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간다. 13학번 학생들이 아직도 수능시험에서 벗어난 해방감을 잊지 못하고 있을 텐데, 고3학생들은 선배들이 부딪혔던 난관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이 난관은 바로 11월 7일 다가오는 수능시험이다. 고3학생들에게 수능시험은 너무나 중요하면서도 무서운 것이다.


수능시험 방식으로 학생을 평가하는 것은 한국뿐 아니라 중국에서도 하고 있다. 성적으로만 학생을 평가하는 것은 과학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공부 밖에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사람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 경험에 비춰 보면 이것보다 더 불합리한 제도는 문이 분과라고 생각한다.



중국 수능시험(高考, 가오카오) 수험생 등록



중국의 교육 제도를 보면, 학생들은 보통 중학교까지 거의 똑같은 과목을 듣고 똑같은 시험을 봤다. 하지만 고등학교 때부터 학생들은 문과와 이과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나도 고2 때 선택을 했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이런 선택을 너무나 후회하고 있다. 이 선택을 할 당시, 내가 너무 어설펐기 때문이다. 사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후회했을 것이다. "그때 잘못 선택했다. 만약에 또다시 기회를 준다면 나 이렇게 선택하지 않았을 텐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고2 때 나는 단지 16살이었다. 그때는 아무것도 몰랐다. 자기가 관심있는 분야? 나중에 대학교 갈 때 선택할 수 있는 전공? 취직에 주는 영향? 등을 전혀 몰랐다. 이 선택이 훗날에 자기 인생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줄 건지 전혀 몰랐다. 사실 그때 누가 이런 것들을 전부 고려하고 선택했을까? 나에게 다시 그때로 돌아가서 선택하라고 해도 그 어린 나이에 이런 문제를 생각하기에 좀 무리라고 생각한다. 그때 나는 이과 공부보다 문과가 더 쉬워 문과로 가기로 결정을 했다. 이런 선택이 내 인생에 큰 영향을 주는데도 불구하고, 그때는 아무것도 몰랐다.


그래서 나는 고2 때 문과 이과 선택하라는 교육체계는 좀 무책임하다고 생각한다. 공부만 집중하는 학교와 학부모들은 학생들에게, 이런 방면에 대한 안내가 너무나 부족하다. 비록 문과 이과 선택에 대한 교육을 하더라도 학생들의 미성숙한 생각으로 인해 자기에게 적당한 선택인지 판단하기가 힘들다. 아직은 자기 어떤 사람인지, 자기 취향이 어떤지, 나중에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자세히 생각할 수 없는 학생들에게 자기 인생에 큰 영향을 주는 선택을 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불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학부모에게 결정하라고 하는 것도 말이 안 된다. 아무리 부모님이라도 자녀에게 의견만 줄 수 있지 선택하거나 자녀 인생을 좌우할 권리가 없다. 따라서 고등학교 때 문과와 이과를 나눠 따로 수능시험(高考)을 보는 방식을 너무 싫어한다.


대학교 때 돼야 자기가 진정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나중에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를 알게 됐다. 하지만 이미 잘못 선택했던 나는 후회 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비록 그 선택은 인생을 결정할 수 없고 나중에 또 다른 기회가 있을 것이니 노력하며 잘 살 수 있다고 위로해 주는 말도 있지만, 그래도 만약에 내가 그때 이과를 선택했으면 내 인생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그래서 고등학교 때 똑같은 과목의 수능시험(高考)을 보고 대학교 올라간 다음에 자기와 사회, 심지어 인생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전공을 선택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대학교 1학년 때 아무튼 학교 필수 공공과목을 들어야 되니까 그냥 이 시간에 필수 과목을 공부하면서 자기가 하고 싶은 전공을 선택하는 것이 나중에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대학교 2학년의 선택과 고등학교 2학년의 선택은 내용도 다르고 결과도 다를 것이다. 나중에 내 아이가 이렇게 선택할 권리를 부여받을 수 있는 것이 내 작은 소원이다. 


글쓴이: 왕하이쉬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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