 이야기  (2) 2013.11.26
떠난 사랑  (0) 2013.11.25
[중국 사람이 본 한국인 남녀] 회식하는 남자, 기다리는 여자  (1) 2013.11.19
신고하지 마, 나 힘들어  (0) 2013.11.18

About the Author - 타일러 라쉬

Seoulism은 주한 유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드는 한국어 웹진입니다. 천차만별의 국적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사는 세계 속의 서울을 배경으로 해서 국제학생의 관점에서 생활과 문화, 사회를 바라보고 이야기하는 곳입니다.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Contact Me: 운영자메일주소




  1. 2013.11.27 11:21 신고


    짱입니당

  2. 2013.11.27 22:11 신고


    멋져요. 사랑은 일방적이다. 공감되는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