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한잔하자




술을 대하고 노니, 인생이 무엇인가?

아침 이슬 같으니 지난 날의 고통이 많구나


한국 친구와 술자리에서 계속 읊게 되는 시이다. 처음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왔을 때 이 낯선 환경에서 벗어나게 해 주고 나의 외로움을 달래 준 것은 다름 아닌 한국 친구들하고 그들과 함께 했던 술자리였다. 중국에서 입에 술을 댄 적 없던 내가 한국에 와서 술을 배우게 되었다. 그것도 부모님한테서 아니고 친구들한테서 말이다. 친구 덕분에 한동안 술을 잘 마셨고 술 마시는 법도 배운 것 같다. 참이슬은 삼겹살에 마시는 것보다 참치에다 마시는 것이 소화도 잘 되고 덜 취하고, 비 오고 적적한 날에는 파전에다 막걸리라는 것, 등산할 때는 물이나 음료수를 가지고 갈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막걸리도 가진다는 것을 한국에 와서 처음 알았다. 같이 등산하는 일행들이 가방에 막걸리를 넣고 온 것을 보고 많이 놀랐었다. 참 술을 좋아하는 나라라고 생각했다.


한국의 술은 아주 묘한 매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낯선 사람이라도 한번 술자리를 갖게 되면 서로에 대해서 호감도 증가되고 사이가 더 가까워지는 것 같다. 술자리에서는 분위기를 타서 쉽게 마음을 열고 친구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혼자 술을 맛니는 것보다 같이 술을 마시는 것이 한국 술 문화의 아주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중국어로 말하면 공음(共飮), 즉 다 함께 마신다는 뜻이다. 이것은 중국의 술 문화와 비슷하다. 중국어에는 무주불성석(無酒不成席)이란 말이 있다. 술이 없으면 모임을 할 수 없다는 뜻이다. 술은 그냥 알코올이 아니고 그 안에는 어떤 정서적인 힘이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그 정서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지만 내가 한국에 와서 술자리에서 느낀 것은 다름 아닌 사랑이다. 남녀사랑도, 우정도 아닌 삶에 대한 사랑 말이다. 마음을 열고 친구와 대화를 나누고 진심으로 친구의 말을 경청해 주는 것, 나는 나 밖의 다른 하나의 삶을 알아나가는 듯 싶다. 그 어떤 사소한 일, 스트레스 받았던 일이라도 친구와의 술자리에서 말해 버리는 순간 번뇌는 말 따라 사라지는 것 같고 남는 것이란 친구의 이해와 더 돈독해진 우정인 것 같다. 그래서 나는 한국의 술 문화를 사랑한다. 오늘도 친구야 한잔하자!


글쓴이: 임미나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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