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추영 (중국)


요즘은 매일 놀기에 바쁘고 힘든 방학이다저녁 늦게까지 놀다가 늦게 일어나고 또 다시 늦게까지 놀고... 이런 생활이 무한반복되면서 나의 생활패턴은 그렇게 망가져 가고 있다때론 엄청 피곤하고 힘들 때면 자리에 누워 이런저런 생각을 굴리기도 한다그런데 피할 수 없는 상황 때문에 매우 힘들고 멘붕 상태였을 때 그들의 목소리는 마약처럼 내 온 몸의 피로를 해소해주군 한다.





“저녁은 먹었니?

아빠의 목소리다.


늦게까지 놀다가 이튿날 일어나면 거의 오후다또랑또랑 울리는 이 목소리를 듣고 나면 무언가 나는 헛되이 보내는 오늘에 대해 ‘사죄’하는 마음을 품고 무언가를 생각하게 된다. 저녁은 하루의 마지막 식사이자 그 자리에서 하루의 간단한 일상을 마무리 짓는 자리이기도 하다. 물론 저녁밥을 챙겨먹는 것은 건강에 유리하지만 그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저녁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내가 오늘 무엇을 하면서 어떻게 지냈는지, 그것을 검토하는 과정이 빈둥빈둥 놀다가 힘들고 지치는 나에게 가장 힘이 되어 주는 목소리였다.


“몸은 괜찮니?

엄마의 목소리다.


한국에 와서 나는 늘 건강문제 때문에 병원에 갔었다. 엄마가 가끔 전화를 하면서 이렇게 질문을 할 때마다 ‘내 몸은 내가 알아서 잘 챙겨요’라고 대꾸하는 것이 나였다. 그러나 막상 아프고 몸살이 나서 난리가 나면 제일 먼저 엄마한테 전화를 걸어서 위로를 받고자 하는 것도 나였다. 때로는 이런 내가 우습기도 하고 엄마의 그 따뜻한 목소리를 타고 전해오는 관심에 가슴이 울컥거리기도 한다. 이렇듯 그 목소리는 내가 아프고 가장 힘들 때 힘이 되어 주는 목소리였다.


“요즘은 잘 먹고 잘 사니?

친구들의 목소리다.


한국에 교환학생으로 오면서 예전의 친구들과는 단지 위쳇이나 카톡으로, 때로는 전화로 연락할 수밖에 없었다. 친구들이 문자를 보낼 때 제일 먼저 하는 말이 ‘야, 요즘은 잘 먹고 잘 사냐? 나 안 보고팠니?...’ 때로는 무언가 오글거리기는 했지만 그래도 잘 먹고 잘 살고 있는가라는 안부의 인사가 제일 마음에 와닿았다. 요즘 먹고살기 힘든 세상에서 친구들도 자신의 미래를 생각하면서 알차게 노력하고 있지만 그래도 친구를 챙겨주고 달래주는 그런 착한 인간미들이 우리들의 우정자국을 더욱 깊게 새겨가고 있다. 가끔은 이런 친구들이 나에게 차려지는 행운이 아닌가 싶었다. 스트레스가 쌓였을 때나 기분이 나쁠 때, 그들의 말 한마디가 내 기분을 사르르 풀어주면서 가장 외롭고 힘들 때 힘이 되어 주는 목소리가 되었다.


나에게는 이런 목소리들이 있어서 행복하다.


누구에게나 가장 힘들고 아프고 외롭고 버티기 힘들 때가 있다. 그때 그대 뒤에서 응원해 주고 사랑해 주는 목소리들이 있다면 당신은 행복한 사람이다. 그 목소리들이 힘이 되어주는 존재라면 그들을 소중히 간직하라. 그리고 귀를 기울여라. 세월은 흘러가면 다시 돌아올 수 없듯이 그런 목소리들도 그 시각에 두 번 다시 무한재생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나는 나만의 힘이 되어 주는 목소리 때문에 행복하다.

누군가에게도 힘이 되어 주는 목소리가 되고 싶다.

그래서 그대를 응원하고 싶다.

그대가 그 누구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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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e Author - 타일러 라쉬

Seoulism은 주한 유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드는 한국어 웹진입니다. 천차만별의 국적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사는 세계 속의 서울을 배경으로 해서 국제학생의 관점에서 생활과 문화, 사회를 바라보고 이야기하는 곳입니다.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Contact Me: 운영자메일주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