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말고사가 곧 닥쳐오기에 나는 집 옆의 도서관을 찾았다. 오전이라서 그런지, 도서관은 텅 비어 있었다. 나는 햇빛도 안 들어오고 책도 많이 진열돼 있지 않은 조용한 구석자리츷 찾아 앉았다. 그리고 열심히 시험준비를 위해 공부를 했다.

막 공부에 열중하고 있는데 배가 점심 시간을 알려 주려는 듯이 꼬르륵하기 시작했다. 나는 열심히 공부를 한 내 자신에게 쿨하게 한턱 쏘려고 도서관 옆에 있는 롯데리아로 향했다(물론 푸짐한 식사는 아니지만 시간 아끼는 식단 중에 최고라서...).

맛있는 햄버거를 배에 채우고 느긋한 발걸음으로 도서관으로 다시 들어 왔더니 어느새 도서관은 고등학교 강의실이 된 듯한 광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나는 순간 휴대폰으로 날짜를 확인했다. 분명히 빨간 날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고 다시 머리에 물음표를 달았다. 나중에 알게 된 것이지만 한국에서는 고등학생들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학교에 붙어서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고등학생들은 거의 저녁 9시까지 학교에서 수업하고 야자까지 마치는 것이기 때문에 오후가 되니 '말벌'처럼 갑자기 도서관에 몰려든 고등학교 학생들을 보고 나는 놀라움을 멈출 수가 없었다.

그러려니 하고 나는 계속 나의 책 속으로 빠지려 했다. 그러나 바늘이 떨어져도 소리가 들리도록 조용한 도서관에 갑자기 어느 한 곳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온다.

궁금해서 화장실을 가는 척 하면서 소음의 발원지 쪽으로 가 봤더니 한 고등학교 여학생이 쓰러진 것이다. 도서관 관리인은 급히 여학생의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 반대 쪽 여학생의 어머니의 말에 당황을 멈출 수 없어서 관리인이 다시 반복한 말에 나는 또 한번 깜짝 놀랐다.

"자주 쓰러지니까,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다"니...... 분명히 자기는 지금 바쁘니까, 조금만 있으면 애가 혼자서 깨어날 테니, 그냥 내버려두라는 뜻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나는 왠지 관리인이 어머니의 말에 화가 난 것 같이 느껴졌다.

"저희가 일단 119에 전화를 할 테니까요, 어머님도 빨리 병원으로 찾아가 주세요." 그는 여학생의 어머니에게 아주 간단 명료하게 설명을 하고 전화를 끊고 나서 바로 119에 전화를 했다.

불과 몇 분 지나지 않아 119에서 침대를 가지고 찾아와 여학생을 데리고 갔다. 그리고 도서관은 다시 고요함을 되찾았다.



나는 우리 대학교 도서관에서도 비슷한 장면을 본 적이 있었다.

친구와 같이 학교에서 중간고사를 준비하던 날이었다. 친구가 화장실을 다녀오더니 나에게 빨리 엘리베이터 쪽으로 같이 따라오라고 했다. 가 보니 한 남학생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도중에 쓰러진 것이다. 내가 다가갔을 때는 몇몇 학생들이 이미 모여 있었고, 학교 건강센터에서 사람들이 바로 도착해 조금 되지 않아 그 남학생을 침대에 눕히고 데리고 갔다.

이러한 '심각한' 일들뿐만 아니라 도서관에서 코피를 흘리며 공부하는 학생들, 그리고 슬리퍼와 칫솔, 치약 등 필수품을 챙겨서 도서관에서 밤새 공부하는 학생들을 나는 한국에서 비교적 흔하게 봤다.

이렇게 말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나는 한구에서 학교를 다니고 교육을 받는 학생들에게 괜히 '불쌍하다'는 느낌이 든다. 물론 아시아권에서는 다들 조금씩은 학벌에 목이 매여 있고 그 게 아주 중요하게 여겨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왠지 더 심각하게 경쟁을 하고 보다 더 열심히 대학을 위해서 혹은 취직을 위해서 죽은 힘을 다해 공부를 하고 학원을 찾아 다니는 것 같다. 좋거나 나쁘다고 평가하기에는 나로서 한국에 대해 너무나 많은 것을 알지 못하고 있기에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러한 것들을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하기보다 '열심히 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해 주고 인정해 주면 내가 학생으로서도 마음의 위안이 될 것 같다.

글쓴이: 심해연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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