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살고 있는 외국인들이 아무리 한국어를 못해도 한번이라도 한국인으로부터 칭찬을 받을 때가 많다. 이러면서 한국어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고 자기 말실수를 알지 못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말하면 곤란하지", "발음할 땐 '어'이지만 쓸 땐 '응' 써야지", 등 여러 교정을 받을 때는 오히려 그 친구의 정을 느낀다. 예컨대, 한번 옷을 사러 갔는데 그 가게의 직원이 "봉투 필요하십니까?"라는 질문을 하더니 나는 "비밀 봉투"라고 대답했다. 그 직원이 웃으면서 나에게 봉투를 줬지만 아무 말도 안 했다. 이럴 땐 친절하게 "고객님, 비닐 봉투 맞죠?"라고 말했더라면 기분이 나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도움이 됐을 것이다.


물론 "한국어 너무 잘한다"와 같은 칭찬을 받을 가치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기분이 좋아진다. 그런데 한국인들이 "왜 자꾸 잘한다고 강조할까?" 싶은 생각이 몇 번이나 들었다. 많은 이유로 칭찬하겠지만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 번째는 외국인과 한국어로 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기 때문에 막상 만나게 되면 어색하다. 어색한 침묵을 깨기 위해 칭찬한다.


두 번째는 한국어는 중국어나 일본어와 달리 서구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언어라서 한국어를 하는 외국인의 모습을 본 한국인들이 자랑스러워한다.


개인적으로 둘 다 맞는다고 생각하지만 세계화로 인해 첫째 이유의 설득력이 점점 약화돼 간다. 이는 유학 갔다온 사람이 많고 영어를 말할 것 없이 제2외국어까지 유창하게 말하는 한국인 수가 적지 않다. 그렇다면 이들도 외국어 배울 땐 많은 고생을 하는데 자기 실수를 지적하는 상대방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을 것인가?


'가르치다'라는 것은 보통 "지식이나 기술을 전달하는 것"으로 정의된다. 교사와 교수, 목사, 그리고 부모님을 포함해 다양한 형태를 띨 수 있다. 이는 외국어를 배울 때도 사실이다. 개인적으로 교실에서 배웠던 것보다 일반 한국인으로부터 배우는 것이 더 많다. 그러나 한국어를 배우는 데 큰 한계는 한국인들이 보통 외국인의 틀린 곳을 고쳐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분이 나쁘게 만들까 봐 걱정하는가? 아니면 귀찮아서 그런가?





우리는 모국어를 배울 때 많은 실수를 했던 것처럼 낯선 외국어를 배울 때도 실수를 해야만 배울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실수를 고치는 자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모국어는 말 그대로 우리 어머니 언어라는 뜻이며, 외국어는 우리 나라가 아닌 다른 나라 사람의 언어라고 의미한다. 바꿔 말하자면, 모국어를 친족으로부터 배우는 반면에 외국어를 보통 친족이 아닌 사람으로부터 배운다. 자기 자국어를 못할 수가 없는 것을 감안하면 교사와 학생 사이가 얼마나ㅏ 중요한지 판단할 수 있다.


특히 우리를 무한히 사랑하는 어머니들은 우리의 공적을 칭찬하지만 우리 실수도 수백번 교정해 준다. 그런데 외국어를 배운다면? 물론 그 사람은 가지고 있는 능력이 중요하지만 그만큼 원어민의 태도도 중요하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속담처럼 여러분이 외국인의 실수를 고쳐 줬으면 그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글쓴이: 카밀로 (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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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Vera Icona

    2013.11.08 15:49 신고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

    "형태를 띌 수 있다"-->"형태를 띨 수 있다"

    • seoulism

      2013.11.08 16:23 신고


      재밌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띄다 vs. 띠다, 언제나 헷갈려요~ ㅋ

      실수를 고쳐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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