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윈나잉쏘 (미얀마)


나는 작년에 아시아 친구들과 어떤 미국 영화를 같이 본 적이 있는데, 거기서 남자 주인공 두 명이 서로 ‘사랑한다’는 말을 하는 장면이 나왔다. 내 친구들은 그 표현이 이상하다고 했다. 동성애자가 아니어도 남자가 남자를 사랑한다는 말을 할 수 없을까?





이 세상에서 여러 가지 언어가 있는데 '사랑'이라는 단어가 달라져도 원래 그 말이 지닌 의미는 똑같다고 본다. '사랑한다'는 말은 어떤 대상에게 쓰느냐에 따라서 뜻이 다양해 보이지만 나는 그 말은 남자에게 하든 여자에게 하든 정의가 똑같을 수가 없다. 물론 보수적인 사람들이 사는 공동체 안에서는 남자들끼리, 아니면 여자들끼리 사랑한다는 말을 하면 남의 시선을 끌 수 있는 예가 될 뻔하다.

 

그러면 나는 부모님을 사랑한다. 나는 선생님을 사랑한다. 나는 내 모국을 사랑한다. 또한, 나는 남자임에도 불고하고 남자인 친구들도 사랑한다. 물론 여자도 빠짐없이 사랑한다. 그런 표현에서의 그 ‘사랑’의 뜻이 나라마다, 혹은 언어마다 달라 보이는가?

 

사람이라는 것은 원래 감성적인 존재이다. 우리들의 사고방식뿐만 아니라, 감성 때문에 여러 내향적 · 외향적인 요소들도 넉넉히 있다고 여길 수가 있다. 사랑도 역시 그 아름다운 감성 중의 하나이다. 사랑은 워낙 종류가 많아 상황에 따라 부르는 단어까지 달라진다. , 우리를 향한 부모님의 사랑을 분별해서 모정, 혹은 부정이라고 하고, 친구에 대한 사랑은 우정이라고 부른다. 한자를 어느 정도로 배워 본 적이 있는 사람 누구나 알 수 있듯이 그 ‘정’은 바로 ‘情’이다.

 

그러면 정이란 무엇인가? 말하자면 정은 부드럽고 아름다운 인간의 고차원적이고도 본능적인 감성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정이 '사랑'이라고 표현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각자 생각이 달라지기도 한다. 예를 들어, 일반적으로 사랑한다는 말은 이성(異性)에게만 쓰이는 경우가 있다. 바꾸어 말해, 남자가 여자를 사랑한다고 말했을 때 정상적이고 마땅한 일로 보일 수가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 말을 동성에게 표현하는 것이 보기 드물고 뭔가 분위기가 어색해지기 나름이다. 여기서 지적하고 싶은 것 하나가 있다. 어떤 한국 드라마에서도 남자들끼리 사랑한다는 말을 꺼낸 것을 들어본 적이 있다. 그 뜻 역시 ‘너를 아끼고 존중한다’는 의미이다. 남자들뿐만 아니라, 역시 여자들끼리도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끌림이 느껴지고 자신의 마음을 흔드는 사람에게 잘해 주면서 사랑에 빠질 수는 있겠지만 사랑이라는 것이 본질적으로 ‘결혼’과 ‘성교’라는 세계와는 멀리 떨어져 있다. 따라서 사랑한다고 해서 결혼과 성교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남녀노소를 넘어서 누군가를 사랑한다고 말했을 때의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압도적이고 환상적일 수 있다. 물론 누군가를 사랑하기 때문에 때로는 그로부터 상처 받기까지 하지만 내심으로라도 누군가를 사랑할 자유가 있다.

 

한마디로 하자면, 사랑이야말로 심장의 미소이다. 사랑이야말로 세계에서 어느 것보다 빼어난 아름다움 그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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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녜은

    2014.08.18 17:54 신고


    사랑은 심장의 미소이다. 라는 문장이 인상깊습니다.

  2. 정말로

    2014.09.13 23:45 신고


    정말 마음에 드는 좋은 글을 읽고 갑니다...

글쓴이: 윈나잉쏘 (미얀마)

 

예전에 친한 친구와 같이 여행을 갔었다. 목적지로 가려면 버스를 타야 하는데 우리는 버스를 타면서 세상 이야기를 노닥거리고 있었다. 지금도 생각이 나는데 그 때는 편견에 대한, 또는 선입견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나는 사람들이 왜 이렇게 고정관념이 강한지 이해가 안 돼, 남자라면 머리 길게 하지 말라고 하는 사람까지 있어라고 말하자 내 친구는 그러게. 그거 본인의 자유인데 말이야, 나라면 그렇게 따지지 않아라고 하면서 맞장구쳐 줬다.

 


나는 친구 말이 맞는다고 생각한다. 남자는 이래야 되고 여자는 저래야 된다는 고정관념이 왜 그렇게 심한지 예를 들어, 직업이 간호사나 요리사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자만 생각하고 있다고 친구한테 말했다. 대화를 이어가면서 친구는 그런 것도 있어. 일단 사람을 만나봐야 아는데 아무것도 모르면서 돈 많은 사람은 공부 잘하고, 가난한 사람은 머리 나쁘다고 하는 사람들. 역시 사람은 첫인상만으로 판단하기가 어려워”.

 

나는 친구가 나하고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참 뿌듯했다. 대화를 중단하고 가만히 앉아 있는데 버스 뒷좌석에 있던 어떤 남자분들이 욕 하면서 떠들고 있었다. 내 친구는 , 저거봐. 입 밖으로 욕만 나오고 있어. 저런 사람들은 친해봤자 별 도움이 안 될 인간들이야라고 했다. 그러나 바로 이 욕쟁이 아주머니들이 그날 내가 가지고 있던 선입견을 깨부순 것이다.


사연인즉, 쌩쌩 달리고 있던 버스가 갑자기 고장이 나면서 승객들이 기사 아저씨를 도와 버스를 밀어줘야 하는 상황이었다. 나랑 친구는 서로 얼굴만 쳐다보면서 어쩔바를 몰라 하고 있었는데 뒷좌석에 타 있던 욕쟁이들이 신속하게 버스에서 내리더니 힘껏 버스를 밀어주는 것이 아닌가. 얼마지나지 않아, 엔진이 작동하면서 버스는 다시 도착지를 향했다. 기사 아저씨는 여자 승객분들에게 그냥 앉아 있으라고 했지만 욕쟁이아주머니들은 기사아저씨의 말에 아랑곳 하지 않고 바로 버스 미는 작업에 동참한 반면 나와 내 친구는 남자임에도 불구하고 가만히 앉아만 있었다.


그러면서 나는 눈을 감고 스스로 반성했다. 고정관념은 원래 어떤 특정한 행동이 자신의 취향하고 맞지 않으면 틀린 것이고 자신이 생각한 것은 올바른 것이라고 판단하는 기준에서 온다고 본다. 그러나 이는 보편적인 세상의 진리가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명심해야 할 필요가 있다. 사람은 여러가지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지만, 옳고 그름을 따질 때 꼭 고정관념을 기준으로 판단 할 수가 없다는 것, 또한 욕하는 사람들은 모두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나와 내 친구는 그 때의 경험을 통해 고정관념을 깨부술 수 있었다. 만약에 우리가 계속 그 고정관념을 가지고 판단하고 버스 에피소드가 없었다면 결국 욕쟁이 아주머니들의 가지고 있는 내심의 아름다움을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다. 따라서, 고정관념에 의거한 섣부른 판단을 꼭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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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하은

    2014.07.25 04:49 신고


    인간은 자기도 모르게 섣부른 파단/선입견을 갖게 되는 거 같아요.ㅠㅠ

  2. 저녜은

    2014.08.18 17:56 신고


    재미있어요 ㅋㅋㅋ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다가 아니라는 것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네요 열린 마음을 갖는 건 참 중요한 것 같아요

글쓴이: 윈나잉쏘 (미얀마)


기술이 발전되면서 이 세계도 점점 좁아지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마음속까지 와 닿는다. 우리는 유학이든 여행이든 간에 예전보다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는 것이 참 편해졌고, 이로 인해서 생긴 논란 중의 하나가 국제결혼이다. 각자 좋아하는 나라를 가게 되는데 거기서 좋아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을 것인지는 어느 누구도 예상할 수 없는 일이다. 개인적으로는 어떤 사람이 외국으로 가서 외국인하고 연애하게 되는 것이 우연이 아니라 인연이다. 연애는 시간이 지나면 결혼으로 이어진다. 대부분은 여기서부터 논쟁이 발생하는데, 즉 결혼하고 나서의 장래의 계획이다. 사람의 본성이야 외국인이라는 정체성 자체가 거리감을 느끼게 한다. 그런 면에서 사랑을 믿어서 결혼을 할 준비까지 하는 것이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결혼을 하는 두 사람만의 문제도 아니다. 양가의 사람들이 외국인이라는 것을 어떻게 받아드리는지도 고려해야 할 것 하나이다.




 

결혼하고 나서 어디서 살 것인가도 빠짐없이 고민해야 한다. 본인이 사랑하는 사람을 따라서 사는 것이 문제가 아니지만 가족이 생기다 보면 경제적으로 장기적으로 모국을 출입하는 것이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다문화아이들로 태어날 자식에게도 어떤 교육을 마련해야 하는지도 무시하면 안 된다. 재미있는 얘기 하나를 말하자면, 우리 나라 미얀마 헌법에 따르면 가족 중의 외국인, 즉 남편이나 아내가 국적이 다른 사람이라면 대통령이 될 수 없다는 점도 있다. 그렇다면 대통령이 되고 싶은 사람은 국제결혼은 꿈에서조차 못 이루는 상황이다. 아무튼, 그것이 우리가 아직도 보수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증명이기도 한다. 그렇다면, 나는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데, 부정적이지 않지만 고려사항이 상당히 많은 국제결혼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야 할 필요가 있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그렇게 답할 것이다. 결혼은 사랑을 바탕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어느 나라 출신이냐는 외국인 정체성을 가진 ‘사람’을 중요시한 것이 아니라, 남녀노소하고 상관없이 진정한 마음이 움직임으로써 나온 ‘사랑’이 우월하기 때문에 국제결혼은 마음만 있다면 반대할래야 할 수 없는 ‘로맨스’라고 여기면서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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