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퓨륀쏘(미얀마)

 

2년전 어느 여름 날, 내가 봉사하고 있는 센터에 찾아왔던 어떤 아이 … 반짝이는 눈동자에 마음을 녹이는 미소를 가지고 있었다. 처음 보자마자 나도 모르게 자꾸 마음이 가고, 시간이 가면 갈 수록 정이 점점 더 가고 사랑이 더 깊어지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나이에 세상에 혼자 남겨지고 앞으로도 혼자 세상과 맞서 가야 하는 미래를 생각하면 마음 한 곳에 찡한 아픔이 생길 만큼 아프고 안타까웠다. 신이 있다면 과연 이러한 삶은 공평한 것인가를 따지고 싶었다.


옆에서 돌봐 주는 사람이 없어도 “찍”소리 한 번 안 하고, 항상 웃어주는 그 아기를 보면 얘는 어떤 이유로 혼자 된 것인지, 그의 부모는 그를 보고 싶어하지 않은 것인지 등등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될 수만 있다면 내가 그의 부모한테 직접 가서 물어보고 싶고, 가능하다면 내가 평생 키우고 지켜 주고 싶은 마음이 활활 생겼다. 그분들도 누군가의 자녀로 태어났던 것처럼 그 아이도 그 분들의 아이로 이 세상에 태어난 것뿐인데 과연 그게 버림을 받을 만큼 큰 죄인지 받아들이기가 어려웠다. 그런데 잘 생각해 보면 내가 그분들을 받아들이지 못 한다고 한들 내가 이 상황을 해결해 주지도 못 하고, 학생인 나에게 이 아이를 해 줄 수 있는 것도 사랑을 주는 일밖에 없었다. 그래서 나는 그 아이가 나랑 같이 있는 시간에 조금이나마 더 사랑을 느끼고 행복한 날들이 되도록 안아 주고 챙겨 주면서 앞으로 좋은 가족을 만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었다.

이제는 그 아이가 나를 떠난 지가 벌써 2년이 다 되어간다. 나는 그 아이를 보면서 살아가는 동안에 그보다 더 힘든 일이 없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지금 내가 겪고 있는 일들은 그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지금은 학생인 내가 그를 지켜 주지 못 하고, 챙겨 주지 못 해서 아쉽고 창피하지만 앞으로 많이 노력해서 보다 많은 애를 돌볼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꿈을 가지게 되었다.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다시 만날 수만 있다면 내게 큰 용기와 꿈을 주었던 그 아이한테 그런 말을 하고 싶습니다.


“이 세상 어딘가에 있는 나에 천사에게”


어린 나이에 내게 큰 꿈을 가져다 줘서 고맙고,

얼마 안 되는 시간에 내가 주는 사랑보다

더 많은 사랑을 받게 돼서 너무 고맙다.

그때 너를 지켜주지 못 해서 미안하고

다시 볼 수만 있다면 내가 먼저 알아보고

고맙다는 인사를 꼭 할게 …..

그리고 사랑해 ~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기도하면서

멀리 있어도 내 사랑이 전해지길 …..

 

 그 아이를 비롯하여 그와 같은 삶을 살고 있는 모든 아이들에게 나의 사랑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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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송곳니

    2014.08.14 01:17 신고


    정말 너무너무 예쁜 마음을 가지신 우리 퓨퓨륀쏘님!!ㅜㅜ정말 감동적인 글이에요!
    아이에게 더 잘해주고 싶어서 아쉬운 마음 정말 그런거 느낄 때 있어요..하지만 내가 힘이 되지 못한 것 같다고 '창피'해 하거나 자책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아마 그 천사도 퓨퓨륀쏘씨의 기도 덕분에 지금 좋은 곳에서 행복하게 지내고 있을거예요^^

  2. 정연금

    2014.08.14 04:26 신고


    마음이 따뜻하시네요.세상엔 어른될 자격이 없는 사람이 참 많지요? 우리 강아지도 주인인 저를 지키느라 얼마나 애 쓰는데....그 아기 어디선가 잘 크고 있기를 저도 빌어 봐요.

  3. d

    2014.08.18 20:22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

  4. 정유리

    2014.09.03 21:21 신고


    미얀마 사람들은 다 이런 고운 마음씨를 가졌나요?

    읽기만 해도 내 마음이 훈훈해지네요...

    예쁜 마음씨를 가진 사람들이 이 나라에, 이 세상에 더 많아지면 좋겠어요...

    그럼 지금보다 살기 좋아질텐데... ㅡ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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