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룸메이트와 부대찌개를 먹으러 갔다. 내가 원래 부대찌개를 무척 좋아하는 것도 있고 추운 날에는 찌개와 같은 따끈한 음식을 먹는 게 최고다. 부대찌개를 맛있게 먹다가 나는 일본에서 겨울에 자주 먹었던 음식이 떠올랐다.

 




나베요리(鍋料理)’. ‘나베()’는 일본어로 냄비라는 뜻이고 냄비에 여러 재료를 넣고 끓인 음식을 말한다. 찌개와 비슷한 음식이지만 매운 맛뿐만이 아니라 여러 맛이 있다. 특히 요즘은 사람들이 자기 취향에 따라 맛을 낸다. 흔히 볼 수 있는 맛은 토마토 맛, 치즈 맛, 카레 맛 등이 있다. 우동, 버섯, 배추, 당면, 팽이버섯, 두부 등이 대표적인 재료지만 취향에 따라 햄이나 오뎅을 넣는 사람도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카레 나베가 제일 맛있고 겨울에 먹는 데 안성맞춤이라 생각한다.

 

 나베요리는 하나의 큰 냄비에 재료들을 끓이고 각각의 접시에 건져 먹는다. 처음부터 따로 나눠져 있는 음식이 많은 일본에서는 이렇게 다 같이 먹는 음식이 드물다. 그렇기에 평소에는 바빠서 따로 먹는 가족이라도 나베요리를 먹을 때에는 다같이 모여서 먹는다. 나베 요리는 가족끼리 둘러앉아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해 주는 요리다. 이래서 나는 나베 요리를 좋아한다.


한국에서 식당에 들어가면 2인부터 주문이 될 경우가 적지 않다. 나는 식당에 혼자 들어간 적은 없지만 불편해할 사람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생각해 보니 친구들이나 가족과 같이 밥을 먹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는 문화라고 볼 수 있다. 일본에서는 요즘 밥을 혼자 먹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특히 바쁜 직장인은 그런 경향이 강하고 가족들의 얼굴을 보면서 식사하는 시간을 가질 수 없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 이 추운 겨울에 한 번 정도는 부대찌개나 나베요리와 같은 따뜻한 음식을 먹으면서 가족과 단란한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바쁜 일상 속, 가족들의 따뜻함을 한번 다시 느낄 수 있을 것이고 음식도 더더욱 맛있을 것이다.

글쓴이: 사유리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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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cm 밖에 안 되는 신장으로 나는 평균에 비해 키가 꽤 작은 남자다. 두껍게 접힌 청바지에 무릎까지 내려오는 원피스와 같은 셔츠는 꼴 보기 우습고 불편하지만 가끔 불가피한 헐렁거리는 현실이다. 그래서 늘 어린이 코너에서 가장 큰 것으로 샀다. 하지만 어린이 코너 옷은 작기도 하다. 몸에 맞는 한 벌이라도 찾기 힘들 때는 발품을 파는 몇 시간 끝에 구매에 이른다.


오늘은 159cm... 고등학교 때는 더 키가 작았었지.





그때는 어린이 코너에 완전히 의존했다. 안 올려도 되는 청바지에 공룡이나 귀여운 동물이 그려진 티셔츠는 어머니나 할머니가 골라 주시기에 예의상 1년에 하루라도 입어야 되는 촌스러운 선물이 아니라 나에게 최선의 선택이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그렇게 시골에서 살았었지.


그런데 시카고에서 본격적으로 학부 생활을 시작하면서 옷차림이 개성을 표현하는 매체를 넘어 사회적 가치를 드러내는 '패션'이라고 이해하게 됐다. 그것도 애인을 구하기에 필요한 기술이었지. 패션 노하우가 매우 부족한 나에게 이미지를 조금이라도 개선시키는 데에 전략 차원의 대처가 필요했다. 헌옷 가게부터 브랜드와 대형마트, 부티크 매장까지 들러 봤다. 시카고는 다행히 고향보다 선택지가 넓었다. 상당한 시간의 투자만으로 벨트를 매면 툭 떨어지지 않는 청바지를 찾을 수 있었고 XS를 파는 가게도 발견할 수 있었다.


성탄절쯤에 가족들은 키가 작은 나에게 줄 선물을 구하느라 고생이 많았다. 성탄절이 지나면 반품하고 환불을 받으러 가곤 했다. 원래 선물할 때 가격이 보이면 실례라서 태그를 잘라내지만 환불이 안 될까 봐 늘 태그가 달린 선물을 나에게 주고 나는 포장을 뜯자마자 입어 봐서 바로 몸에 맞는지 확인해야 했다.


그렇게 살아 왔으니까 대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에서 대학원을 다닐 기회를 얻어 서울에 가서 살겠다고 부모님께 말씀드릴 때 우리 모두가 기대했던 것은 내가 몸에 딱 맞는 옷을 찾을 수 있을 거라는 점이었다.


어디에 가도 친구들까지도 "옷이 잘 어울리겠다"며, "이제 바지를 안 접어서 입어도 되겠네. 좋겠다, 타일."라고 놀리면서 축하의 말을 해 줬다.


한국인은 동양인이라서 키가 작으니까.


내가 한국에 대해 품고 있었던 가장 큰 선입견이었다.


한국에 처음 올 때 인천공항에 밤에 도착했고 시차 때문에 매우 졸려서 숙소로 옮기는 동안 모르고 있었지만 그 다음 날 아침 출근시간에 2호선을 탄 순간, "나는 어디에 가도 키가 작구나"라고 생각하면서 깨달았다. 한국인이 평균적으로 키가 나와 비슷하다는, 아시아인이 키가 작다는 설이 현실과 동떨어진 선입견이었다는 것을.


내 주변에 연세가 많으신 분들도 나를 만나고 국적을 알게 되면 역으로 선입견이 깨진다. 미국인 남자가 한국인보다 키가 크다는 선입견 말이다.


이런 얘기는 가볍게 읽어 보면 재미있고 웃길 만하지만 2010년대에도 서양인은 키가 크고 동양인은 키가 작다는 이분법적 편견이 완전히 깨지지 않았다는 것은 조금 더 생각해 보면 의아하고 은근히 불편하다. 한 쪽은 강하고 우월하며, 다른 쪽은 약하고 미개하다는 이분법이 밑에 암시적으로 깔려 있는 말 같기 때문이다.


간단한 얘기를 가지고 확대 분석을 하지 말라는 지적을 받을지 몰라도 나는 동서양을 두고 20세기 이전의 이분법적이고 편협(偏狹)된 인식이 미국이든 한국이든 아직 남아 있다고 느껴질 때가 많다.


강남스타일을 모르는 미국인이 없을 정도로 한국의 위상이 세계적으로 뻗어나가고 있는 오늘날에 왜 미국 쪽에 아직 이런 선입견이 강하게 통하고 있을까?


답은 뛰어난 사회학자가 아닌 이상 알 수 없지만 동서양 간의 교제 부족이 원인에 있지 않을까 싶고 군사적 관계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미국은 안타깝게도 세계를 군인의 눈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 한국이 미국 사회에 알려진 계기는 모두 군대와 관련이 있다. 1945~1948년의 광복 후 미군정시대, 6 · 25 전후의 지속적 주둔 등이 역사적인 것이고 이제 와서 양국 간의 교제가 군사에 치중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키가 작다는 얘기 이외 상호적으로 아직 버리지 못한 선입견과 편견은 많다. 그런데 미군과 양국의 군사적 관계로 귀인(歸因)할 수 있을까? 백인 남자와 한국인 여자에 관한 얘기를 보면 틀림없이 그런 경우가 있다. 다른 가능성부터 생각하지 않고 무엇이든 군대에 탓을 돌리는 환원주의에 빠지면 안 되겠지만 말이다.


아무래도 선입견의 뿌리가 어디에 박혀 있느냐를 따지는 것보다는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고 있는 것을 가끔 들여다봐서 의심하고 "과연 그럴까?"라고 질문하면서 적극적으로 개인의 시야를 넓혀야 되지 않을까 싶다. 그래야 피해를 끼치는 선입견과 편견을 바로잡을 기회를 얻게 되니까. 한국을 더 잘 알고 싶고 한국인들과 어울리고 싶어서 나는 선입견이 깨질 때마다 기분이 무지 좋다. 내 작은 몸에 딱 맞는 옷을 어디에 가도 쉽게 찾을 수 있는 천국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라도.


글쓴이: 타일러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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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예슬

    2014.07.29 01:21 신고


    글 중에서 특히 '2010년대에도 서양인은 키가 크고 동양인은 키가 작다는 이분법적 편견이 완전히 깨지지 않았다는 것은 조금 더 생각해 보면 의아하고 은근히 불편하다. 한 쪽은 강하고 우월하며, 다른 쪽은 약하고 미개하다는 이분법이 밑에 암시적으로 깔려 있는 말 같기 때문이다' 라는 말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ㅎㅎ 주변에서 아직 백인은 우월하고 흑인은 열등하다 라는 사고가 깔려있는 사람들을 볼때 답답하고, 왜 아직까지도 저런 생각을 하고 살지? 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글 잘 읽었습니다^^

  3. juan

    2014.07.31 04:46 신고


    많이 공감하는 글입니다^^ 좋은 글 감사해요!

  4. 믹갱이

    2014.08.05 08:30 신고


    타일러씨 글인 것 같은데 맞나요?
    비정상회담보면서 가지고 있는 생각이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모습이 많이 보여 정말로 팬이 됐습니다. 여기서 우연히 글을 읽었는데, 역시 여러 민족과 그들의 역사에서 그 사람들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모습이 보이시네요. 정말로 멋지십니다.
    앞으로도 이런 다양한 시각에서 좋은 글 많이 써 주시고, 비정상회담에서도 좋은 말씀 많이 해 주셔서 어떻게 보면 많이 닫혀있는 한국인들의 눈을 일깨워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화이팅!

  5. marlowe

    2014.08.05 21:58 신고


    안녕하세요? [비정상 회담]을 통해, 이곳을 방문하게 되었어요. 저는 영화를 좋아하는 데, 헐리우드 영화 속에서 묘사되는 영국인들에 대해 얘기해보고 싶어요. 헐리우드 영화 속 영국인들은 크게 2가지로 나뉜다고 생각합니다. 덩치 크고 거친 훌리건 아니면, 고상한 척하지만 나약한 존재입니다. [Straw Dogs] (1971), [An American Werewolf in London] (1981)가 전자라면, 휴 그랜트나 미스터 빈 시리즈는 후자입니다. 물론 영국인들 중 남성성을 과시하는 마초도 있고, 깍정이같은 샌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건 미국인들도 마찬가지이죠. 왜 미국인이 묘사하는 영국인 사촌들은 극단적으로 정반대의 모습을 갖고 있을까요? 이는 그런 극단적인 특징을 부여해야, 자신들과 다른 존재로 타자화하기 쉽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아이리쉬와 러시안은 술고래, 이탈리아노는 바람둥이에 마마보이 등등 같은 스테레오 타입들도 같은 이유로 생겨난 것이겠죠. 이런 캐리커쳐는 쉽게 상대방을 이해(?)할 수 있지만, 편견을 갖게 될 수 있으니 거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하겠지요.


    PS. 아시아 영화에 등장하는 서양인들은 막강한 기술력으로 무장한 냉정한 침략자로 묘사될 때가 많은 데, 이건 헐리우드 영화가 묘사하는 외계인과 흡사해서 재미있습니다.

  6. 조영실

    2014.08.08 12:32 신고


    비정상회담 1회때 타일러 씨를 보고 전현무 씨가 "미국인이 키가 제일 작네."하는 것을 보고 마음이 좋지 않았습니다. 순간적으로 전현무 씨의 경솔한 언행이 잘못된 거라 조금 화가 나기도 했는데 타일러 씨 글을 보니 사실 누구나 생각의 기저에는 저런 발상이 있는 것은 사실인 듯합니다. 고쳐야겠지요. 사회를 비판하는 글임에도 중간중간 타일러 씨의 귀여움(?)이 묻어나 웃음을 머금고 봤네요. ㅎㅎ

    • 김상아

      2014.08.14 19:06 신고


      저도요!전현무씨 말실수 하신거임! 타일러씨 저랑 동갑이던데 저보다 훨씬 어려보이셔서 부러웠습니당~

  7. grace

    2014.08.08 15:31 신고


    글 잘읽었어요~근데 글 내용도 좋았지만 저는 어휘 선택이...대단해요. 한국인보다 한국말 잘하는 것 같아요

  8. 포항사람

    2014.08.10 23:42 신고


    타일러님 정말 멋진 글입니다! 방송 잘 보고있어요. 앞으로도 좋은 아야기 많이 해주셔요^^*

  9. 예인

    2014.08.13 12:47 신고


    비정상회담 보고 팬이 되었습니다. 글도 훌륭합니다. 정말 보통 한국인보다 한국말 더 잘하십니다. 방송에서 소신있고 수준놓은 말솜씨와 온화한 표정까지 타일러씨가 말할때마다 더 귀기울이게 됩니다. 오래오래 나오셨으면 좋겠습니다.

  10. 유미란

    2014.08.14 15:03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

  11. 수정

    2014.08.14 23:20 신고


    타일러님 정말 가슴 찡한 글입니다 진정 당신은 마음을 울리는 지식인이네요!!!

  12. 2014.08.14 23:30 신고


    소오름 정말 글잘쓰네

  13. Kay

    2014.08.20 13:27 신고


    앞으로도 이나라에 살면서 여러가지 놀라운 편견과 오해에 마주하는 일이 많을겁니다. 그 많은 잘못된 시선과 생각을 비정상회담, 그리고 타일러씨의 소신있는 의견으로 조금씩 바꿔나갔으면합니다. 항상 응원하겟습니다.

  14. srm01

    2014.08.20 16:45 신고


    이 사람의 진가는 한국어를 정말 잘하는 외국인이다~ 가 아닌거 같다. 정말;

    사람자체가 그냥 생각이 진국인거 같애.. 감정이 깔려있는 매우 이성적인 사람이라고 해야하나?

    아니 국가가 시행하고 있는 교육의 완전체?

    아무튼 비정상회담으로 다른 외국인 패널들보다 팬이 됐습니다.

    한국인이 세계화가 늦은 편이라 아직은 모르기 때문에 행해지는 편견이나 오해가 많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한국인의 이해자가 되어주세요

  15. kim

    2014.08.22 01:07 신고


    저는 개인적으로 '강남스타일'자체를 매우 싫어하기 때문에;
    여기저기서 강남스타일 노래가 나올때, 정말 귀가 고통스럽고..
    돈만 많았으면 해외 한적한 곳에서 그노래 유행 지나갈때까지 살고 싶다는 생각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경제적인 여건이 안되기에, 항상 나갈때는 이어폰을끼고 다니며 꾸역꾸역 참았지요. ㅎㅎ

    여하턴 한국의 위상을 설명할때 "강남스타일"을 거론하신것은 타일러씨 스타일?과는 거리가 있어보여 의아하기는 합니다.ㅋㅋㅋ

    이 사이트를 알게 되어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평소 한국에 체류하는 외국인들의 생각이 궁금해서 영어로 된 사이트는 자주 봤엇지만, 한글로 되어있어서 매우 새롭네요.

    타일러씨 팬이 굉장히 많은건 아시죠? 저도 그중 한명입니다.ㅎㅎ
    저도 마음속으로나마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16. 이강욱

    2014.08.25 11:06 신고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17. 2014.08.25 21:34


    비밀댓글입니다

  18. 박재희

    2014.09.02 16:26 신고


    이게 번역글이 아니라 타일러씨 본인이 쓰신 글이라는 게, 국문과 전공자인 저도 참 놀랍네요. 한국인들도 이정도 문장력을 구사하는 20대는 매우 드문 편인데요. 글 내용을 보면 딱 떠오르는 게 오리엔탈리즘이네요. 사실은 그것 자체가 선입견에서 비롯된, 동양은 뭔가 신비롭다 = 비정상이다-의 잣대에서 온 것이니까요. 저랑 나이대도 비슷한데 새삼 부끄러울 정도네요. 방송에서 잘 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활약 부탁드려요.

  19. 정유리

    2014.09.03 19:19 신고


    서울리즘 편집장이라고 했던게 생각나서 찾아왔어요.

    다른 분들의 글부터 읽다가 세번째서야 타일러의 글을 읽었는데....

    아- 역시 멋진 줄이야 알고 있었지만 지면 위에서도(웹페이지지만!) 어딜 가는게 아니군요.

    뭔가.. 타일러처럼 멋진 말투로 댓글 달고싶은데 안되네요 ㅜㅜ

    자주 뵈었으면 좋겠어요. 서울리즘이나 G11 뿐 아니라

    다른 프로그램 혹은 다른 매체등을 통해 좋은 모습 많이 보여주면 좋겠어요.

  20. 2014.09.03 19:26


    비밀댓글입니다

  21. 밀흐

    2014.11.09 23:49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

한국에서 살고 있는 외국인들이 아무리 한국어를 못해도 한번이라도 한국인으로부터 칭찬을 받을 때가 많다. 이러면서 한국어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고 자기 말실수를 알지 못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말하면 곤란하지", "발음할 땐 '어'이지만 쓸 땐 '응' 써야지", 등 여러 교정을 받을 때는 오히려 그 친구의 정을 느낀다. 예컨대, 한번 옷을 사러 갔는데 그 가게의 직원이 "봉투 필요하십니까?"라는 질문을 하더니 나는 "비밀 봉투"라고 대답했다. 그 직원이 웃으면서 나에게 봉투를 줬지만 아무 말도 안 했다. 이럴 땐 친절하게 "고객님, 비닐 봉투 맞죠?"라고 말했더라면 기분이 나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도움이 됐을 것이다.


물론 "한국어 너무 잘한다"와 같은 칭찬을 받을 가치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기분이 좋아진다. 그런데 한국인들이 "왜 자꾸 잘한다고 강조할까?" 싶은 생각이 몇 번이나 들었다. 많은 이유로 칭찬하겠지만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 번째는 외국인과 한국어로 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기 때문에 막상 만나게 되면 어색하다. 어색한 침묵을 깨기 위해 칭찬한다.


두 번째는 한국어는 중국어나 일본어와 달리 서구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언어라서 한국어를 하는 외국인의 모습을 본 한국인들이 자랑스러워한다.


개인적으로 둘 다 맞는다고 생각하지만 세계화로 인해 첫째 이유의 설득력이 점점 약화돼 간다. 이는 유학 갔다온 사람이 많고 영어를 말할 것 없이 제2외국어까지 유창하게 말하는 한국인 수가 적지 않다. 그렇다면 이들도 외국어 배울 땐 많은 고생을 하는데 자기 실수를 지적하는 상대방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을 것인가?


'가르치다'라는 것은 보통 "지식이나 기술을 전달하는 것"으로 정의된다. 교사와 교수, 목사, 그리고 부모님을 포함해 다양한 형태를 띨 수 있다. 이는 외국어를 배울 때도 사실이다. 개인적으로 교실에서 배웠던 것보다 일반 한국인으로부터 배우는 것이 더 많다. 그러나 한국어를 배우는 데 큰 한계는 한국인들이 보통 외국인의 틀린 곳을 고쳐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분이 나쁘게 만들까 봐 걱정하는가? 아니면 귀찮아서 그런가?





우리는 모국어를 배울 때 많은 실수를 했던 것처럼 낯선 외국어를 배울 때도 실수를 해야만 배울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실수를 고치는 자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모국어는 말 그대로 우리 어머니 언어라는 뜻이며, 외국어는 우리 나라가 아닌 다른 나라 사람의 언어라고 의미한다. 바꿔 말하자면, 모국어를 친족으로부터 배우는 반면에 외국어를 보통 친족이 아닌 사람으로부터 배운다. 자기 자국어를 못할 수가 없는 것을 감안하면 교사와 학생 사이가 얼마나ㅏ 중요한지 판단할 수 있다.


특히 우리를 무한히 사랑하는 어머니들은 우리의 공적을 칭찬하지만 우리 실수도 수백번 교정해 준다. 그런데 외국어를 배운다면? 물론 그 사람은 가지고 있는 능력이 중요하지만 그만큼 원어민의 태도도 중요하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속담처럼 여러분이 외국인의 실수를 고쳐 줬으면 그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글쓴이: 카밀로 (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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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Vera Icona

    2013.11.08 15:49 신고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

    "형태를 띌 수 있다"-->"형태를 띨 수 있다"

    • seoulism

      2013.11.08 16:23 신고


      재밌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띄다 vs. 띠다, 언제나 헷갈려요~ ㅋ

      실수를 고쳐 주셔서 감사합니다!^^


배우기 쉬운 외국어라는 것은 있을까? 내가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한 이유 중에 하나가 "일본어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쉽게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한국어를 공부하면서 어려운 점이나 일본어와 다른 점을 많이 느끼게 됐다. 일본인으로서 느끼는 한국어의 어려운 점을 몇 개 소개하고자 한다.




● 경음(硬音)

경음(ㄲ, ㄸ, ㅃ, ㅆ, ㅉ)은 일본어에 없는 자음이다. 나는 한국어를 읽는 방법을 배운 다음 경음의 발음을 계속 연습했다. 교수님이 "목에 힘을 주면서 발음하는 것"이 잘 하는 포인트라고 하셨지만 처음에는 목에 힘을 준다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목에 힘을 준다는 것을 의식하면서 해도 격음은 안 나오고 턱만 이중턱이 될 뿐이었다. 나는 수업이 끝나고 집에 가면 방에서 혼자 연습을 했다. "까! 따! 빠! 싸! 따!" 그리고 학교에서 배운 단어 중에서 '바쁘다'와 '아프다'라는 단어들이 있었으나 나는 두 단어의 '프'와 '쁘'조차 구별하지 못했다. 나는 이 두 단어를 번갈아 되풀이하기도 했다. 하도 똑같은 단어만 반복하니까 어머니와 아버지가 듣기에는 이상했을지도 모르지만 나는 계속했다. 시간이 있을 때마다 맹연습했지만 내가 경음을 제대로 발음할 수 있게 된 것은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한 지가 1년 지났을 때였다.


● 받침

받침도 역시 일본어에는 없는 개념이다. 일본어는 자음으로 끝나는 글자가 없다. 그렇기에 일본 사람이 한국어를 말하면 받침을 잘 못해 알아듣기 어렵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예를 들어 "제 이름은 사유리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를 일본 사람이 말하면 "제 이름은 사유리이무니다. 자루 부타쿠드리무니다." 이렇게 들린다는 것이다. 나는 이왕 외국어를 배운다면 제대로 하고 싶고 무엇보다도 아무리 단어나 표현을 많이 알고 있어도 상대방이 알아듣는 데 있어서 어려움을 느끼게 한다면 그것은 외국어를 잘한다고는 하지 못한다고 맏기 때문에 되풀이 연습을 했다. 또 "세 살 적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라는 말이 있듯이 외국어도 처음에 안 좋은 발음에 익으면 계속 못 고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쓰는 교과서에 붙어 있는 음성 시디를 질리도록 듣고 따라 했다. 시디를 들으면 억양에도 익숙해질 수 있어서 효과는 일석이조였다. 이 때 남다르게 연습을 한 덕분인지, 지금은 처음 만나는 한국 사람에게서 "억양이 한국 사람 같아요!" 이런 소리를 많이 들을 수 있다.


● 다양한 형용사

한국어는 형용사가 참 다양하다. 내가 지금 한국어를 공부하면서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것이 바로 형용사다. 일본어는 색깔의 농담이나 온도의 미묘한 차이를 형용사 앞에 '너무','조금' 등의 부사를 붙여서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나는 '빨갛다'와 '뻘겋다', '누렇다'와 '노랗다' 등이 어떻게 다른지 감이 아직 잘 안 온다. 또 두 문장에서 일본어로는 똑같은 형용사를 써도 한국어로는 다른 형용사를 쓰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볼이 발그레하다" vs. "단풍이 새빨갛게 물들었다"

'발그레하다'와 '새빨갛다'는 일본어로 표현하면 같은 '아카이(赤い)'라는 말을 쓴다. 그 외에도 한국어로 '아카이'를 표현하는 것은 굉장히 많다. 일본어에도 몇 개 있기는 하지만 한국어와 비교해 보면 훨씬 적다. 외국인이 굳이 거기까지 구분할 필요는 없다고 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외국인이 미묘한 뉘앙스를 전달할 수 있었다면 멋있지 않을까? 나는 멋있어 보이고 싶어서 요즘 형용사를 특히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 비슷해서 오히려 어려워

"한국어는 일본어와 비슷해서 공부하기 쉽다"

이런 소리를 흔히 듣는다. 처음에는 나도 그렇게 생각했지만 공부하면서 할수록 그것은 잘못한 인식임을 깨달았다. 단어도 비슷하고 어순도 똑같으니까 직역을 하면 거의 맞지만 가끔 그것으로는 안 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저 사람은 키가 180은 있는 것 같아"

내가 어느 날 친구에게 이런 말을 했더니 친구는 틀린 표현이라고 알려 줬다. 위의 표현은 일본어를 그대로 직역한 것이다.

"저 사람은 키가 180은 되는 것 같아"

이것이 맞는 표현이란다. 사소한 차이지만 이런 차이점을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런 차이점을 발견할 때마다 어려우면서도 한국어 공부에 재미를 느낀다


나는 외국어를 배우는 데 있어서 난이도는 없다고 생각한다. 익숙해지기 쉬운지, 어려운지의 문제지, 외국어를 완벽하게 구사하려면 남다른 노력이 필요한 것은 어느 언어를 배워도 마찬가지다. 나는 일본어와 비슷하면서도 전혀 다른 한국어에 어려움과 동시에 재미를 느낀다. 재미를 느끼면서 한다는 것이 외국어를 배울 때 가장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글쓴이: 사유리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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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ulism은 주한 유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드는 한국어 웹진입니다. 천차만별의 국적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사는 세계 속의 서울을 배경으로 해서 국제학생의 관점에서 생활과 문화, 사회를 바라보고 이야기하는 곳입니다.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Contact Me: 운영자메일주소




아침에 등교하고 수업을 듣고, 친구들과 식당에서 점심을 먹으면서 숨을 돌리고, 방과 후에는 동아리나 아르바이트를 열심히 하고... 이런 한결같아 보이는 대학 생활이지만 어느새 후배가 들어오고, 또 시간이 흘러 수료할 시기가 되고, 학교를 졸업하는 시기가 눈앞에 다가오는 법이다. 열심히 공부하고, 그만큼 열심히 놀고 하면서 바쁘게 지냈던 대학 생활도 이제 종반에 들어선다. 즐거운 대학 생활을 마무리 짓기 위해 대학생들이 해야 하는, 큰 일이 하나 더 남겨져 있다. 그것은 '진로 결정', 즉 취업이다. 가을 학기에 들어가서 한국에서도 곳곳에서 취업에 관한 이벤트를 하고 있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일본 대학생들은 어떤 식으로 취업 준비를 하는 것인가? 일본의 취업을 살펴보자.



일본에서는 졸업하는 연도의 약 1년 전부터 취업 준비를 해야 한다. 예를 들어 2014년 3월에 졸업하는 학생은 2013년 12월부터 일자리를 구하기 시작한다. 즉, 3학년 2학기부터 본격적으로 취업을 향해 움직여야 한다. 채용에 대한 정보는 12월 1일에 일제히 공개되기 때문이다. 12월 1일부터 회사는 각각 설명회를 열거나 지원서를 받는다. 새해가 되면 점차 전형이 진행돼 4월 이후에 회사는 내정을 통지할 수 있고 그 다음해 4월부터 일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2015년 3월에 졸업할 학생들의 스케줄을 예로 들어 보면 다음과 같다.

2013년 12월: 채용 정보 공개

2014년 1~3월: 설명회, 선형 진행

2014년 4월~: 점차 내정 통지

2015년 4월: 입사

12월 1일에 정보가 공개될 때까지 자신이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는지, 어느 회사에 지원할지를 대충 생각해 놓을 필요가 있다. 즉, 엄밀히 말하면 12월부터 준비를 시작하면 뒤늦은 것이다. 취업 활동을 순조롭게 하려면 12월에 정보가 공개되기 전에 미리 회사 정보나 자기 분석을 해 놓아야 한다. 사실 이 현행 제도는 2016년부터 바뀔 예정이다. 대학 생활이 1년 넘게 남은 시기에 취업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 학생들에게 부담이 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2016년부터는, 정보를 공개할 시기가 2015년에 늦춰졌다. 그러나 학생이나 기업 쪽에서는 반대하는 소리가 나와 있다. 학생들의 입장에서 보면 졸업 논문을 쓰는 시기와 겹쳐 학생 생활의 마무리가 되는 졸업 논문에 충분한 시간을 돌릴 수 없다는 불만이 있고, 기업들은 '기업에 대해 잘 모른 채로 지원할 학생들이 많아질 것이다'라는 불안감을 보이고 있다.

일본 대학생들은 졸업하기 전에 일자리를 구하려고 한다. 졸업을 하고 나서 시간을 두었다가 일을 구하는 것이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졸업하기 전에 진로가 정해지지 않으면 심각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졸업하고 한참 지난 사람들을 회사 쪽은 좋게는 안 본다. 졸업하고 무엇을 했는지, 면접관들을 설득시킬 만한, 어지간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휴학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나는 한국에 와서 휴학을 하는 학생들이 많은 것에 놀랐다. 더 놀란 것은 휴학을 한 '이유'다. "자신만의 시간을 갖고 싶어서", "여행을 떠나기 위해서". 이런 이유들을 들었을 때 나는 "한국에서는 그런 이유로 휴학할 수 있구나"라고 생각했다. 물론 그 사람이 잘 생각해서 낸 결론이라는 것은 이해하고, 나쁘게 말하려는 것은 절대 아니다. 일본에서는 위에서 언급한 이유로 휴학하는 사람은 드물기 때문이다. 영 없는 것은 아니나, 일본보다 한국이 더 휴학을 하는 학생들이 많은 것 같다. 휴학을 했을 경우에도 취업 면접을 볼 때에는 꼭 면접관이 질문을 하기 때문에 명확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취업난인 지금은 졸업을 앞둔 학생들이라고 하더라도 일자리를 구하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휴학을 했거나, 졸업 후에 공백 기간이 있으면 취업은 더 어려워지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일본에서는 대학에 재학 중에 일단 일자리를 구하려고 한다. 만약 그것이 희망한 일자리가 아니더라도 내정을 받으면 그 회사에 들어간다.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일을 하면서 그 꿈에 도전하는 것이다.

사실 필자는 2015년에 졸업할 예정이다. 즉, 올해 12월부터 취업 정보가 공개되기 때문에 얼마 전부터 조금씩 취업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나는 개인적으로 현행 스케줄에 찬성한다. 취업 준비에는 불안감도 있고 가능한 한 일찍 일자리를 구하고 걱정거리를 없애고 싶기 때문이다. 한국에 비하면 꽤 일찍 취업 준비를 해야 하는 일본 대학생들. 나는 취업 때문에 마지막 하기를 정신 없이 지내는 것보다 일찍 끝내서 남은 대학 생활을 여유롭게 지낼 수 있다는 점에서 일본 취업 스케줄이 좋다.

글쓴이: 사유리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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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음식이 입에 맞느냐. 너무 맵지 않으냐. 이런 질문을 받을 때가 적지 않다. 나는 한국에서 살고 있는 미국인이기 때문이겠지. 그런데 한국에서 먹는 것들은 먹기 힘들다고 하기보다 이해가 안 될 때가 너무 많더라. 한식의 종류가 많고 다양하지? 미국에서 살 때 먹을 만하다고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했던 것들은 다 한국에서 먹히고 있는 것 같다. 밥은 말할 것 없는데 설날이 되면 떡국뿐만 아니라 한 살 더 먹으니까 지름이 새겨질까 봐 겁도 먹고... 진짜 새겨지면 충격 먹기도 하고... 심지어는 사람과 친해지는 과정에 친구먹는다. 아니, 근데 정말 먹을 거리 때문에 한국 생활이 얼마나 힘든지를 알고 싶을 때 입에 맞느냐가 아니라 귀에 맞느냐, 알아듣겠느냐가 더 적절한 질문이 아닐까 싶다. "먹다"라는 단어의 용도만 봐도 한국말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 수 있다.



한국어를 배울수록 배워야 할 어위가 많아져도 너무 많아지는 것 같다. 산을 넘어 산이라고 하지만 나는 바다에 퐁당 빠지고 수면으로 헤엄쳐 봐도 더 깊이 물속으로 빠져들고 만다는 느낌이다. 한국어 표현법이 내 모국어(영어)와 너무 다르기 때문에 그렇게 느껴지는 것 같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서로 호환되지 않는 것처럼. "먹다"가 하나의 예일 뿐이다. 양국어의 차이점은 어휘와 어순을 넘어 세상을 보는 관점, 세계관에 얽힌 개념의 차원에서까지 발견된다.

무슨 나라에서 살고 있든 현지에서 즐겨 먹는 음식들을 맛보고 좋아하려고 하는 것은 언어를 배우는 것만큼 중요하고 도움이 된다. 좋아할수록 생활이 편해지니까. 나는 한국 음식이 정말 최고다. 미국에서 어떻게 먹고 자랐는지 가끔식 까먹을 정도다. 나도 한국 사람처럼 얼큰하고 매콤한 것이 입에 맞으니까 쭈꾸미부터 한국화된 양식까지 다 잘 먹는다. 그런데 한식을 얼마나 좋아하더라도 뿌리를 속일 수 없듯이 간혹 조국에서 먹었던 음식을 다시 먹고 싶을 때가 있다.



며칠 전에 시카고의 한 동네에서 팔리는 치킨이 땡겼다. 아니, 땡겼다는 것보다 극단적이었다. 한국에서도 치킨을 먹을 수 있다는 게 맞기 맞지만 이쪽 치킨이 이쪽 치킨이고 저쪽 치킨이 저쪽 치킨이다. 향수의 영향력이 장난이 아니다. 어째뜬 며칠 전에 뭐 먹고 신퍄는 질문에 압도적인 반응이 있었다. 기억들이 저장된 파일에서 쏟아져 나오듯이 그 치킨의 맛과 냄새, 식감까지 갑자기 생생하게 떠올랐다. 꼬르륵 꼬르륵 침이 고였다. 그 너무나 감각적인 반응은 내 안에서 비롯된 기억뿐 때문이었고 외부에서 풍겨오는 냄새와 같은 자극이 없었다. "치킨이 땡긴다"고 할 때처럼 내가 치킨한테 끌리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 속에 (아니면 뱃속에?) 어떤 욕구가 끓어올랐던 것이다. 여기서 조사가 중요하다. 그때그때에는 내 그 치킨 미치듯이 먹고 싶었던 것이다. 치킨이 목적이었다고. 그래서 땡기는 말은 너무 부족하게 느껴져 가지고 한국에서 사는 동안에 가급적 꺼리는 영어로 "I'm having a craving for fried chicken(치킨에 대한 욕구가 있다)!"라고 말해 버렸다. 



모국어 때문에 본능적으로 느낌이나 감정, 생각을 한국 사람과 달리 이해하고 표현하려고 할 때가 가끔씩 있다고 나는 그 일로 알게 됐다. 우리 심리에 모국어 때문에 어떤 언어적 표현법이 깊이 심어져 있고 나는 한국어의 표현법이 내 모국어의 코드와 굉장히 대조된다는 것이 한국어의 가장 어려운 점이다. 결국 외국어를 배우는 것, 특히 영어 원어민으로서 한국어를 배우는 것은 어휘와 발음과의 싸움에 그치지 않고 세상을 보고 느끼고 이해하는, 또 다른 사고방식과 세계관을 습득하려는 과정이기 때문에 어려워도 너무 어려운 일이다. 

글쓴이: 타일러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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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연주

    2013.10.23 14:23 신고


    타일러~^^
    오늘 아침 tbs TV '시사매거진 NOW' 를 통해 '서울리즘' 을 소개했던 아나운서 정연주예요.
    오늘 방송에서 한국어로 유창하게 인터뷰 잘 해주어서 고마워요.
    서울리즘이 궁금해서 바로 들어와봤답니다.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재미있네요.

    앞으로 다양한 생각을 나눌 수 있는 멋진 웹진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합니다.

    • seoulism

      2013.10.23 17:36 신고


      서울리즘을 한국분들에게 소개해 주시고 직접 사이트를 방문해 주시는 것까지, 정말 감사합니다!!

      오늘 아침에 인터뷰 할 땐 제가 지하철역 쉼터에 있었는데 우연히 옆에 TV가 있고 방송이 되고 있었어요! 처음에 몰랐는데 말하는 도중에 제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 가지고 돌아보니까 제 사진도 나오고 그래서 ㅋㅋㅋ 갑작이 확 긴장됐더라고요 ㅋㅋㅋㅋ 어쨌든 ㅋ 정말 재미있었고 방송으로 서울리즘을 더 알릴 기회라서 늘 고맙게 기억하고 있겠습니다.

      앞으로도 다양하고 흥미로운 글들 많이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 2014.07.16 00:36 신고


    아주 좋은 글이네요

  3. 2014.07.24 00:50


    비밀댓글입니다

  4. 거리

    2014.07.24 05:57 신고


    만화가 너무 귀엽네요. 제가 좋아하는 Alice in Wonderland 에 삽입된 (아마 2편 Through the looking glass) 시에서 warlus 가 귀여운 oyster들을 먹어버린 장면에서 느꼈던 것과 비슷한 충격을 받았어요 ㅋㅋㅋ 그때도 삽입된 삽화땜에 충격이었는데 ㅋㅋㅋ

  5. 이하은

    2014.07.25 04:18 신고


    그렇군요. 정말 한국어랑 영어랑은 대조되는게 많은 거 같아요

  6. 정미선

    2014.08.11 17:13 신고


    Mother tongue 에 따라 각인된 사고방식과 표현 방법이 정말 다르죠. 한국인으로서 영어를 쓰며 사는 저는 '아깝다'는 표현이 영어로 안된다는거에 좌절햇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요. 물건을 잃어버려서 아까운 경우와 거의 다잡은 기회를 놓친 경우의 아깝다는 표현은 그 자잘하고도 소소한 느낌을 도저히 영어로 표현이 안되도라구요. 치킨에 대힝 크레이빙 제가 여기서 대신 경험해드릴께요 ㅎㅎ

  7. 데헷

    2014.08.14 19:04 신고


    다르게 생각하면 한국인에게 영어가 어려운 이유도 될 수 있지 않을까요?

  8. 데헷

    2014.08.14 19:04 신고


    다르게 생각하면 한국인에게 영어가 어려운 이유도 될 수 있지 않을까요?

  9. 데헷

    2014.08.14 19:04 신고


    다르게 생각하면 한국인에게 영어가 어려운 이유도 될 수 있지 않을까요?

  10. 저녜은

    2014.08.18 17:13 신고


    조사가 중요 ㅋㅋㅋㅋ빨간글씨로 강조해놓은 것 웃겨요 저는 무엇이 땡긴다 라는 표현을 잘 안쓰는 한국인입니당 그냥 치킨먹고싶어!!라고 말해요ㅋㅋ

  11. 2014.08.28 20:14


    비밀댓글입니다

대학생들은 수업이 끝난 후에 무엇을 하는가? 도서관에서 수업의 복습이나 예습? 집에 곧바로 가서 집안일? 친구나 애인과의 데이트? 답은 각양각색일 것이며 또 날마다 다를 것이다. 대학생들에게 있어서 수업 시간 외의 시간은 자신만의 자유 시간이기에 수업 시간만큼 소중한 시간이다. 일본인 대학생들은 여가 시간을 어떻게 지내는 것인가? 오늘은 일본인 대학생들의 여가 생활을 살펴보자.



일본 대학생들의 행동 패턴에는, 내가 보기에는 크게 2 가지가 있다. 하나는 수업이 다 끝나도 집에 가지 않고 학교에 머무는 것이다. 이들의 목적은 무엇일까? 물론 복습이나 예습을 하러 도서관에 가는 학생들도 있으나 대부분 학생들의 목적은 '동아리'다. 일본에서는 중 · 고등학생 시절에 어떤 동아리에 들어 있던 학생들은 대학에서도 그 활동을 이어 하는 경우가 많다. 또 고등학생 시절에는 공부하느라 바빴던 학생들도 대학에 들어와서 새로 무엇인가를 시작하려고 동아리에 들어간다. 스포츠 동아리를 살펴보면 열심히 연습하고 대회에 나가는 동아리도 있고 실력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몸을 움직이는 것을 즐기는 동아리도 있다. 신입 회원은 학기 초에만 모집하는 동아리도 있으나 대부분은 수시로 모집하고 있다. 또 인기가 많은 동아리는 모든 지원자를 못 받아 오디션이나 추첨으로 신입 회원을 뽑는다. 동아리 제도에 대해서는 한국과 큰 차이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약간의 차이가 보이는 것은 '동아리를 하는 이유'다. '한국 대학생들은 취업에 유리한 동아리에 물리는 경향이 있다'고 보도하는 뉴스를 얼마 전에 봤다. 취업에 유리한 동아리란 어떤 것인가? 뉴스에서 소개된 것은 '영어를 쓸 수 있는 동아리'나 '○○연구 동아리', '자원봉사 동아리' 등이었다. 즉, 취업이 유리해지는지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동아리를 찾는 학생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은 어떨까? 일본에서는 동아리의 활동 내용은 취업하는 데 있어서 그리 중요하지 않다. 회사 쪽은 학생이 동아리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무엇을 배웠는지에 초점을 둔다. 학생이 열정을 가지고 한 일이 있다면, 또 학생이 무엇인가를 배웠다면 어떤 동아리든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즉, 일본인 대학생에게 있어서 동아리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대개 '취업을 유리하게 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 활동을 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에서도 일자리 구하기가 점차 힘들어지고 있기에 취업을 염두에 두고 동아리 활동을 하는 학생들이 많아질지도 모른다.

또 하나의 일본 대학생들의 행동 패턴은 방과 후에 학교에 머물지 않고 수업이 끝나자마자 하굣길에 오르는 것이다. 이들은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들이다. 집에 가서 짐을 정리하고 아르바이트에 가는 학생도 있고 바로 일터에 가는 학생도 있다. 주로 학원이나 시간의 융통성이 있는 편의점, 음식점에서 일한다. 한국인 대학생들도 아르바이트를 하나 내가 보기에는 일본인 대학생이 아르바이트에 시간을 더 들이는 것 같다. 이유는 일본에서는 아르바이트 시급이 한국보다 높기 때문이다. 지역이나 가게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평균 800~1300엔(円), 약 8700~14000원 정도다. 시급이 900엔으로 치고 하루에 5 시간씩, 일부일에 3~4일 아르바이트를 한다면 1달에 대략 54000~71000엔정도 벌 수 있다. 이 정도 벌면 자취방 월세까지는 못 낼지 몰라도 생활은 아무 불편 없이 할 수 있다. 즉, 조금만 열심히 하면 식비나 오랍기는 스스로 벌 수 있다. 친구와의 모임, 애인과의 데이트, 여행 등 대학 생활은 여러모로 돈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부모에게 의지하고만 있을 수는 없다. 일본인 대학생들에게 있어서 아르바이트는 그들의 대학 생활을 받치는, 이른바 '밑거름'과 같은 것이다.

[일본인 대학생의 일상] 칼럼 제1회에서도 살짝 언급했듯이 동아리 활동이나 아르바이트를 열심히 하는 나머지 수업을 소홀히 하는 학생들이 있다. 문무양도(文武兩道), 이것은 내가 다니던 고등학교의 교훈이다. 학문과 무예, 둘 다 겉날리지 않고 전력을 쏟으라는 뜻이다. 무엇인가에 몰두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학생의 본업은 '학습하는 것'이라는 것을 항상 잊지 않고 '문무양도'라는 말처럼 양립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글쓴이: 사유리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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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관과 낙관

이 세상에 있는 사람 중에 2가지 밖에 없는데 비관적인 사람하고 낙관적인 사람이다. 비관적인 사람은 무엇이든 나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낙관적인 사람은 무엇이든 잘 될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성격에 따라 사고방식에, 특히 미래에 대한 생각인 경우 사람마다 차이가 많다. 그런데 비관적인 사람 생각처럼 살면 혼란하게 될 수 있기 때문에 낙관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훨씬 더 바람직하다. 낙관적으로 생각하면 우리 미래가 밝아질 뿐만 아니라 심각한 문제도 점점 줄어들 수 있다.



● 낙관적으로 생각하면 할 수 있는 것들

예를 들어서 핸드폰이 누구나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 같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심각한 문제가 있으면 가족이나 친구와 상담하는 대신에 혼자서만 생각하고 자살하기까지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젊은 사람들이 어디든지 가고 싶으면 꼭 핸드폰을 가져 간다. 핸드폰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 두 가지 현상을 다시 생각하면 핸드폰으로 심각한 문제를 해결할 기회가 있다. 미래 핸드폰하고 지금 핸드폰이 너무나 달라서 어떻게 정확하게 말할 수 없지만 미래 핸드폰은 확실히 더 발전한 앱이 생길 것이다.

그리고 미래를 생각하면 딱 떠오르는 것 중에 물론 차가 있다. 어떤 학자들이 원래 여러가지 차를 만들었는데 아직도 요즘 삶의 방식에 따라 적당한 차가 없다. 왜냐하면 요즘은 나오는 차들이 사람들을 만족하게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서 오랫동안 차로 멀리 가는 사람들이 많이 힘들다고 한다. 하지만 낙관적인 사람들은 최선을 다 한다면 우리들이 상상했던 것과 똑같이 새로운 차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낙관적인 사람들 덕분에 미래의 차가 배처럼 물에서 다닐 수도 있고 비행기처럼 하늘로 날아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또한 기름을 쓰지 않고 쉽게 찾을 수 있는 물로 다닌다면 나중에 환경을 보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에너지 위기도 해결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글쓴이: (말레이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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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의 스타트, 여러분은 어떻게 어떻게 시작하실까요? 나는 유학하러 한국에 온 지가 4개월이 되었는데 한국의 아침은 우리 나라인 말레이시아와 많이 달라서 처음에는 충격적이었습니다. 왠지 궁금하시지죠? 도대체 말레이시아 사람의 아침이 어떻게 그렇게 다를 수 있을까요? 한번 같이 봅시다.



● 말레이시아에서 먹는 아침 식사란?

우리 말레이시아는 주말 아침이면 대게 집에 사람이 없을 겁니다. 평일에는 서두르게 회사나 학교아 가야하니까 아침 식사는 보통 집에서 간단히 먹고 나갑니다. 그런데 우리 나라 사람들 대부분이 말레이족과 중국계, 인도계의 세 민족으로 형성됩니다. 민족에 따라 자기만의 독특한 문화와 음식이 있습니다. 그래서 말레이시아는 여러가지 다양한 음식으로 유명합니다. 저는 중국계 말레이시아 사람이지만 인도 음식인 로티 차나이(Roti Canai)와 로티 티슈(Roti Tissue)를 가장 좋아하고 아침에 즐겨 먹어요. 그런데 로티 차나이와 로티 티슈는 둘이 비록 인도에서 전래된 요리이지만 요리사가 꼭 인도계라고 생각하지 말아 주세요. 말레이시아에서 이 빵을 만들어서 파는 사람들은 3개의 민족 모두 다 있습니다. 


로티 티슈 로티 차나이


● 로티 차나이(Roti Canai)와 로티 티슈(Roti)라는 빵

이 2 가지 빵은 가루와 물, 계란, 소금, 버터를 반죽해서 평평하게 잘 문지르고 얇게 부치는 음식입니다. 우리 말로 '로티'가 빵이라는 뜻이고 '차나이'는 빵을 반복해서 문지른다는 뜻이에요. '티슈'는 영어 외래어라서 휴지라는 뜻을 가지고 있죠. 로티 차나이와 로티 티슈는 이름이 왜 이렇게 특이할까요? 답은 이 빵들을 만드는 방법이 똑같이 특이해서입니다. 그 맛은 서로 다릅니다. 로티 티슈가 로티 차나이보다 달고 더 바삭바삭하는 식감이 있습니다. 보통 저와 같은 20대 젊은이들은 로티 티슈를 더 좋아하는 편이에요. 좀 더럽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지 몰라도 저는 손으로 카레와 같이 먹는 방식을 제일 좋아합니다. 그렇게 먹어야 제맛이 나거든요.



● 모든 사람들이 로티를 좋아하는 이유

제가 로티 차나이와 로티 티슈를 좋아하는 이유 하나 더 있는데요. 정말 싸요! 지금의 기준으로 따지면 확률 덕분에 아마 로티 차나이와 로티 티슈를 500원에 살 수 있을 거예요. 그런데 대부분의 말레이시아 사람들은 친구와 같이 모여서 수다를 시끄럽게 떨면서 식사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저도 그렇고요. 로티차나이나 로티 티슈를 시키면 커피나 밀로(Milo)를 같이 마시는 것이 제일 맛있어요. 밀로는 초콜렛으로 만든 음료수입니다. 우리가 말레이시아에서는 음료수를 마시고 여러 가지 음식을 시켜 놓고 친구들하고 같이 즐겁게 실컷 이야기를 나누면서 아침을 시작합니다. 기회가 있으시면 여러분도 한번 그렇게 아침을 시작해 보세요! 좋은 아침입니다.


글쓴이: 후이민 (말레이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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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ulism은 주한 유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드는 한국어 웹진입니다. 천차만별의 국적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사는 세계 속의 서울을 배경으로 해서 국제학생의 관점에서 생활과 문화, 사회를 바라보고 이야기하는 곳입니다.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Contact Me: 운영자메일주소




  1. 좀좀이

    2013.07.31 07:28 신고


    사진을 보니 로티 티슈는 왠지 크레페 비슷하게 생긴 것 같아요. 저도 카레에 찍어서 한 번 먹어보고 싶네요. 바삭바삭하다니 더욱 그 맛이 기대되는데요?^^

    • seoulism

      2013.08.01 15:05 신고


      저도 먹어 보고 싶어요! 한국에서 찾을 수 있는지 한번 집필진한테 물어봐 볼게요^^!

저는 일본에서 온 교환학생입니다. 도쿄에 있는 대학에 다니고 있지만 고향은 나고야입니다. 나고야를 아십니까? 나고야는 혼슈의 아이치 현에 위치해 있으며 일본에서 4번째로 큰 도시입니다.

그렇지만 나고야를 알고 있는 외국인은 많지 않습니다. 도쿄와 오사카, 교토에 대해서 알고 있는 사람은 많은데 나고야에 대해서는 들어 본 적조차 없는 사람이 대다수를 차지합니다. 비교적으로 일본에 정통한 한국 사람도 이름까지는 들어 본 적이 있지만 나고야를 자세히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어요. 한국 도시에 비유하면 마치 대구같은 존재입니다. 서울과 부산, 경주에 대해서는 알고 있는 외국인은 많더라도 대구에 대해서는 모르는 외국인이 대다수를 차지할 것입니다. 

그러한 나고야입니다만 실은 한국과 깊게 관련된 도시입니다. 한국과 관련지으면서 앞으로 3주일에 걸쳐 나고야에 대해서 소개하겠습니다.


나고야성


나고야와 한국의 인연

이번주 제가 소개하는 나고야의 특징은 피겨 스케이팅에 관한 것입니다. 피겨라면 한국 사람은 틀림없이 김연아를 떠올릴 텐데요. 김연아는 벤쿠버 2010년 동계 올림픽에서 우승한 등 여러 국제대회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국의 국민적 스타입니다. 일본 사람에게 알고 있는 한국 사람이 누구냐고 물어보면 배용준을 웃돌아 김연아라는 대답이 가장 많죠.



반대로 한국 사람에게 알고 있는 일본 사람이 누구냐고 물어보면 어떨까요? 아마 아사다 마오(浅田真央)라고 가장 많이 대답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아사다 마오도 피겨 스케이팅 선수입니다. 아사다 마오와 김연아는 유년 시절부터 서로를 의식하며 피겨에 절차탁마해 왔습니다. 한국 사람이 응원하는 피겨 대회에서는 항상 아사다 마오가 등장하고 한국 피겨 팬들의 뇌리에 깊이 박혀 있습니다.



아사다 마오뿐만 아니라 안도 미키(安藤美姫)도 한국 피겨 팬들에게 잘 알려진 선수입니다. 올해 7월 초에 안도 미키가 미혼모로서 아기를 출산했다고 일본에서 보도되자마자 한국의 유명한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에서는 '안도 미키'가 검색어 1위로 오를 만큼 한국 사람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아사다 마오와 안도 미키의 공통점이 무엇일까요? 그건 바로 나고야 출신이라는 점이죠. 두 사람은 나이는 다르지만 나고야에서 태어나고 같은 고등학교와 대학교에 다녔습니다. 연습장도 같은 연습장을 이용했다고 합니다. 실은 아사다 마오나 안도 미키 외에도 국제대회에서 우승한 적이 있는 현재도 활약하게 피겨 활동하고 있는 고즈카 다카히코(小塚崇彦)와 스즈키 아키코(鈴木明子), 무라카미 가나코(村上佳菜子)도 나고야 출신입니다.


● 피겨 선수를 배출하는 나고야의 '나라이고토(習い事)'

그런데 왜 그렇게 많은 일본 피겨 선수가 나고야에서 탄생했을까요? 추정되는 이유는 여러가지 있지만 나고야에 과외문화, 혹은 '나라이고토(習い事)'가 있기 때문에 피겨 선수가 배출되었다는 설이 유력합니다. 나고야에는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여러가지 과외활동을 하는 문화가 있습니다. 제 경우에는 서예와 체조, 수영 학원들에 다녔습니다. 다른 친구들은 여러 학습 학원과 음악, 야구, 축구, 가라데, 유도 학원에 다녔습니다. 이러한 예를 보면 과외활동에 바쁜 것으로 유명한 강남에 살고 있는 아이들과 맞먹을 정도로 나고야에서도 과외활동이 성하다는 것을 알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저는 중학교 때 피겨 학원에 다니던 친구 한 명이 있었고요. 물론 피겨 학원에 다니는 학생이 많지 않았지만 나고야의 과외활동 문화 덕분에 피겨 학원을 다니게 될 기회가 있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이 연장선 위에 아사다 마오나 안도 미키 등의 활약이 있었다는 설은 타당성이 있는가 봅니다.

위와 같이 나고야의 나라이고토가 피겨에서 성공을 낳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나고야에서 나온 인재들에게 눈에는 안 보이지만 나라이고토가 이제까지 좋은 효과를 미쳤다는 생각은 설득력이 있습니다. 나고야의 나라이고토는 앞으로도 피겨에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 인재를 배출할 것입니다.


글쓴이: 오오이 히로키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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