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에서 겨울을 보내면

나는 장갑을 안 끼거나 손을 주머니에서 잠깐이라도 빼면 바로 얼 것 같은 한국의 한겨울을 처음을 경험할 때가 생각난다. 날씨가 영하까지 내린 적이 한 번도 없는 베트남에서 온 내가 그 겨울을 어떻게 견뎠을까. 난방 덕분에 그 동안 잘 지냈다고 할 수 있겠다. 밖으로 나갈 때만 춥지, 어디든 방에 들어가면 썰렁한 느낌이 들 뿐이고 곧 몸이 따뜻해졌었지. 길을 걸어가다가 어디에선가 불어온 바람결에 추워서 위축될 때 우리 가족이 내 머릿속에 떠오르곤 했었는데.


베트남 하노이


● 집이 그리워진다

베트남은 한국만큼 춥지는 않더라도 추워지면 사람들이 옷을 잘 챙겨서 따뜻하게 입어도 온몬을 떨게 할 정도의 추위는 있다. 베트남은 아직 한국처럼 발전하지 못했기 때문에 형편이 좋은 가정만 난방이 있고 우리 집과 같은 경우는 겨울이 찾아오면 밖에서든 집에서든 옷을 여러 겹으로 입어야 된다. 추위를 피하기 위해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가자마자 어머니께서 밥을 하고 계시는 부엌으로 막 달려간다. 불길이 어른거리는 아궁이 앞에 앉아 손을 쬐거나 해도 그렇게 따뜻해질 수가 없다. 어떤 때는 수업 시간 후에 추운 데다가 배가 고픈 상태로 집으로 돌아가서 김이 아직 무럭무럭나는 따끈한 그릇, 국..... 어머니가 이미 밥상에 차려 놓은 것들 보면 더 기뿐일이 없다.

우리 집은 3 공간으로 나뉘어 있는데 거의 모든 면에서 생활은 거실에서 한다. 모든 식구들이 모여서 텔레비전을  같이 보면서 웃음이 끊어지지 않을 정도로 오손도손 이야기하는 것이야말로 겨울의 추위를 쫓아내 주는 방법 같았다. 우리 자매는 5명인데 둘로 나누어서 침대 2개에서 잤다. 이불로 덮고 서로 안아도 추우면 다 같이 한 침대에서 자게 된 적도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숨을 쉴 틈도 없을 정도로 너무 좁고 이불도 필요없을 정도로 더워도 아주 더웠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서로 안고 얘기를 나눌 수 있으니까 언니들, 동생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어서 좋았다.

돌이켜 보니 어머니의 따뜻한 품에 언니들과 동생과 슬픈일이나 즐거운일이나 다 나누었던 그 어린 시절로 다시 한 번 돌아가고 싶네. 올해도 아주 추운 겨울이 베트남을 찾아갔다는데 나는 한국에 있고 셋째 언니는 일본에 있어서 우리 가족들이 다 같이 보내지 못했지만 조만간에 옛처럼 거실에서 추운 겨울 밤에 식구들이 애정과 따뜻함을 느끼면서 이야기를 하는 날이 오겠지.


글쓴이: 원티쩜 (베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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