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cm 밖에 안 되는 신장으로 나는 평균에 비해 키가 꽤 작은 남자다. 두껍게 접힌 청바지에 무릎까지 내려오는 원피스와 같은 셔츠는 꼴 보기 우습고 불편하지만 가끔 불가피한 헐렁거리는 현실이다. 그래서 늘 어린이 코너에서 가장 큰 것으로 샀다. 하지만 어린이 코너 옷은 작기도 하다. 몸에 맞는 한 벌이라도 찾기 힘들 때는 발품을 파는 몇 시간 끝에 구매에 이른다.


오늘은 159cm... 고등학교 때는 더 키가 작았었지.





그때는 어린이 코너에 완전히 의존했다. 안 올려도 되는 청바지에 공룡이나 귀여운 동물이 그려진 티셔츠는 어머니나 할머니가 골라 주시기에 예의상 1년에 하루라도 입어야 되는 촌스러운 선물이 아니라 나에게 최선의 선택이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그렇게 시골에서 살았었지.


그런데 시카고에서 본격적으로 학부 생활을 시작하면서 옷차림이 개성을 표현하는 매체를 넘어 사회적 가치를 드러내는 '패션'이라고 이해하게 됐다. 그것도 애인을 구하기에 필요한 기술이었지. 패션 노하우가 매우 부족한 나에게 이미지를 조금이라도 개선시키는 데에 전략 차원의 대처가 필요했다. 헌옷 가게부터 브랜드와 대형마트, 부티크 매장까지 들러 봤다. 시카고는 다행히 고향보다 선택지가 넓었다. 상당한 시간의 투자만으로 벨트를 매면 툭 떨어지지 않는 청바지를 찾을 수 있었고 XS를 파는 가게도 발견할 수 있었다.


성탄절쯤에 가족들은 키가 작은 나에게 줄 선물을 구하느라 고생이 많았다. 성탄절이 지나면 반품하고 환불을 받으러 가곤 했다. 원래 선물할 때 가격이 보이면 실례라서 태그를 잘라내지만 환불이 안 될까 봐 늘 태그가 달린 선물을 나에게 주고 나는 포장을 뜯자마자 입어 봐서 바로 몸에 맞는지 확인해야 했다.


그렇게 살아 왔으니까 대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에서 대학원을 다닐 기회를 얻어 서울에 가서 살겠다고 부모님께 말씀드릴 때 우리 모두가 기대했던 것은 내가 몸에 딱 맞는 옷을 찾을 수 있을 거라는 점이었다.


어디에 가도 친구들까지도 "옷이 잘 어울리겠다"며, "이제 바지를 안 접어서 입어도 되겠네. 좋겠다, 타일."라고 놀리면서 축하의 말을 해 줬다.


한국인은 동양인이라서 키가 작으니까.


내가 한국에 대해 품고 있었던 가장 큰 선입견이었다.


한국에 처음 올 때 인천공항에 밤에 도착했고 시차 때문에 매우 졸려서 숙소로 옮기는 동안 모르고 있었지만 그 다음 날 아침 출근시간에 2호선을 탄 순간, "나는 어디에 가도 키가 작구나"라고 생각하면서 깨달았다. 한국인이 평균적으로 키가 나와 비슷하다는, 아시아인이 키가 작다는 설이 현실과 동떨어진 선입견이었다는 것을.


내 주변에 연세가 많으신 분들도 나를 만나고 국적을 알게 되면 역으로 선입견이 깨진다. 미국인 남자가 한국인보다 키가 크다는 선입견 말이다.


이런 얘기는 가볍게 읽어 보면 재미있고 웃길 만하지만 2010년대에도 서양인은 키가 크고 동양인은 키가 작다는 이분법적 편견이 완전히 깨지지 않았다는 것은 조금 더 생각해 보면 의아하고 은근히 불편하다. 한 쪽은 강하고 우월하며, 다른 쪽은 약하고 미개하다는 이분법이 밑에 암시적으로 깔려 있는 말 같기 때문이다.


간단한 얘기를 가지고 확대 분석을 하지 말라는 지적을 받을지 몰라도 나는 동서양을 두고 20세기 이전의 이분법적이고 편협(偏狹)된 인식이 미국이든 한국이든 아직 남아 있다고 느껴질 때가 많다.


강남스타일을 모르는 미국인이 없을 정도로 한국의 위상이 세계적으로 뻗어나가고 있는 오늘날에 왜 미국 쪽에 아직 이런 선입견이 강하게 통하고 있을까?


답은 뛰어난 사회학자가 아닌 이상 알 수 없지만 동서양 간의 교제 부족이 원인에 있지 않을까 싶고 군사적 관계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미국은 안타깝게도 세계를 군인의 눈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 한국이 미국 사회에 알려진 계기는 모두 군대와 관련이 있다. 1945~1948년의 광복 후 미군정시대, 6 · 25 전후의 지속적 주둔 등이 역사적인 것이고 이제 와서 양국 간의 교제가 군사에 치중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키가 작다는 얘기 이외 상호적으로 아직 버리지 못한 선입견과 편견은 많다. 그런데 미군과 양국의 군사적 관계로 귀인(歸因)할 수 있을까? 백인 남자와 한국인 여자에 관한 얘기를 보면 틀림없이 그런 경우가 있다. 다른 가능성부터 생각하지 않고 무엇이든 군대에 탓을 돌리는 환원주의에 빠지면 안 되겠지만 말이다.


아무래도 선입견의 뿌리가 어디에 박혀 있느냐를 따지는 것보다는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고 있는 것을 가끔 들여다봐서 의심하고 "과연 그럴까?"라고 질문하면서 적극적으로 개인의 시야를 넓혀야 되지 않을까 싶다. 그래야 피해를 끼치는 선입견과 편견을 바로잡을 기회를 얻게 되니까. 한국을 더 잘 알고 싶고 한국인들과 어울리고 싶어서 나는 선입견이 깨질 때마다 기분이 무지 좋다. 내 작은 몸에 딱 맞는 옷을 어디에 가도 쉽게 찾을 수 있는 천국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라도.


글쓴이: 타일러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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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예슬

    2014.07.29 01:21


    글 중에서 특히 '2010년대에도 서양인은 키가 크고 동양인은 키가 작다는 이분법적 편견이 완전히 깨지지 않았다는 것은 조금 더 생각해 보면 의아하고 은근히 불편하다. 한 쪽은 강하고 우월하며, 다른 쪽은 약하고 미개하다는 이분법이 밑에 암시적으로 깔려 있는 말 같기 때문이다' 라는 말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ㅎㅎ 주변에서 아직 백인은 우월하고 흑인은 열등하다 라는 사고가 깔려있는 사람들을 볼때 답답하고, 왜 아직까지도 저런 생각을 하고 살지? 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글 잘 읽었습니다^^

  3. juan

    2014.07.31 04:46


    많이 공감하는 글입니다^^ 좋은 글 감사해요!

  4. 믹갱이

    2014.08.05 08:30


    타일러씨 글인 것 같은데 맞나요?
    비정상회담보면서 가지고 있는 생각이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모습이 많이 보여 정말로 팬이 됐습니다. 여기서 우연히 글을 읽었는데, 역시 여러 민족과 그들의 역사에서 그 사람들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모습이 보이시네요. 정말로 멋지십니다.
    앞으로도 이런 다양한 시각에서 좋은 글 많이 써 주시고, 비정상회담에서도 좋은 말씀 많이 해 주셔서 어떻게 보면 많이 닫혀있는 한국인들의 눈을 일깨워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화이팅!

  5. marlowe

    2014.08.05 21:58


    안녕하세요? [비정상 회담]을 통해, 이곳을 방문하게 되었어요. 저는 영화를 좋아하는 데, 헐리우드 영화 속에서 묘사되는 영국인들에 대해 얘기해보고 싶어요. 헐리우드 영화 속 영국인들은 크게 2가지로 나뉜다고 생각합니다. 덩치 크고 거친 훌리건 아니면, 고상한 척하지만 나약한 존재입니다. [Straw Dogs] (1971), [An American Werewolf in London] (1981)가 전자라면, 휴 그랜트나 미스터 빈 시리즈는 후자입니다. 물론 영국인들 중 남성성을 과시하는 마초도 있고, 깍정이같은 샌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건 미국인들도 마찬가지이죠. 왜 미국인이 묘사하는 영국인 사촌들은 극단적으로 정반대의 모습을 갖고 있을까요? 이는 그런 극단적인 특징을 부여해야, 자신들과 다른 존재로 타자화하기 쉽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아이리쉬와 러시안은 술고래, 이탈리아노는 바람둥이에 마마보이 등등 같은 스테레오 타입들도 같은 이유로 생겨난 것이겠죠. 이런 캐리커쳐는 쉽게 상대방을 이해(?)할 수 있지만, 편견을 갖게 될 수 있으니 거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하겠지요.


    PS. 아시아 영화에 등장하는 서양인들은 막강한 기술력으로 무장한 냉정한 침략자로 묘사될 때가 많은 데, 이건 헐리우드 영화가 묘사하는 외계인과 흡사해서 재미있습니다.

  6. 조영실

    2014.08.08 12:32


    비정상회담 1회때 타일러 씨를 보고 전현무 씨가 "미국인이 키가 제일 작네."하는 것을 보고 마음이 좋지 않았습니다. 순간적으로 전현무 씨의 경솔한 언행이 잘못된 거라 조금 화가 나기도 했는데 타일러 씨 글을 보니 사실 누구나 생각의 기저에는 저런 발상이 있는 것은 사실인 듯합니다. 고쳐야겠지요. 사회를 비판하는 글임에도 중간중간 타일러 씨의 귀여움(?)이 묻어나 웃음을 머금고 봤네요. ㅎㅎ

    • 김상아

      2014.08.14 19:06


      저도요!전현무씨 말실수 하신거임! 타일러씨 저랑 동갑이던데 저보다 훨씬 어려보이셔서 부러웠습니당~

  7. grace

    2014.08.08 15:31


    글 잘읽었어요~근데 글 내용도 좋았지만 저는 어휘 선택이...대단해요. 한국인보다 한국말 잘하는 것 같아요

  8. 포항사람

    2014.08.10 23:42


    타일러님 정말 멋진 글입니다! 방송 잘 보고있어요. 앞으로도 좋은 아야기 많이 해주셔요^^*

  9. 예인

    2014.08.13 12:47


    비정상회담 보고 팬이 되었습니다. 글도 훌륭합니다. 정말 보통 한국인보다 한국말 더 잘하십니다. 방송에서 소신있고 수준놓은 말솜씨와 온화한 표정까지 타일러씨가 말할때마다 더 귀기울이게 됩니다. 오래오래 나오셨으면 좋겠습니다.

  10. 유미란

    2014.08.14 15:03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

  11. 수정

    2014.08.14 23:20


    타일러님 정말 가슴 찡한 글입니다 진정 당신은 마음을 울리는 지식인이네요!!!

  12. 2014.08.14 23:30


    소오름 정말 글잘쓰네

  13. Kay

    2014.08.20 13:27


    앞으로도 이나라에 살면서 여러가지 놀라운 편견과 오해에 마주하는 일이 많을겁니다. 그 많은 잘못된 시선과 생각을 비정상회담, 그리고 타일러씨의 소신있는 의견으로 조금씩 바꿔나갔으면합니다. 항상 응원하겟습니다.

  14. srm01

    2014.08.20 16:45


    이 사람의 진가는 한국어를 정말 잘하는 외국인이다~ 가 아닌거 같다. 정말;

    사람자체가 그냥 생각이 진국인거 같애.. 감정이 깔려있는 매우 이성적인 사람이라고 해야하나?

    아니 국가가 시행하고 있는 교육의 완전체?

    아무튼 비정상회담으로 다른 외국인 패널들보다 팬이 됐습니다.

    한국인이 세계화가 늦은 편이라 아직은 모르기 때문에 행해지는 편견이나 오해가 많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한국인의 이해자가 되어주세요

  15. kim

    2014.08.22 01:07


    저는 개인적으로 '강남스타일'자체를 매우 싫어하기 때문에;
    여기저기서 강남스타일 노래가 나올때, 정말 귀가 고통스럽고..
    돈만 많았으면 해외 한적한 곳에서 그노래 유행 지나갈때까지 살고 싶다는 생각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경제적인 여건이 안되기에, 항상 나갈때는 이어폰을끼고 다니며 꾸역꾸역 참았지요. ㅎㅎ

    여하턴 한국의 위상을 설명할때 "강남스타일"을 거론하신것은 타일러씨 스타일?과는 거리가 있어보여 의아하기는 합니다.ㅋㅋㅋ

    이 사이트를 알게 되어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평소 한국에 체류하는 외국인들의 생각이 궁금해서 영어로 된 사이트는 자주 봤엇지만, 한글로 되어있어서 매우 새롭네요.

    타일러씨 팬이 굉장히 많은건 아시죠? 저도 그중 한명입니다.ㅎㅎ
    저도 마음속으로나마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16. 이강욱

    2014.08.25 11:06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17. 2014.08.25 21:34


    비밀댓글입니다

  18. 박재희

    2014.09.02 16:26


    이게 번역글이 아니라 타일러씨 본인이 쓰신 글이라는 게, 국문과 전공자인 저도 참 놀랍네요. 한국인들도 이정도 문장력을 구사하는 20대는 매우 드문 편인데요. 글 내용을 보면 딱 떠오르는 게 오리엔탈리즘이네요. 사실은 그것 자체가 선입견에서 비롯된, 동양은 뭔가 신비롭다 = 비정상이다-의 잣대에서 온 것이니까요. 저랑 나이대도 비슷한데 새삼 부끄러울 정도네요. 방송에서 잘 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활약 부탁드려요.

  19. 정유리

    2014.09.03 19:19


    서울리즘 편집장이라고 했던게 생각나서 찾아왔어요.

    다른 분들의 글부터 읽다가 세번째서야 타일러의 글을 읽었는데....

    아- 역시 멋진 줄이야 알고 있었지만 지면 위에서도(웹페이지지만!) 어딜 가는게 아니군요.

    뭔가.. 타일러처럼 멋진 말투로 댓글 달고싶은데 안되네요 ㅜㅜ

    자주 뵈었으면 좋겠어요. 서울리즘이나 G11 뿐 아니라

    다른 프로그램 혹은 다른 매체등을 통해 좋은 모습 많이 보여주면 좋겠어요.

  20. 2014.09.03 19:26


    비밀댓글입니다

  21. 밀흐

    2014.11.09 23:49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

민지라는 친구가 있다. 누가 봐도 일본 사람으로 착각할 정도로 일본 사람처럼 생긴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언니이다. 경민이라는 친구가 있다. 학교에서 많이 도와주고 지금은 고시를 준비하느라 바빠 안 본 지 두 달쯤 된 오빠이다. 원경이라는 친구가 있다. 공모전에서 알게 된 중어중문학과를 전공하고 중국어를 아주 열정적으로 배우는 언니이다.


세 사람 중에 내가 한국에서 사귄 가장 친한 친구가 있는데 누군지 한번 찍어 보자.

가끔 한국 사람에게 "한국인 친구를 사귀는 게 어렵지 않아요?"라는 질문을 받는다. 그 질문을 외국인이 아니라 한국 사람에게 받는 것 자체가 어렵다는 사실을 말해 준다고 나는 생각한다. 외국인이 우리의 입장에서는 무엇보다도 의사소통이라는 점에서 어렵다고 생각할 수 있는 반면에 한국 사람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들의 입장에서도 한국 사람이 적극적으로 외국인과 사귀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것을 일반화시키면 지나치게 절대적인데 대부분 한국 사람이 그렇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고 본다. 또한 부정할 수 없다고 한 것은 한국 사람을 지적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적극적으로 외국인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에 있어서는 주관적인 요인보다 객관적인 요인이 더 크기 때문이다.


여기는 한국이고 우리가 만나는 한국 사람은 대부분 태어날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한국에서 자라왔다. 어릴 때부터 사귀던 친구가 있고 활동하던 지역이 정해져 있는 그들에게 우리는 하나의 외부 요인이며 언젠가 한국을 떠나기에 하나의 짧은 인연이다. 타국에 와 있는 우리가 그들을 의지할 수 있으나 그들이 우리를 의지하는 것이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그와 같은 객관적인 요인이 존재하기 때문에 외국인이 한국 사람을 만날 때 상대적인 대화를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상대적인 대화를 풀어서 말하자면 우리가 그들에게 마음을 털어놓으면서 그들도 우리에게 마음을 털어놓았으면 하는 것이 그저 바람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힘들거나 어려움을 겪으면 그들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는 반면 그들은 예전부터 사귀던 친구에게 의지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결국 한국인인 상대가 우리에게 마음을 털어놓는지 아닌지에 따라 그 사람의 존재가 우리에게 어떠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또한 달라진다. 그 속에서도 가장 친한 친구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참으로 쉽지 않다.


내가 이해하는 가장 친한 친구는 서로에게 의지할 만한 사람이 되는 친구이다. 서로에게 속마음을 털어놓고 남들과 나누지 못하는 슬픔을 나누며, 남에게 보여주지 못하는 초라한 모습까지 보여줄 수 있는 그런 친구 말이다. 자기 나라에서도 만나기 어려운 그런 친구인데 한국에서는 어디 쉬운가. 그래서 나는 민지 언니를 만난 것이 내게 주어진 또 하나의 행운이라고 여긴다. 만난 지 3개월쯤 된 민지 언니와 약속을 잡기만 하면 밤의 열차가 끊길 때까지 할 말이 해도 해도 남는다. 서로 걱정을 해 주고 남들과 나누지 못하는 이야기도 주고받으면서 믿음직하고 의지할 만한 사람이 돼 준다. 만약에 내가 일방적으로 언니에게 마음을 털어놓았다면 서로 친한 친구라고 하지 못했을 터다. 물론 이와 같은 만남에서는 상대적으로 행동하는 것 외에 반드시 필요한 전제 조건이 있다. 내가 상대방의 모국어를 어느 정도 잘해야 하거나 상대방이 내 모국어를 어느 정도 자해야 한다. 아니면 만나기 쉽지가 않지만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의 생각을 알 수 있을 정도로 마음이 통해야 한다. 필수 전제는 그 두 가지 중의 하나여야 한다.


한편 오로지 언어 학습을 목적으로 삼아 우리를 만나 주는 사람은 결코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없다. 위에서 말한 원경이란 중어중문하고가를 전공하는 친구가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단지 나와 중국어로 대화하고자 하는 사람을 친구로 만나지 않는다. 그 사람들은 대부분 나를 '아, 이 사람은 내가 중국 사람이 아니었다면 나를 만나 주지 않았을 것이다'라는 생각이 들게 하기 때문이다. 나만 그러는지 모르겠는데 나는 상대방이 나에게 중국어를 배우고 싶다는 목적성이 지나치게 강하면 물러나게 된다. 내가 중국어로 이야기하고 싶지 않거나 중국어를 가르쳐 주고 싶지 않아서 그런 것이 아니다. 언어 학습을 목적으로 시작된 만남보다 나는 그저 상대방이 나를 먼저 친구로 삼았으면 하는 작은 바람일 뿐이다. 원경 언니처럼. 원경 언니는 중국인 유학생 세 명과 한국인 학생 한 명이 한 팀으로 한 '합계 DIY 서울여행 UCC 공모전'에서 만나 같은 팀으로 활동하게 된 언니이다. 같이 활동하는 짧은 시간에 언니는 중국어에 대한 열정을 보여 주면서도 우리를 진심으로 친구로 대해 주었다. 우리 또한 착한 언니를 친구로 삼았고 중국어에 대해 물어보면 아주 적극적으로 답해 주었다. 언니와는 공모전이 끝나고 나서도 계속 연락하고 가끔 만나기도 하는데 나는 아직까지 중국어를 배우는 사람 중에 언니에게만 전혀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나는 이 글의 제목을 '외국인에게 한국인 친구란?'이라고 지었다. 그러나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외국인에게 한국인 친구도 그저 친구라는 것이다. 사람의 의식 구조 속에는 나라는 개념이 하도 굳게 박혀 있어 우리는 사람을 만날 때 국적에 알게 모르게 신경을 많이 쓰게 된다. 국적은 어떻게 보면 그 사람이 속한 문화권을 말해 주는 것이라 전혀 신경 쓸 필요가 없는 것이 아니지만 사람은 국적을 갖기 전에 그저 사람일 뿐이다. 친구라는 것에 있어서는 말이 통하고 마음이 통하는 것이 국적을 앞서간다. 그것을 이해하고 외국인을 진심으로  대하는 사람만이 그 외국인 친구의 마음을 진정으로 얻는 것이다.


글쓴이: 반연문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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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너스

    2013.11.15 09:18


    친구사이에는 국적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 것같아요~ㅎㅎ

  2. 와코루

    2013.11.15 10:56


    포스팅 잘 읽고 갑니다~ㅎㅎ 즐거운하루되세요^^

11 8일에 슈퍼 태풍 하이옌(혹은 욜란다)이 필리핀 중부를 강타해 국가재난사태로 선포될 정도로 큰 피해를 입혔습니다. 12,000명 이상이 사망했으며 65만 명을 넘는 거대한 인구가 집을 잃었다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천재지변으로 인한 피해가 늘고 있는 가운데 소라이나라는, 또 다른 강력한 태풍이 곧 상륙할 예정입니다. 자기 국민을 돕기 위해서 주한 필리핀 유학생들은 필리핀에서 급히 필요한 구호물품을 기증받고 있으며 자원봉사자를 구하고 있답니다.

 

이 힘든 시기에 필리핀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어 도울 마음이 있으신 분들, 기증과 모금, 자원봉사 신청 방법을 밑에서 참고해 주시길 바랍니다.


 


구호물품 기증 

1. 음식 (쿠키,과자류)

- 라면의 경우 필리핀 현지에 태풍피해로 인해 물이 부족한 상황이므로 피해주시기 바랍니다

-통조림 (, 매운것은 제외)


2. 플래쉬라이트 배터리, 배터리가 장착된 램프

- 전기가 공급이 다음주부터 이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3. 담요

4. 유아용 기저귀

5. 생리대 여성용품

6. 방수천막, 접이식 텐트

7. 유아용

- 유아용 옷이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나 혹시 갖고 계신 분은 기증 부탁 드립니다. 

(아기, 어린이용)

, 겨울용 옷은 받지 못합니다.. (4계절 여름국가)

** 이번주 일요일에 구호물품들을 기증받습니다 **

 시간 : 이번주 일요일 (11.17) 오후 230 ~ 5 30

 장소 : 혜화성당  

* 혜화성당 위치 : 4호선 혜화역 1 출구에서 직진방면.


 자원봉사자 구함 

** 현재 많은 봉사자를 구하고 있습니다. 관심있는 분들의 많은 지원 부탁드립니다**

-지원물품 포장 작업 

11.17 (), 오후 5~7, 카이난사 음식점 (Kainan sa Hyehwa Restaurant) 혜화점.

- 카이난사 음식점 위치 : 혜화성당에서 길을 건넌 보행자도로쪽 경찰서 근처에 위치.

- 구호물품은 재한필리핀협회 (Pusong Pinoy Korea) 의해 선박으로 운송될 예정입니다.


 담당자 연락처 : Ms. Judee Nemeno (010-8609-3186)
주한필리핀유학생협의회


 모금 

 모금 계좌 : 신한, 110-364-143-623 Dulos Maria Cristina (주한 필리핀유학생협의회 총무)
<모금액은 필리핀 적십자협회, ASHDA 보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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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어떤 나라일까?

일본 사람이 어떤 사람일까?

글쎄...


어렸을 때부터 일본에 대해서 별로 좋은 인상이 없었다.





역사적으로 오랫동안 중국과 일본은 충돌해 왔다. 그 중 제일 기억에 남는 경험은 제2차 세계대전 때 일본의 침략이라고 말할 수 있다.일본의 잔인한 학살에서 중국인들은 간신히 살아났고, 많은 희생 끝에 일본군을 중국 땅에서 쫓아냈다. 하지만 그것인 끝이 아니었다. 중국과 일본은 지금까지도 위안부, 역사교과서 개편, 댜오위다오(钓鱼岛),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의 문제를 가지고 끝없이 싸우고 있다.

교과서를 통해 일본의 침략 전쟁 동안 희생한 중국 열사들을 기념하는 글을 배웠다. 그리고 중국의 국기가 바로 이런 열사들의 피로 붉게 물들었다는 교육을 받았다. 중국의 영화와 드라마 중에서 일본과의 항쟁을 주제로 만든 작품은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또한 신문에서는 일본은 역사에 대해 사과하는 태도도 없으면서 뻔뻔히 우리 땅을 빼앗으려 한다는 비판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일본이 나쁜 나라이며 일본 사람도 나쁜 민족이라는 선입견을 가지게 됐다.


대학교 1학년 때 일본 사람과 언어교환을 하기로 했다. 그런데 한번 만나고 나서 아무 이야기도 없이 더 이상 나타나지 않았다. 대학교 3학년 때에는 일본인 학생에게 중국어를 가르친 적이 있었다. 몇 번 만났는데 어느 날 자기가 과외비를 안 가져와 다음에 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연락이 없었다. 한국 돈 만원 정도의 과외비 때문에 자기 나라의 이미지까지 팔았는데 내가 더 이상할 말이 있을까? 역시 내가 배워왔던 데로 일본 사람이 별로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한국에 와서 일본인 선배가 두 명 생겼다. 그 중에 유스케라는 선배는 나랑 나이도 비슷했고, 언어교환을 하기로 했다. 언어교환을 하면서 유스케 선배를 볼 때, 공부도 잘하고 성격도 좋고 예의도 발랐다. "이 사람이 과연 일본 사람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한 명은 유키라는 선배인데, 역시 예의가 바르고, 후배에게 잘해 주며 항상 도와준다. 이런 선배들을 보면서 일본인에 대한 편견이 많이 사라졌다.


사실 어느 나라, 어느 민족이든 좋은 사람도 있고 나쁜 사람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는 어떤 감정이 형성된 다음에 보통 어느 한편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옛날 일본이 잔인하게 중국 사람을 죽이는 역사와 내가 만나던 불성실한 일본인 학생들 때문에 일본과 그 민족에 대한 증오에만 집중을 했다. 그리고 중국과 일본 간에 어떠한 마찰이 또 발생할 때에는 일본 사람이 나쁘다는 인식은 더 심화됐다. 그래서 일본 사람의 그 다른 면에 대해서 관심도 없었고 생각하기 어려웠다. 이제야 객관적으로 일본 사람에 대해서 인식할 수 있는 것 같다.


학부 때 만났던 일본인 학생들 때문에 내 선입견이 심해졌지만, 한국에서 만난 좋은 선배들 덕분에 선입견이 사라지고 있다. 사실 중국에 대해서 나쁜 인식을 가지고 있는 외국 사람도 많을 것이다. 그래서 내가 우리 나라의 이미지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일들도 있다. 바로 외국인들에게 불합리한 일을 하지 않고, 친하게 지내도록 하는 것이다. 이런 노력의 효과는 그렇게 크지 않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한다면 외국인들은 자기 나라에 대한 선입견을 해소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글쓴이: 왕하이쉬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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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노란별

    2013.11.14 09:44


    와~ 정말 글솜씨가 대단하세요!! 공감하고 가요^^

  2. ㅇㅇ

    2013.12.30 14:26


    저도 공감합니다. 어디나라든 한면만볼순없습니다.

나와 같은 시기에 한국으로 유학 온 친구 2 명이 있다. 그 둘은 한국에 대한 상반된 태도를 가지고 있다.


한 명은 "나는 졸업하고 한국에 남아서 취직도 하고 여기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할 거야. 한국에서 나는 할 수 있는 게 너무 많고 사람들도 다정하고 친절해서 살기가 참 편한 곳인 것 같아." 하며 한국을 '사랑'하고 있는 친구이다.


또 한 명은 "나는 졸업하고 절대로 한국에 남아 있지 않을 거야. 한국은 경쟁이 심하고 사람들도 외국인에 대해 좋은 감정이 없는 것 같은데, 이곳은 내가 원하는 곳이 아니야......" 하며 한국을 '싫어'하는 친구이다.


어떻게 이러한 결과가 나올 수 있을까?





첫 번째 친구는 털털한 성격을 가진 외향적인 친구이다. 그는 K-POP을 좋아하고 한국 드라마를 좋아해서 한국으로 유학 온 것이다. 그에게 한국의 인상은 항상 드라마에서 그려진 것처럼 '아름다운' 것이었다. 운이 좋아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유학을 온 후 그는 많은 한국인 친구를 사귀었고 그 한국인 친구들은 항상 그를 많이 챙겨 주고 잘 보살펴 주었다.  또 그는 활동적이고 항상 무슨 일이든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열심히 노력한 끝에 좋은 성적도 이루곤 하였다. 그에게 한국은 꿈을 펼칠 수 있는 좋은 '무대'이다. 때문에 그는 한국을 '사랑'한다.


두 번째 친구는 약간 꽁하고 내성적인 친구이다. 그는 당시 한국이 좋아서 유학을 선택한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와서는 다른 외국인에게서 한국에 대한 좋지 않은 정보를 듣고 나쁜 인상을 갖게 되었다. 운이 사나운지 모르겠지만, 우연찮게 그에게는 한국인 친구들도 적고 그가 접한 한국인들도 외국인에 대해 반감한 태도를 보여 주는 친구들이었다. 또 그는 수줍음을 많이 타서 무슨 활동도 참여하려 하지 않고 자기 나라에서 온 몇몇 친구들과 같이 놀기만 하였다. 그에게 한국은 외로움만 타고 경쟁이 치열한 사회이며 살기가 힘든 곳이다. 때문에 그는 한국을 '싫어'한다.


나라에 대한 선호도와 국민에 대한 감정은 각각의 사람들에게 내재된 각국에 대한 인상을 표현한 것으로 각국에 대한 인상은 사람들이 직접 경험한 것, 즉 외국방문 혹은 외국인과의 만남 등의 방식과 간접적 체험, 즉 방송, 신문, 서적, 그리고 제3자를 통한 정보 등으로 개개인에게 인지된 것이다(김정은 "한국인의 문화 간 의사소통" 한국문화사).


위에서 이야기한 첫 번째 유학생은 자신이 직접 한국을 알아가고 한국인과 접하면서 몸소 경험하여 인지한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 유학생은 오히려 제3자가 가져다 준 정보를 더욱 유용하게 받아들여 간접 체험으로 한국을 인지한 것이다. 두 유학생이 인지한 한국에 대한 감정은 그들이 다른 체험과정으로 차이는 날 수 있지만 그렇다고 누군가의 인지가 정확하거나 틀렸다고 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하지만 잘 못된 선입견 즉 편견은 가지지 말자고 하고 싶다.


사람은 누구나 선입견 때문에 다른 무엇인가를 보고 평가를 내릴 수 있다. 그 중에서 잘못된 선입견을 편견이라고 볼 수 있다. "한국인의 문화 간 의사소통"에서 Regers와 Steinfatt는 편견이란 지식도 없고 검증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상대를 미리 판단하는 위험한 인지 과정으로 설명하고 있다. 두 번째 유학생의 사례가 이것을 두드러지게 표현해 주었다.


편견을 가지게 되면 그것을 깨기에는 아주 길고 힘든 과정이 필요로 한다. 편견을 버리고 새로운 마음으로 접한다면 무엇인가 다르게 느끼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은 자신의 태도이다! 위의 첫 번째 유학생은 정말로 운이 좋아서 마음씨가 착한 한국인만 만났던 것인가? 그렇다고 두 번째 유학생은 또 무슨 잘못을 했기에 매번 성격이 좋지 않은 한국인들만 만났던 것인가? 이는 우리 모두가 고민해 볼 문제라고 생각한다.


글쓴이: 심해연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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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달링은 외국인'(오다사오리, 미디어팩터리, 2002년)이라는 만화책이 일본에서 유행을 했었다. 결국 영화까지 제작이 됐고 한참 인기를 끌었는데 이렇게 만화의 소재가 될 만큼 이 글로벌 시대에서는 국제커플, 국제결혼은 흔한 것이 됐다. 이 만화에서는 일본인 아내와 독일인 남편의 부부생활에서 나타나는 문화, 가치관의 차이를 유쾌하게 그려낸 것이 인기의 원인이었는데 이렇게 외국인 애인을 갖는 것이 특별시대 있던 국제커플이 다가가기 쉬운 것으로 만들어졌고 동경의 대상으로 된 것에 한몫 하기도 했다고 본다.


그래서인 것일까?


"우와 남자친구 한국인야? 잘 생겼어? 드라마에 나온 것처럼 진짜 잘해줘?"





일본에서는 한국인 애인, 특히 남자친구가 있는 것이 뭔가 동경의 대상으로 된 것 같다. 한류열풍에 의해 많은 드라마와 한국인 배우가 인기를 얻고, 슬프고도 달달한 한국의 멜로드라마를 챙겨보는 일본인여성들이 많아지면서 그녀들은 그런 드라마를 통해 한국인에 대한 환상을 키워갔다. 단지 한국인이면 다 좋아 보이는 것이고, 일반 남성들도 연예인처럼 생기고, 행동할 것이라 믿고 큰 관심을 보이게 돼 버린 것이다.


내가 한국에 유학중인 것을 아는 내 친구들은 한국인 남성들이 다 정말로 잘해 주는 것이냐고 물어본다. 드라마에 나오는 왕자님처럼 난망적인지, 연예인처럼 잘 생겼는지, 일본인이랑 만나는 것과 어떻게 다른지. 질문도 참 다양하다.


하지만 드라마에 나오는 당연히 이야기는 픽션이다.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 우리가 가여운 여자 주인공에 동정하고 멋진 남자주인공에게 열광하게 만들어져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한국인이라고 모두가 그렇다고 생각하는 것, 그리고 실체 자기가 상상해왔던 것과 차이가 있었다고 실망하는 것, 그것이 나에게는 일종의 선입견인 것처럼 느껴진다.


드라마나 인터넷에서 얻은 정보로 키운 환상으로 한국인 이성친구를 만나고 싶다며 적극적으로 만남의 장소에 나서서 한국인과 애인을 갖게 된 사람들도 적진 않다. 그것을 비판하는 것은 물론 아니지만, 그런 식으로 만났을 때 쉽게 이별을 하거나 결국 여자가 잠깐의 놀이상대에 불과했었다는 케이스가 많다고 들었다. 일본인 여성들에게서 인기가 많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 한국인 남성들이 있고, 일본인이 편견을 갖고 있는 것처럼 한국인 남성도 일본인 여성에게 일종의 편견에 있기 때문에 서로의 그 편견이 맞으며 가급적 쉽게 만나겠지만 과연 그것이 서로에게 좋은 결과를 나타냈던 것일까. 그런 만남으로 시작해 일본인 유학생, 여행자들의 사건이 일어나고 있는 이 현상을 보면 이 유행과 같은 선입견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


내 주변에도 일본인 유학생들이 많고, 그들 역시 처음에는 한국인 남성에 대한 기대가 있었다고 한다. 다만 몇 년의 한국생활을 거쳐 지금은 오히려 "일본인이라는 이유로 만나려고 하지 않아 줬으면 좋겠다"고 하는 친구가 있었다. 사람 대 사람으로, 국적, 언어, 환경 등에 의하지 않는 조건으로 나를 봐 주는 사람이면 좋겠다고 그녀를 말했는데 그 말에 나도 크게 동감을 한다.


선입견이란 사람이 스스로 만들어내는 벽 같은 것이다. 물론 살아 온 환경은 모두가 동일하진 않기 때문에 국가마다 국민성의 경향은 있겠지만 어디 나라 사람이어서 어떻게 생각을 하는 이전에 한 명의 사람이라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같은 나라 사람들끼리에서도 갈등도 오해도 일어나는 법인데 우리는 글로벌시대가 된 순간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동질감은 존중해 그 외의 이물질은 어느새 편견하고 있다.


숲을 보지 말고 나무 한 그루를 봐라. 나라로 판단하지 말고 그 사람 자체로 보자. 유학생활을 하며 다양한 국가 사람들과 교류하는 기회가 많아지면서 더욱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것 같다.


글쓴이: 하다혜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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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9일,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면 이 날은 무슨 날인지 모르는 사람이 아마 없을 것이다. 바로 세종대왕이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지 못한 백성을 생각해서 만든 복잡하고 어려운 한자의 자리를 대신할 수 있는 쉽고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인 한글을 기념하는 날이다. 특히 2013년부터 공휴일로 지정된 것을 보면 한글날은 더더욱 의미가 있고 더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이 날은 한국 국민들에게만 중요한 날일 뿐만 아니라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는 전세계의 학생들에게도 빼놓을 수 없는 날이다. 베트남도 예외가 아니다. 1992년 한-베 두 나라가 외교관계를 수립한 이후 경제, 문화, 사회 등 교류사업이 활발하게 진행해 왔을 뿐더러 한국어를 전공으로 하는 사람 수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하노이 국립 외국어 대학교만 해도 매년 한국어한국문화학부 신입생의 수가 100명 넘으며 증가하고 있는 경향이 보인다.





10월 9일이 지났으니 한글날이 났는가? 다른 나라는 잘 모르겠지만 베트남에서 며칠 전까지는 한글날의 정신이 아직 살아 있으며 뜨거웠다. 지난 11월 2일에 아시아나항공, 한국 외대 등의 후원과 함께 한-베문화교류센터 및 LG전자, LINE 공동으로 주최한 '도전 황금징(黃金澄)을 올려라!'라는 연례행사가 열렸기 때문이다. 이번에 베트남 북부지방에 한국어를 교육하는 국리외대, 하노이대, 인문사대 등의 6 대학교를 대표하는 학생들 총 100명이 참여했다. 학생들은 한국, 베트남, 외국에 관련된 자식에 대한 질문에 답해야 되는데 모든 질문은 한글로 써야 됐던 것이다. 2 시간 정도 걸쳐 질문 30개가 다 끝난 다음에 결국 97명을 뛰어넘어 우승자들을 찾게 됐다. 3등은 하노이대학교 학생, 2등은 국립외대의 학생이 땄으며 무대로 올라가 황금징을 올린 학생도 국립외대에서 공부하고 있는 학생이다. 대회에서 겨우 4년동안 1등을 못했던 국립외대에 금번에 우승장의 자리로 올라간 학생 1명이 있고 또 1명이 학생이 2등을 했으니 사범대학교 강당이 응원하러 온 친구들의 외침으로 무너질 것 같았다. 상을 탄 것은 그저 자신의 기쁜 뿐만 아니라 국립외대 한국언어문화학부의 선생님들, 그리고 다른 학생들의 자랑이고 영광이었다. 3등은 전자레인지, 2등은 LG 컴퓨터 스크린, 그리고 1등은 LG G2 스마트폰과 한국외대 1개월 어학연수상을 받게 됐다.





그 외에 오후에 베트남의 한국 유학생들을 위한 퀴즈대회 베트남어 부문과 자선바자회의 진행으로 끝났다.


글쓴이: 원티쩜 (베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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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특색이 있는 음식이 많은데 독특한 식습관도 진짜 재미있더라. 문화 습관이 이 정도로 달라서 그런지 놀랄 때가 많았다.


● 겨울에도 찬물?

중국에서는 가끔 어느 식당에서 차를 주지만 대부분 식당에서는 물을 제공하지 않는다 (중국 전역에서 안 준다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사는 곳에서는 보통 안 준다). 이 때문에 가끔 불편한 것도 있다. 한국에 와서 보니까 모든 음식점에서 다 생수를 제공해서 너무 편했다. 그러나 또 한 가지 신기한 게 있는데 여름 겨울 막론하고 거의 모든 음식점에서 다 찬물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그렇게 추운 겨울에 왜 찬물만 올릴까 이럴 때는 따뜻한 물을 마시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이런 질문을 가지고 한국에서 살다 보니까 점점 이해하게 됐다. 한국의 음식은 맵다는 특징이 있다. 매운 것을 먹으면 몸이 자연스럽게 따뜻해진다. 이럴 때 따뜻한 물은 필요 없겠지. 오히려 너무 매울 때 찬물을 찾는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





● 가위도 요리도구였어?

처음으로 한국 불고기집에서 밥 먹을 때 아줌마가 가위를 식탁에다 놓은 것을 보고 많이 놀랐다. 왜 가위를 여기다 놓지? 그러다 친구가 그것을 듣고 고기를 자르는 것 보고 너무 신기하더라고. 가위는 고기만 자르는 것이 아니라 냉면, 감자전, 김치 등등 자를 때 다 사용할 수 있다. 중국에서는 상상도 못하는데 도구를 활용하는 한국 사람의 능력에 대해 진짜 탄복한다.




● 왜 길에서 치킨집이 이렇게나 많을까?

한국의 길거리에서 어떤 가게를 자주 볼 수 있을까? 생각해 보니까 치킨집, 노래방, 부동산이라고 할 수 있다. 치킨집이 많은 만큼 한국 사람이 치킨에 대한 열애를 느낀다고 하겠다. 치킨 먹으면서 맥주나 콜라를 마시는 것이 참 향수이다. 치킨과 맥주는 가장 많이 보이는 조합이라 '치맥'이라는 별칭도 있다.

"오늘 밤에 뭐 먹을래?"

"치맥? 어때"

"어? 침해? 치매?"

"......"

이런 아름다운 오해도 있었네. 아무튼 나중에 나도 치맥을 잘 먹게 됐다.





● 뭐라고? 소맥?

한국의 전통 술이라고 하면 막걸리와 소주를 꼽을 수 있다. 막걸리는 향기도 좋고 맛도 구수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한다. 그런데 한국에서 사람들은 소주를 더 좋아하는 것 같다. 불고기를 먹을 때 소주가 없으면 제맛이 안 나나 본다. 고기를 먹으러 고기집에 가는 건지, 아니면 소주 마시러 가는 건지. 아마 소주 마시러 가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이 않을까? 하지만 '외국 친구'랑 같이라면 맥주를 추가하는 것이 나쁘지 않다. 그래서 '소맥'이라는 것이 탄생됐겠다. 회식할 때 소맥을 만들어서 서로 술을 권하는 것도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러나 두 가지의 술을 같이 마실 때 빨리 취하겠지? 술을 잘 못하는 다른 사람이 신나게 마시는 것을 보기만  한다... ㅠㅠ





맛있는 음식을 생각하면서 글을 쓰다 보니까 배가 고프네. 뭐 좀 먹을까? 치맥~!


글쓴이: 왕하이쉬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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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7.13 15:31


    비밀댓글입니다

한국에서 살고 있는 외국인들이 아무리 한국어를 못해도 한번이라도 한국인으로부터 칭찬을 받을 때가 많다. 이러면서 한국어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고 자기 말실수를 알지 못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말하면 곤란하지", "발음할 땐 '어'이지만 쓸 땐 '응' 써야지", 등 여러 교정을 받을 때는 오히려 그 친구의 정을 느낀다. 예컨대, 한번 옷을 사러 갔는데 그 가게의 직원이 "봉투 필요하십니까?"라는 질문을 하더니 나는 "비밀 봉투"라고 대답했다. 그 직원이 웃으면서 나에게 봉투를 줬지만 아무 말도 안 했다. 이럴 땐 친절하게 "고객님, 비닐 봉투 맞죠?"라고 말했더라면 기분이 나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도움이 됐을 것이다.


물론 "한국어 너무 잘한다"와 같은 칭찬을 받을 가치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기분이 좋아진다. 그런데 한국인들이 "왜 자꾸 잘한다고 강조할까?" 싶은 생각이 몇 번이나 들었다. 많은 이유로 칭찬하겠지만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 번째는 외국인과 한국어로 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기 때문에 막상 만나게 되면 어색하다. 어색한 침묵을 깨기 위해 칭찬한다.


두 번째는 한국어는 중국어나 일본어와 달리 서구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언어라서 한국어를 하는 외국인의 모습을 본 한국인들이 자랑스러워한다.


개인적으로 둘 다 맞는다고 생각하지만 세계화로 인해 첫째 이유의 설득력이 점점 약화돼 간다. 이는 유학 갔다온 사람이 많고 영어를 말할 것 없이 제2외국어까지 유창하게 말하는 한국인 수가 적지 않다. 그렇다면 이들도 외국어 배울 땐 많은 고생을 하는데 자기 실수를 지적하는 상대방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을 것인가?


'가르치다'라는 것은 보통 "지식이나 기술을 전달하는 것"으로 정의된다. 교사와 교수, 목사, 그리고 부모님을 포함해 다양한 형태를 띨 수 있다. 이는 외국어를 배울 때도 사실이다. 개인적으로 교실에서 배웠던 것보다 일반 한국인으로부터 배우는 것이 더 많다. 그러나 한국어를 배우는 데 큰 한계는 한국인들이 보통 외국인의 틀린 곳을 고쳐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분이 나쁘게 만들까 봐 걱정하는가? 아니면 귀찮아서 그런가?





우리는 모국어를 배울 때 많은 실수를 했던 것처럼 낯선 외국어를 배울 때도 실수를 해야만 배울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실수를 고치는 자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모국어는 말 그대로 우리 어머니 언어라는 뜻이며, 외국어는 우리 나라가 아닌 다른 나라 사람의 언어라고 의미한다. 바꿔 말하자면, 모국어를 친족으로부터 배우는 반면에 외국어를 보통 친족이 아닌 사람으로부터 배운다. 자기 자국어를 못할 수가 없는 것을 감안하면 교사와 학생 사이가 얼마나ㅏ 중요한지 판단할 수 있다.


특히 우리를 무한히 사랑하는 어머니들은 우리의 공적을 칭찬하지만 우리 실수도 수백번 교정해 준다. 그런데 외국어를 배운다면? 물론 그 사람은 가지고 있는 능력이 중요하지만 그만큼 원어민의 태도도 중요하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속담처럼 여러분이 외국인의 실수를 고쳐 줬으면 그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글쓴이: 카밀로 (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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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Vera Icona

    2013.11.08 15:49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

    "형태를 띌 수 있다"-->"형태를 띨 수 있다"

    • seoulism

      2013.11.08 16:23 신고


      재밌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띄다 vs. 띠다, 언제나 헷갈려요~ ㅋ

      실수를 고쳐 주셔서 감사합니다!^^

노랗게 익어가는 가을과 함께 한국 고등학생들의 수능이 다가왔다. 한국에서는 수능시험이 11월이지만 중국은 6월이다. 시기의 차이는 있지만 대학 수능 시험을 치뤄야 하는 고등학생들이 품은 생각들은 국가, 도시를 막론하고 비슷하지 않을까. 수능시험이 어쩌면 인생을 결정짓는 하나의 전환점이라고 생각하는 것, 그리고 대학교에 대한 여러가지 동경(憧憬)들, 지긋지긋한 주입식 교육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희망 등을 품는 것 말이다. 중국에서는 수능시험을 고등시험(高考)라고 부른다. 내가 고등시험을 본 것이 이미 5년전의 일이지만 추억을 되살려 그 시절을 떠올려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210일(7개월)전:


중국의 수험생들이 공식적으로 고등시험을 위한 준비단계에 들어가는 것은 7,8개월 전부터이다. 콩크리트바닥이 무더위 때문에 녹아내리는 듯한 지겹도록 더운 고2의 마지막 여름방학을 올곶이 반납하고 정말 말 그대로 초광속으로 모든 과목의 수업 진도를 마친다. 숨돌릴 틈도 없이 또 2년동안 배운 내용의 총 복습단계로 들어간다.


150일(5개월)전:


이때는 이미 서늘한 가을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10월이다. 이젠 학생들은 매일매일 고등시험을 대비하기 위한 모의 연습 문제"더미"에 쌓여 아침 7시부터 밤 10시까지 교실에서 "중노동"을 한다. 아침 자습시간 7시에 시작해서 오전, 오후시간에는 각 과목 별 전날 과제 해답을 풀이하는 수업을 진행하고 저녁 식사를 마치고 6시부터 10시까지 야간 자습시간이 이어진다. 통계를 해 보면 하루의 15시간을 학교에서 보낸다. 이렇게 학생들은 시험지를 푸는 로보트처럼 산더미와 같은 문제집들을 안고 밤낮을 보내는 것이다.


100일전:


그러나 한편으로, 이 시절이 고등학생의 가장 인상에 남는 시간이 될 수 있다. 왜냐하면 오히려 이 시절이 제일 단순하기 때문이다. 수험생들에게는 명확한 목적이 있다. 즉, 시험을 잘 보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 또한 이때에는 입시시험을 위해 싸우고 있는 학우들 사이의 우정의 꽃이 그 어느때보다 화려하게 피여난다. 그것은 똑같이 힘든 과정을 겪고 있다는 연대감에 의해 단단히 뭉쳐져 있는 것이고 깊은 깊은 친밀감과 함께 지속된다. 그리고 가정에서는 절대적인 지지를 받게 된다. 공부가 힘들다는 이유로 주변의 친척분도 그렇고 특히 부모님께서 수험생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 몸과 뇌에 좋은 보약, 음식 등등 사서 수험생들에게 하루도 빠짐없이 제공되고 용돈도 많이 받을 수 있다. 또한 입시 시험만 끝나면 영원할 것만 같은 자유시간이 기다리고 있다는 충만한 기대감에 의해 모든 것이, 입시를 위한 시험 공부를 제외한 모든 것이, 정말로 풍성한 상차림처럼 황금빛 같은 가을과 함께 수험생들을 감싸고 있는 것이다.


50일전:


이젠 모의시험도 여러 번 치뤘고 학생들의 지식축적은 한계에 다달았다. 남은 시간동안은 여전히 많은 연습문제집과 씨름 해야 하지만 이젠 컨디션의 유지를 중요시한다. 그리고 다가오는 학우들 간의 '이별'을 위해 친구들끼리 쉬는 시간을 틈 타 학교 곳곳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서로서로 책자에 기념을 남기기 위한 메시지를 적어 준다. 그것을 동학록(同學錄)이라고 하는데 나이 들어서 이 책자를 보는 재미는 정말 무궁무진하다.


30일전:


마침내, 또 다시 여름이, 가장 무거운 인생의 첫 시험을 치뤄야 하는 여름날이, 6월의 가장 긴 2일이 30일 앞두고 다가왔다. 졸업 앨범을 찍고 졸업식을 치르고 등등 행사 때문에 수험생들은 뒤숭숭해진다. 또 수험생들은 지원하고 싶은 대학교에 대해 심각한 고민을 하게 된다. 기존의 모의 성적을 기초로 해서 학교를 찾고 전공을 선택한다. 많이는 이 기회를 빌어 다른 지역의 학교로 지원하고 싶어 하고 중국의 큰 도시로 지원하고 싶어한다. 5년 전까지만 해도 수험생들은 시험 전에 지원서를 작성했지만 이제는 정책이 바뀌어 시험을 치르고 나서 지원서를 작성하게 됐다. 그래도 학교가 워낙 많고 또 수험생수가 전국적으로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지원서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D-Day: 6월, 7,8일


드디어 고등시험 치르는 날이 왔다! 3일동안 부모님들과 친지분들은 시험장소 밖에서 하루 종일 땡볕을 무릅쓰고 수험생들과 함께 지새운다. 이 날만큼은 모든 수험 장소 주변의 교통이 엄격하게 통제되고 차들의 경적소리가 금지된다. 언론에서도 실시간으로 교통상황과 수험장 상황을 보도하고, 전체 도시가 팽팽하게 긴장돼 수험생들의 숨결 하나하나에 반응하는 것이다. 오전과 오후에 한 과목씩 고등시험을 보게 되고 시험장소에 들어갈 때마다 수험생 한사람 한사람 검열을 받고 들어간다. 이렇게 매연이 없는 2일간의 전쟁이 치뤄지는 것이다.


시험이 끝나고:


시험이 끝나면 이젠 풀린 단말마와 같은 대부분의 도시 고3 청년들은 갖가지 파티와 꿈속으로 자유라는 독주가 출렁출렁 채워진다. 그들만의 축제가 여름밤을 취하게 만들고 그렇게 3주를 보내고 나면 도시속의 수험생들도 차츰 제정신이 들면서 일상의 굴레로 빠져들게 된다.


글쓴이: 최정연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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