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을 세 번 치고 고려대로 들어온 동기가 있다. 수능을 세 번 친 이유를 물어보면 "그때 추구하는 게 있었는데 계속 실패했으니까 이제 그만 포기해야겠다 싶어서 고대로 왔어"라고 말했다. 그말은 듣고 "아, 모두가 들어오려고 난리치는 명문대인 고대는 이 친구에게 최선이 아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 이 친구가 바라는 최선, 그가 추구하는 것이 무엇이었을까? 말투를 들어보면 서울대는 아닌 것 같다. 고려대보다 위인 학교는 서울대일 뿐인데 고대로 들어와 있는 그에게 최선이 서울대가 아니라면, 그가 꾸미고 싶었던 미래는 결코 학교 랭킹 또는 수능 성적에 의해서 결정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간단히 말하면 그에게는 인생의 다른 가능성이 존재했었다. 그리고 그것은 꼭 명문대를 다녀야 하는 것이 아니었다.





한국의 수능은 아니지만, 호주에서 대학입학시험을 치고 좋은 성적을 버린 친구가 있다. 학교에서 최우수상까지 타고 97.5/100의 대학입학 성적으로 호주의 어느 대학이든 입학할 수 있었던 그는 명문대에서 온 입학제의들에 거절하고 호주를 떠났다. 최고의 명문대를 졸업하면 반드시 훌륭한 사람이 될 것이라는 보증은 없으나, 그리 될 수도 있다는 기회에 거절한 그를 보고 주변 사람들은 모두가 안타까워했다. 주위의 반대를 무릅쓰고 떠났어야 한 그는 대체 다른 어떤 길을 선택했을까? 한국어를 아예 모르는 그는 한국으로 와 어학과정을 걸쳐 지금 대학교에서 철학과를 전공하고 있다. 에? 철학과? 왜 남들이 탐나도 얻을 수 없는 것들을 포기해서 철학을 배우러 한국으로 왔어야 하는 것이지? 이해가 안 될 수 있지만 그에게는 생각이 있었다. 그때 본 대학입학시험은 그저 호주 유학생활을 잘 마무리하려고 한다는 의미에서 본 시험일 뿐이다.


대학입학시험을 안 본 친구가 있다. 집안 형편 때문에 고등학교 대신 자동차전문학교를 다니고 지금은 잘 나가는 타일 회사의 영업부에서 맹활약을 하고 있다. 학력지상주의인 사회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는 것을 포기하는 순간부터 남보다 더 많은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며, 더 많은 차가운 시선을 느낀 그가 지금 이 자리까지 걸어온 길은 결코 평평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직은 갈 길이 멀지만 차근차근 노력하고 있는 그에게 대학입학시험은 아무런 상관도 없는 것이다. 고등학교를 다녀서 대학입학시험을 보고 좋은 대학에 합격했다고 쳐도 고등학교 3년과 대학 4년 과정에 드는 돈과 시간은 그저 감당하지 못할 부담일 뿐이며, 지금 이 자리에 올 수 있게 해 주지 못하는 것들이다. 대학입학시험은 그의 인생에 존재하지 않았다.


수능,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줄임말. 이와 같은 평가 시스템은 미국의 SAT를 비롯해 세습제에서 벗어나 모두에게 개인의 능력으로 사회적 지위가 결정되는 평등한 기회를 제공한다는 의미에서 생겨난 것이다. 시험을 보고 대학에 합격한 자들은 능력자이며, 남들보다 좋은 직장을 다닐 만한 사람들이다. 그렇게 개인이 갖고 있는 재주나 능력으로 사회적 지위가 결정되는 사회는 능력주의사회이다. 한국처럼.


나는 한국인 학생들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오로지 수능을 잘 보기 위해 초등학교, 심지어 유치원을 다닐 때부터 학교, 학원, 집 세 군데를 오가면서 공부에만 집중한다. 나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학원을 다닌 적이 한번도 없었고, 한번은 정말 수학을 너무 못한다는 생각에 과외 선생님을 구해 왔는데 역시 나에게 안 맞는 것 같아서 수업을 한 번만 듣고 접게 됐다. 공부하느라 하루하루 6시간 밖에 안 자는 것도 상상할 수 없다.





내일이면 수능이다. 진심으로 모두가 잘 됐으면 좋겠다. 단지, 한 가지 기억해 둘 것이 있다면 수능이 시작도 끝도 아니라는 것이다. 잘 쳤다고 해서 인생이 펼쳐지는 것도 아니고 잘 못 쳤다고 해서 인생이 망하게 되는 것도 아니다. 새로운 길은 언제나 생길 수 있는 법이다. 우리가 그리 하고자 한다면.


수험생 여러분, 서울리즘과 함께 여러분을 응원하겠습니다! 모두들 파이팅하고 시험을 무사히 잘 마치기를 바라겠습니다~!!!


글쓴이: 반연문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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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간다. 13학번 학생들이 아직도 수능시험에서 벗어난 해방감을 잊지 못하고 있을 텐데, 고3학생들은 선배들이 부딪혔던 난관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이 난관은 바로 11월 7일 다가오는 수능시험이다. 고3학생들에게 수능시험은 너무나 중요하면서도 무서운 것이다.


수능시험 방식으로 학생을 평가하는 것은 한국뿐 아니라 중국에서도 하고 있다. 성적으로만 학생을 평가하는 것은 과학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공부 밖에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사람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 경험에 비춰 보면 이것보다 더 불합리한 제도는 문이 분과라고 생각한다.



중국 수능시험(高考, 가오카오) 수험생 등록



중국의 교육 제도를 보면, 학생들은 보통 중학교까지 거의 똑같은 과목을 듣고 똑같은 시험을 봤다. 하지만 고등학교 때부터 학생들은 문과와 이과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나도 고2 때 선택을 했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이런 선택을 너무나 후회하고 있다. 이 선택을 할 당시, 내가 너무 어설펐기 때문이다. 사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후회했을 것이다. "그때 잘못 선택했다. 만약에 또다시 기회를 준다면 나 이렇게 선택하지 않았을 텐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고2 때 나는 단지 16살이었다. 그때는 아무것도 몰랐다. 자기가 관심있는 분야? 나중에 대학교 갈 때 선택할 수 있는 전공? 취직에 주는 영향? 등을 전혀 몰랐다. 이 선택이 훗날에 자기 인생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줄 건지 전혀 몰랐다. 사실 그때 누가 이런 것들을 전부 고려하고 선택했을까? 나에게 다시 그때로 돌아가서 선택하라고 해도 그 어린 나이에 이런 문제를 생각하기에 좀 무리라고 생각한다. 그때 나는 이과 공부보다 문과가 더 쉬워 문과로 가기로 결정을 했다. 이런 선택이 내 인생에 큰 영향을 주는데도 불구하고, 그때는 아무것도 몰랐다.


그래서 나는 고2 때 문과 이과 선택하라는 교육체계는 좀 무책임하다고 생각한다. 공부만 집중하는 학교와 학부모들은 학생들에게, 이런 방면에 대한 안내가 너무나 부족하다. 비록 문과 이과 선택에 대한 교육을 하더라도 학생들의 미성숙한 생각으로 인해 자기에게 적당한 선택인지 판단하기가 힘들다. 아직은 자기 어떤 사람인지, 자기 취향이 어떤지, 나중에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자세히 생각할 수 없는 학생들에게 자기 인생에 큰 영향을 주는 선택을 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불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학부모에게 결정하라고 하는 것도 말이 안 된다. 아무리 부모님이라도 자녀에게 의견만 줄 수 있지 선택하거나 자녀 인생을 좌우할 권리가 없다. 따라서 고등학교 때 문과와 이과를 나눠 따로 수능시험(高考)을 보는 방식을 너무 싫어한다.


대학교 때 돼야 자기가 진정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나중에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를 알게 됐다. 하지만 이미 잘못 선택했던 나는 후회 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비록 그 선택은 인생을 결정할 수 없고 나중에 또 다른 기회가 있을 것이니 노력하며 잘 살 수 있다고 위로해 주는 말도 있지만, 그래도 만약에 내가 그때 이과를 선택했으면 내 인생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그래서 고등학교 때 똑같은 과목의 수능시험(高考)을 보고 대학교 올라간 다음에 자기와 사회, 심지어 인생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전공을 선택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대학교 1학년 때 아무튼 학교 필수 공공과목을 들어야 되니까 그냥 이 시간에 필수 과목을 공부하면서 자기가 하고 싶은 전공을 선택하는 것이 나중에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대학교 2학년의 선택과 고등학교 2학년의 선택은 내용도 다르고 결과도 다를 것이다. 나중에 내 아이가 이렇게 선택할 권리를 부여받을 수 있는 것이 내 작은 소원이다. 


글쓴이: 왕하이쉬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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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기 쉬운 외국어라는 것은 있을까? 내가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한 이유 중에 하나가 "일본어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쉽게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한국어를 공부하면서 어려운 점이나 일본어와 다른 점을 많이 느끼게 됐다. 일본인으로서 느끼는 한국어의 어려운 점을 몇 개 소개하고자 한다.




● 경음(硬音)

경음(ㄲ, ㄸ, ㅃ, ㅆ, ㅉ)은 일본어에 없는 자음이다. 나는 한국어를 읽는 방법을 배운 다음 경음의 발음을 계속 연습했다. 교수님이 "목에 힘을 주면서 발음하는 것"이 잘 하는 포인트라고 하셨지만 처음에는 목에 힘을 준다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목에 힘을 준다는 것을 의식하면서 해도 격음은 안 나오고 턱만 이중턱이 될 뿐이었다. 나는 수업이 끝나고 집에 가면 방에서 혼자 연습을 했다. "까! 따! 빠! 싸! 따!" 그리고 학교에서 배운 단어 중에서 '바쁘다'와 '아프다'라는 단어들이 있었으나 나는 두 단어의 '프'와 '쁘'조차 구별하지 못했다. 나는 이 두 단어를 번갈아 되풀이하기도 했다. 하도 똑같은 단어만 반복하니까 어머니와 아버지가 듣기에는 이상했을지도 모르지만 나는 계속했다. 시간이 있을 때마다 맹연습했지만 내가 경음을 제대로 발음할 수 있게 된 것은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한 지가 1년 지났을 때였다.


● 받침

받침도 역시 일본어에는 없는 개념이다. 일본어는 자음으로 끝나는 글자가 없다. 그렇기에 일본 사람이 한국어를 말하면 받침을 잘 못해 알아듣기 어렵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예를 들어 "제 이름은 사유리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를 일본 사람이 말하면 "제 이름은 사유리이무니다. 자루 부타쿠드리무니다." 이렇게 들린다는 것이다. 나는 이왕 외국어를 배운다면 제대로 하고 싶고 무엇보다도 아무리 단어나 표현을 많이 알고 있어도 상대방이 알아듣는 데 있어서 어려움을 느끼게 한다면 그것은 외국어를 잘한다고는 하지 못한다고 맏기 때문에 되풀이 연습을 했다. 또 "세 살 적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라는 말이 있듯이 외국어도 처음에 안 좋은 발음에 익으면 계속 못 고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쓰는 교과서에 붙어 있는 음성 시디를 질리도록 듣고 따라 했다. 시디를 들으면 억양에도 익숙해질 수 있어서 효과는 일석이조였다. 이 때 남다르게 연습을 한 덕분인지, 지금은 처음 만나는 한국 사람에게서 "억양이 한국 사람 같아요!" 이런 소리를 많이 들을 수 있다.


● 다양한 형용사

한국어는 형용사가 참 다양하다. 내가 지금 한국어를 공부하면서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것이 바로 형용사다. 일본어는 색깔의 농담이나 온도의 미묘한 차이를 형용사 앞에 '너무','조금' 등의 부사를 붙여서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나는 '빨갛다'와 '뻘겋다', '누렇다'와 '노랗다' 등이 어떻게 다른지 감이 아직 잘 안 온다. 또 두 문장에서 일본어로는 똑같은 형용사를 써도 한국어로는 다른 형용사를 쓰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볼이 발그레하다" vs. "단풍이 새빨갛게 물들었다"

'발그레하다'와 '새빨갛다'는 일본어로 표현하면 같은 '아카이(赤い)'라는 말을 쓴다. 그 외에도 한국어로 '아카이'를 표현하는 것은 굉장히 많다. 일본어에도 몇 개 있기는 하지만 한국어와 비교해 보면 훨씬 적다. 외국인이 굳이 거기까지 구분할 필요는 없다고 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외국인이 미묘한 뉘앙스를 전달할 수 있었다면 멋있지 않을까? 나는 멋있어 보이고 싶어서 요즘 형용사를 특히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 비슷해서 오히려 어려워

"한국어는 일본어와 비슷해서 공부하기 쉽다"

이런 소리를 흔히 듣는다. 처음에는 나도 그렇게 생각했지만 공부하면서 할수록 그것은 잘못한 인식임을 깨달았다. 단어도 비슷하고 어순도 똑같으니까 직역을 하면 거의 맞지만 가끔 그것으로는 안 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저 사람은 키가 180은 있는 것 같아"

내가 어느 날 친구에게 이런 말을 했더니 친구는 틀린 표현이라고 알려 줬다. 위의 표현은 일본어를 그대로 직역한 것이다.

"저 사람은 키가 180은 되는 것 같아"

이것이 맞는 표현이란다. 사소한 차이지만 이런 차이점을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런 차이점을 발견할 때마다 어려우면서도 한국어 공부에 재미를 느낀다


나는 외국어를 배우는 데 있어서 난이도는 없다고 생각한다. 익숙해지기 쉬운지, 어려운지의 문제지, 외국어를 완벽하게 구사하려면 남다른 노력이 필요한 것은 어느 언어를 배워도 마찬가지다. 나는 일본어와 비슷하면서도 전혀 다른 한국어에 어려움과 동시에 재미를 느낀다. 재미를 느끼면서 한다는 것이 외국어를 배울 때 가장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글쓴이: 사유리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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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글이 의식주 칼럼의 마지막 글이다. 그 동안 옷과 음식에 대해 써 온 그들이 재미있는지 모르겠지만 이번에 한국의 주택문화에 대한 나의 생각을 공유하겠다.


● 기숙사가 안 되면 월세라도...

중국에서 대학교를 다닐 때 기숙사에서만 살아 봤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당연히 기숙사에서 살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한국의 기숙사 신청은 전쟁과 같이 경쟁이 심하다. 성적이 안 좋으면 기숙사에서 살 수도 없다니! 이렇게 보니까 기숙사 위해서라도 잘 공부해야겠다. 학생들이 학교에서 살 수 없기 때문에 학교 주변의 부동산 사업이 아주 발달하다. 학생들은 일반적으로 월세, 전세, 하숙, 고시원 등을 찾아서 삽니다. 유학생과 같은 경우에는 보통 전세 보증금이 너무 비싸기 때문에 고시원이나 월세, 하숙을 택한다. 내가 알기로는 중국에 전세가 없는 것 같다. 20년 동안 한 번도 들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한국의 월세제도는 방 하나 살 돈 없고 월세로 살면 돈 많이 들어서 못사는 사람에게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보증금을 못 받을 우려가 있어서 꼭 믿을 만한 중개사에서 계약서를 잘 써야 되는 것을 유의해야 한다.


● 한국 사람은 왜 바닥에서 자지?

항상 한국 드라마를 보니까 사람들은 모두 바닥에서 자더라고. 왜 그럴까? 딱딱하지 않아? 춥지 않아? 기숙사에서 한 학기 동안 살았을 때 침대방에서 살았기 때문에 온돌방이 도대체 어떤 느낌인지 실감이 안 났다. 나중에 밖에서 원룸을 얻어서 살게 됐다. 이럴 때야 실제로 온돌방이 어떤 방인지 체험했다. 온돌방의 바닥이 틀림없이 딱딱하다. 바닥에서 오래 앉으면 엉둥이가 아프다. 그래서 바닥에 앉아서 먹는 식당에서 기본적으로 손님을 위해서 쿠션을 준비해 놓는다. 온돌방의 바닥이 여름에 차갑고 겨울에 따뜻하다. 당연히 보일러가 있을 때만 겨울에 따뜻할 수 있지. 이럴 때 바닥에서 자면 몸이 따뜻함을 느낄 수 있기에 침대에서 자는 것보다 편하다.



실은 중국의 북방도 이런 식을 짓는 집이 있다. 똑같은 온돌이 아니지만 원리는 비슷하다. 중국 사람은 바닥에서 사는 습관이 없어서 그런지 높게 만들었다. 기본적으로 80cm 높은 '캉'이란 것을 만들어서 그 위에서 자는 것이다. '캉'은 중국 북방지대의 살림집에 놓는 방의 구들이다. 한쪽은 연통이랑 연결하고 다른 쪽은 부뚜막이나 가마목과 연결한다. 밥을 지을 때 열량이 '캉'아래에서 통과해 따뜻해진다. 이런 점에 한국의 전통 온돌과 비슷하지. 좀 차이가 있는 것은 우리 '캉'에서는 보통 잘 때 필요한 이불과 배게 등 밖에 없다. 그런데 한국은 지금의 온돌방의 바닥에서 모든 것을 다 놓을 수 있다. 10여년 동안 '캉'에서 잤기 때문에 한국의 온돌방에서 사는 것은 친근감을 많이 느낀다.

글쓴이: 왕화이쉬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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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은 한글 사랑이 대단하다. 한글날이 국가 휴일이 될 만큼 말이다. '뿌리 깊은 나무'라는 한구 드라마도 있다. 이 드라마에서는 한글 창제의 역사를 드라마틱하게 연출했다. 비록 이 드라마와 한글 창제의 역사가 얼마나 유사한지는 입증할 수 없지만 드라마를 보면서 한글도 그렇고 그것을 가능하게 한 세종대왕이 참 위대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한국 사람들도 그것을 아주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었고 "우리말"이라고 수식할 정도로 애착이 강하다 (예를 들어, 영어권 나라, 혹은 중국에서는 자기들이 쓰는 언어를 '우리'라는 말로 잘 수식하지 않는다). 그러나 한국인들의 한글 사랑이 남달라도 내가 보기에는 역설적인 몇 가지 현상이 존재하는 것 같다.



그 역설은 다음과 같은 것이다. 한국인들은 영어화된 용어를 계속 만들어내고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그 단어들은 영어도 아니고 한국어도 아니다. 한국어는 표음 기제에 속하는 언어라서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지만 역설적인 부분은 한국인들이 영어화된 어휘에 대해서는 별로 반감을 느끼지 않고 자유롭게 사용하지만 반면에 일본어 외래어, 혹은 중국어 외래어(한자어)에 대해서는 정확한 우리말을 사용해야 한다며, 끊임없이 지적하고 "축출"하려는 노력을 보인다는 점이다.

글로벌화된 흐름을 역류할 수 없으니 영어 외래어가 많아지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여기서 또 하나 역설적인 것은 한국인들이 한글 사랑이 각별해도 영어 외래어를 괜한 장소, 혹은 상황에서 스스럼없이 사용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영어권에서 온 외국인들은 또 한국인들이 사용하는 영어 외래어를 알아 듣지 못한다. 그리고 굳이 꼭 영어 외래어로 하지 않아도 되는데, "더 멋지다", "더 있어 보인다" 하면서 사용할 때 그렇다. 그럴 때면, 한국인들의 한글 사랑은 어디로 간 것일까? 예를 들어, 이 글의 제목이 "한국인들의 한글 사랑 역설"보다는 "패러독스"를 씀으로써 더 많은 시선을 끌 수 있다는 사실과 함께, 영어권 외국인들은 "패·러·독·스"라고 말하면 "what!?"하고 반응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한국인들은 일본어를 어원으로 하는 어휘에 대해서는 아주 비판적이다. 한번은 같이 사는 한국인 친구와 함께 닭도리탕을 만들어 먹게 됐다. 그 친구는 내가 자꾸 "닭도리탕"이라고 말하자 "닭도리탕은 일본어야. 정확한 우리 말로는 닭볶음탕이라고 해야 돼!"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닭볶음탕"을 만드는 내내, 내가 "닭도리탕"이라고 말하는 순간마다 "아니라니까, 닭볶음탕이라고" 하면서 바로잡으려고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일본어 외래어를 사용할 때마다 지적을 당한 적이 여러 번 있었다.

한국인들이 식민지 역사에 대한 트라우마(trauma)를 가지고 있어서 더 한글에 뿌리 박힌 일본어 단어들을 뽑아내려 한다는 것은 이해가 된다. 그렇지만 그런 행위들이 꼭 한국인들이 한글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기보다는 일본 단어라서 그렇게 하는 경우가 오히려 더 많은 것 같다.

따라서 한국인들이 가지고 있는 이런 자기 언어에 대한 자부심은 민족감정과 글로벌화된 흐름 가운데서 가끔 역설적으로 보이는 것이다.

글쓴이: 최정연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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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1.18 14:19


    비밀댓글입니다

기말고사가 곧 닥쳐오기에 나는 집 옆의 도서관을 찾았다. 오전이라서 그런지, 도서관은 텅 비어 있었다. 나는 햇빛도 안 들어오고 책도 많이 진열돼 있지 않은 조용한 구석자리츷 찾아 앉았다. 그리고 열심히 시험준비를 위해 공부를 했다.

막 공부에 열중하고 있는데 배가 점심 시간을 알려 주려는 듯이 꼬르륵하기 시작했다. 나는 열심히 공부를 한 내 자신에게 쿨하게 한턱 쏘려고 도서관 옆에 있는 롯데리아로 향했다(물론 푸짐한 식사는 아니지만 시간 아끼는 식단 중에 최고라서...).

맛있는 햄버거를 배에 채우고 느긋한 발걸음으로 도서관으로 다시 들어 왔더니 어느새 도서관은 고등학교 강의실이 된 듯한 광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나는 순간 휴대폰으로 날짜를 확인했다. 분명히 빨간 날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고 다시 머리에 물음표를 달았다. 나중에 알게 된 것이지만 한국에서는 고등학생들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학교에 붙어서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고등학생들은 거의 저녁 9시까지 학교에서 수업하고 야자까지 마치는 것이기 때문에 오후가 되니 '말벌'처럼 갑자기 도서관에 몰려든 고등학교 학생들을 보고 나는 놀라움을 멈출 수가 없었다.

그러려니 하고 나는 계속 나의 책 속으로 빠지려 했다. 그러나 바늘이 떨어져도 소리가 들리도록 조용한 도서관에 갑자기 어느 한 곳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온다.

궁금해서 화장실을 가는 척 하면서 소음의 발원지 쪽으로 가 봤더니 한 고등학교 여학생이 쓰러진 것이다. 도서관 관리인은 급히 여학생의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 반대 쪽 여학생의 어머니의 말에 당황을 멈출 수 없어서 관리인이 다시 반복한 말에 나는 또 한번 깜짝 놀랐다.

"자주 쓰러지니까,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다"니...... 분명히 자기는 지금 바쁘니까, 조금만 있으면 애가 혼자서 깨어날 테니, 그냥 내버려두라는 뜻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나는 왠지 관리인이 어머니의 말에 화가 난 것 같이 느껴졌다.

"저희가 일단 119에 전화를 할 테니까요, 어머님도 빨리 병원으로 찾아가 주세요." 그는 여학생의 어머니에게 아주 간단 명료하게 설명을 하고 전화를 끊고 나서 바로 119에 전화를 했다.

불과 몇 분 지나지 않아 119에서 침대를 가지고 찾아와 여학생을 데리고 갔다. 그리고 도서관은 다시 고요함을 되찾았다.



나는 우리 대학교 도서관에서도 비슷한 장면을 본 적이 있었다.

친구와 같이 학교에서 중간고사를 준비하던 날이었다. 친구가 화장실을 다녀오더니 나에게 빨리 엘리베이터 쪽으로 같이 따라오라고 했다. 가 보니 한 남학생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도중에 쓰러진 것이다. 내가 다가갔을 때는 몇몇 학생들이 이미 모여 있었고, 학교 건강센터에서 사람들이 바로 도착해 조금 되지 않아 그 남학생을 침대에 눕히고 데리고 갔다.

이러한 '심각한' 일들뿐만 아니라 도서관에서 코피를 흘리며 공부하는 학생들, 그리고 슬리퍼와 칫솔, 치약 등 필수품을 챙겨서 도서관에서 밤새 공부하는 학생들을 나는 한국에서 비교적 흔하게 봤다.

이렇게 말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나는 한구에서 학교를 다니고 교육을 받는 학생들에게 괜히 '불쌍하다'는 느낌이 든다. 물론 아시아권에서는 다들 조금씩은 학벌에 목이 매여 있고 그 게 아주 중요하게 여겨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왠지 더 심각하게 경쟁을 하고 보다 더 열심히 대학을 위해서 혹은 취직을 위해서 죽은 힘을 다해 공부를 하고 학원을 찾아 다니는 것 같다. 좋거나 나쁘다고 평가하기에는 나로서 한국에 대해 너무나 많은 것을 알지 못하고 있기에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러한 것들을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하기보다 '열심히 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해 주고 인정해 주면 내가 학생으로서도 마음의 위안이 될 것 같다.

글쓴이: 심해연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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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등교하고 수업을 듣고, 친구들과 식당에서 점심을 먹으면서 숨을 돌리고, 방과 후에는 동아리나 아르바이트를 열심히 하고... 이런 한결같아 보이는 대학 생활이지만 어느새 후배가 들어오고, 또 시간이 흘러 수료할 시기가 되고, 학교를 졸업하는 시기가 눈앞에 다가오는 법이다. 열심히 공부하고, 그만큼 열심히 놀고 하면서 바쁘게 지냈던 대학 생활도 이제 종반에 들어선다. 즐거운 대학 생활을 마무리 짓기 위해 대학생들이 해야 하는, 큰 일이 하나 더 남겨져 있다. 그것은 '진로 결정', 즉 취업이다. 가을 학기에 들어가서 한국에서도 곳곳에서 취업에 관한 이벤트를 하고 있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일본 대학생들은 어떤 식으로 취업 준비를 하는 것인가? 일본의 취업을 살펴보자.



일본에서는 졸업하는 연도의 약 1년 전부터 취업 준비를 해야 한다. 예를 들어 2014년 3월에 졸업하는 학생은 2013년 12월부터 일자리를 구하기 시작한다. 즉, 3학년 2학기부터 본격적으로 취업을 향해 움직여야 한다. 채용에 대한 정보는 12월 1일에 일제히 공개되기 때문이다. 12월 1일부터 회사는 각각 설명회를 열거나 지원서를 받는다. 새해가 되면 점차 전형이 진행돼 4월 이후에 회사는 내정을 통지할 수 있고 그 다음해 4월부터 일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2015년 3월에 졸업할 학생들의 스케줄을 예로 들어 보면 다음과 같다.

2013년 12월: 채용 정보 공개

2014년 1~3월: 설명회, 선형 진행

2014년 4월~: 점차 내정 통지

2015년 4월: 입사

12월 1일에 정보가 공개될 때까지 자신이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는지, 어느 회사에 지원할지를 대충 생각해 놓을 필요가 있다. 즉, 엄밀히 말하면 12월부터 준비를 시작하면 뒤늦은 것이다. 취업 활동을 순조롭게 하려면 12월에 정보가 공개되기 전에 미리 회사 정보나 자기 분석을 해 놓아야 한다. 사실 이 현행 제도는 2016년부터 바뀔 예정이다. 대학 생활이 1년 넘게 남은 시기에 취업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 학생들에게 부담이 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2016년부터는, 정보를 공개할 시기가 2015년에 늦춰졌다. 그러나 학생이나 기업 쪽에서는 반대하는 소리가 나와 있다. 학생들의 입장에서 보면 졸업 논문을 쓰는 시기와 겹쳐 학생 생활의 마무리가 되는 졸업 논문에 충분한 시간을 돌릴 수 없다는 불만이 있고, 기업들은 '기업에 대해 잘 모른 채로 지원할 학생들이 많아질 것이다'라는 불안감을 보이고 있다.

일본 대학생들은 졸업하기 전에 일자리를 구하려고 한다. 졸업을 하고 나서 시간을 두었다가 일을 구하는 것이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졸업하기 전에 진로가 정해지지 않으면 심각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졸업하고 한참 지난 사람들을 회사 쪽은 좋게는 안 본다. 졸업하고 무엇을 했는지, 면접관들을 설득시킬 만한, 어지간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휴학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나는 한국에 와서 휴학을 하는 학생들이 많은 것에 놀랐다. 더 놀란 것은 휴학을 한 '이유'다. "자신만의 시간을 갖고 싶어서", "여행을 떠나기 위해서". 이런 이유들을 들었을 때 나는 "한국에서는 그런 이유로 휴학할 수 있구나"라고 생각했다. 물론 그 사람이 잘 생각해서 낸 결론이라는 것은 이해하고, 나쁘게 말하려는 것은 절대 아니다. 일본에서는 위에서 언급한 이유로 휴학하는 사람은 드물기 때문이다. 영 없는 것은 아니나, 일본보다 한국이 더 휴학을 하는 학생들이 많은 것 같다. 휴학을 했을 경우에도 취업 면접을 볼 때에는 꼭 면접관이 질문을 하기 때문에 명확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취업난인 지금은 졸업을 앞둔 학생들이라고 하더라도 일자리를 구하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휴학을 했거나, 졸업 후에 공백 기간이 있으면 취업은 더 어려워지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일본에서는 대학에 재학 중에 일단 일자리를 구하려고 한다. 만약 그것이 희망한 일자리가 아니더라도 내정을 받으면 그 회사에 들어간다.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일을 하면서 그 꿈에 도전하는 것이다.

사실 필자는 2015년에 졸업할 예정이다. 즉, 올해 12월부터 취업 정보가 공개되기 때문에 얼마 전부터 조금씩 취업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나는 개인적으로 현행 스케줄에 찬성한다. 취업 준비에는 불안감도 있고 가능한 한 일찍 일자리를 구하고 걱정거리를 없애고 싶기 때문이다. 한국에 비하면 꽤 일찍 취업 준비를 해야 하는 일본 대학생들. 나는 취업 때문에 마지막 하기를 정신 없이 지내는 것보다 일찍 끝내서 남은 대학 생활을 여유롭게 지낼 수 있다는 점에서 일본 취업 스케줄이 좋다.

글쓴이: 사유리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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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꿈을 잃었을까요?

학교 축제 때 틀어 준 영상이 생각난다. 활기 넘친 대학생들이 몇 천 명 모여 있는 운동장. 날이 캄캄해서 그런지, 스크린이 더 잘 보이고 영상의 소리가 똑똑히 잘 들린다. '꿈이 뭐예요?' 학교를 견학하러 온 고등학생들에게 물었다. 의사, 대통령, 선생님... 그들의 목소리에는 명확함과 순수함, 그리고 열정이 들렸다.

"대기업에 취직하고..."

"넌 꿈이 있어?" (여학생 한 명이 웃으면서 옆의 친구에게 물었다)

... (침묵)

"언제 잃었는지 기억 안 나요."

"없어요."

대학생인 그들의 답 속에는 안타깝게도 무력함과 막연함 밖에 들릴 수 없었다.

영상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한때 명랑하고 꿈이 있는 우리는 언제부턴가 꿈을 잃었다. 영상이 계속 이어져 가면서 뜨거운 축제 분위기는 잠깐 가라앉고 모두가 스스로에게 질문할 시간을 가졌다. 나는 꿈을 잃었을까?



한국에서는 학생들이 학업 또는 취업에 대한 압박 때문에 꿈이 없다는 주장을 많이 한다. 실은 한국뿐만 아니라 입시위주적인 교육과 취업난이 심각한 문제로 돼 가고 있는 한중일을 비롯한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는 비슷한 것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진정으로 젊은이들에게 꿈을 키울 수 없고 희망을 줄 수 없는 땅인가?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그 동안 모은 돈으로 어학연수를 가려고 하는 사람들, 평생 한국에 살아오면서 벗어나지 못한 사회적 압박에 해방되려고 하는 사람들, 외국에서 태어나 한국으로 돌아와서도 적응이 잘 안 되는 사람들. 한국을 떠나고 싶어하는 한국 사람들이 그리 하고자 하는 이유는 한국보다 다른 나라에서 더 큰 가능성이 보인다는 것이겠지요? 그러나 한국은 그토록 슬픈 땅인가? 다행히 그렇지는 않다.

한국을 떠나고 싶어하는 한국 사람이 있다고 하면 한국에 남고 싶어하는 외국인도 있다. 3년 간 여기서 사귀고 헤어진 외국인 친구가 많았는데 이미 떠난 그들에게 떠나고 싶지 않다는 말을 심심치 않게 들었다. 자기 나라로 돌아가서 3개월 만에 또 다시 학업의 목적으로 온 친구가 몇 명이 있었고, 그것이 안 되는 친구들은 적어도 거의 한 번씩 여행을 다녀갔고, 여행을 다닐 여유조차 없는 친구들은 한국이 그립다거나 돌아가고 싶다는 말을 자주 한다. 그토록 한 나라에 남고 싶어한다는 것은 그 나라가 희망을 키워 주고 그 땅에서 자기의 꿈을 펼칠 수 있기 때문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일본으로 돌아가면 또 다시 평범한 나로 돌아갈 것 같다", "한국에서 학교를 창립하고 교장 선생님이 되고 싶다", "기획사로 들어가서 노래하고 싶다", "한국에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새로운 내가 발견된다"... 각각 다른 삶을 살아온 사람들이지만 한국에 남고 싶어하는 이유는 같다. 한국은 가능성을 보여주는 땅이기 때문이다.

어떤 곳이든 남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떠나고 싶어하는 사람 또한 분명이 있을 것이다. 한국에 남아 꿈을 꾸는 외국인들은 한국이 꿈을 키워 줄 수 있는 땅이라고 말해 준다. 그 와중에 꿈을 아직 안 잃은 한국인 대학생들이 있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음악에 열광하는 친구는 악보를 차리고, 법학을 전공하는 선배는 기자가 되고, 동양에 관심이 많은 후배는 동아시아에 대해 연구하는 교수가 되고, 자기가 모은 돈으로 뮤지컨 관람을 취미로 키우는 동기는 뮤지컬을 기획하고... 그리고 "하고 싶은 거 너무 많아서 뭐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 동생 또는 "내가 말하는데 나는 정말 나중에 인류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칠 사람이 될 거다"라고 한 오빠. 멋진 꿈을 꾸고 있는 이들이다. 또한 꿈을 꾸는 것 자체가 멋져 보이는 그들이다. 한국의 가능성은 한국 땅에서 꿈을 꾸는 그들에게 있으며 한국은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나라다.

그러한 한국에서 당신의 꿈은 뭐예요?

글쓴이: 반연문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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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음식이 입에 맞느냐. 너무 맵지 않으냐. 이런 질문을 받을 때가 적지 않다. 나는 한국에서 살고 있는 미국인이기 때문이겠지. 그런데 한국에서 먹는 것들은 먹기 힘들다고 하기보다 이해가 안 될 때가 너무 많더라. 한식의 종류가 많고 다양하지? 미국에서 살 때 먹을 만하다고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했던 것들은 다 한국에서 먹히고 있는 것 같다. 밥은 말할 것 없는데 설날이 되면 떡국뿐만 아니라 한 살 더 먹으니까 지름이 새겨질까 봐 겁도 먹고... 진짜 새겨지면 충격 먹기도 하고... 심지어는 사람과 친해지는 과정에 친구먹는다. 아니, 근데 정말 먹을 거리 때문에 한국 생활이 얼마나 힘든지를 알고 싶을 때 입에 맞느냐가 아니라 귀에 맞느냐, 알아듣겠느냐가 더 적절한 질문이 아닐까 싶다. "먹다"라는 단어의 용도만 봐도 한국말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 수 있다.



한국어를 배울수록 배워야 할 어위가 많아져도 너무 많아지는 것 같다. 산을 넘어 산이라고 하지만 나는 바다에 퐁당 빠지고 수면으로 헤엄쳐 봐도 더 깊이 물속으로 빠져들고 만다는 느낌이다. 한국어 표현법이 내 모국어(영어)와 너무 다르기 때문에 그렇게 느껴지는 것 같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서로 호환되지 않는 것처럼. "먹다"가 하나의 예일 뿐이다. 양국어의 차이점은 어휘와 어순을 넘어 세상을 보는 관점, 세계관에 얽힌 개념의 차원에서까지 발견된다.

무슨 나라에서 살고 있든 현지에서 즐겨 먹는 음식들을 맛보고 좋아하려고 하는 것은 언어를 배우는 것만큼 중요하고 도움이 된다. 좋아할수록 생활이 편해지니까. 나는 한국 음식이 정말 최고다. 미국에서 어떻게 먹고 자랐는지 가끔식 까먹을 정도다. 나도 한국 사람처럼 얼큰하고 매콤한 것이 입에 맞으니까 쭈꾸미부터 한국화된 양식까지 다 잘 먹는다. 그런데 한식을 얼마나 좋아하더라도 뿌리를 속일 수 없듯이 간혹 조국에서 먹었던 음식을 다시 먹고 싶을 때가 있다.



며칠 전에 시카고의 한 동네에서 팔리는 치킨이 땡겼다. 아니, 땡겼다는 것보다 극단적이었다. 한국에서도 치킨을 먹을 수 있다는 게 맞기 맞지만 이쪽 치킨이 이쪽 치킨이고 저쪽 치킨이 저쪽 치킨이다. 향수의 영향력이 장난이 아니다. 어째뜬 며칠 전에 뭐 먹고 신퍄는 질문에 압도적인 반응이 있었다. 기억들이 저장된 파일에서 쏟아져 나오듯이 그 치킨의 맛과 냄새, 식감까지 갑자기 생생하게 떠올랐다. 꼬르륵 꼬르륵 침이 고였다. 그 너무나 감각적인 반응은 내 안에서 비롯된 기억뿐 때문이었고 외부에서 풍겨오는 냄새와 같은 자극이 없었다. "치킨이 땡긴다"고 할 때처럼 내가 치킨한테 끌리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 속에 (아니면 뱃속에?) 어떤 욕구가 끓어올랐던 것이다. 여기서 조사가 중요하다. 그때그때에는 내 그 치킨 미치듯이 먹고 싶었던 것이다. 치킨이 목적이었다고. 그래서 땡기는 말은 너무 부족하게 느껴져 가지고 한국에서 사는 동안에 가급적 꺼리는 영어로 "I'm having a craving for fried chicken(치킨에 대한 욕구가 있다)!"라고 말해 버렸다. 



모국어 때문에 본능적으로 느낌이나 감정, 생각을 한국 사람과 달리 이해하고 표현하려고 할 때가 가끔씩 있다고 나는 그 일로 알게 됐다. 우리 심리에 모국어 때문에 어떤 언어적 표현법이 깊이 심어져 있고 나는 한국어의 표현법이 내 모국어의 코드와 굉장히 대조된다는 것이 한국어의 가장 어려운 점이다. 결국 외국어를 배우는 것, 특히 영어 원어민으로서 한국어를 배우는 것은 어휘와 발음과의 싸움에 그치지 않고 세상을 보고 느끼고 이해하는, 또 다른 사고방식과 세계관을 습득하려는 과정이기 때문에 어려워도 너무 어려운 일이다. 

글쓴이: 타일러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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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연주

    2013.10.23 14:23


    타일러~^^
    오늘 아침 tbs TV '시사매거진 NOW' 를 통해 '서울리즘' 을 소개했던 아나운서 정연주예요.
    오늘 방송에서 한국어로 유창하게 인터뷰 잘 해주어서 고마워요.
    서울리즘이 궁금해서 바로 들어와봤답니다.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재미있네요.

    앞으로 다양한 생각을 나눌 수 있는 멋진 웹진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합니다.

    • seoulism

      2013.10.23 17:36 신고


      서울리즘을 한국분들에게 소개해 주시고 직접 사이트를 방문해 주시는 것까지, 정말 감사합니다!!

      오늘 아침에 인터뷰 할 땐 제가 지하철역 쉼터에 있었는데 우연히 옆에 TV가 있고 방송이 되고 있었어요! 처음에 몰랐는데 말하는 도중에 제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 가지고 돌아보니까 제 사진도 나오고 그래서 ㅋㅋㅋ 갑작이 확 긴장됐더라고요 ㅋㅋㅋㅋ 어쨌든 ㅋ 정말 재미있었고 방송으로 서울리즘을 더 알릴 기회라서 늘 고맙게 기억하고 있겠습니다.

      앞으로도 다양하고 흥미로운 글들 많이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 2014.07.16 00:36


    아주 좋은 글이네요

  3. 2014.07.24 00:50


    비밀댓글입니다

  4. 거리

    2014.07.24 05:57


    만화가 너무 귀엽네요. 제가 좋아하는 Alice in Wonderland 에 삽입된 (아마 2편 Through the looking glass) 시에서 warlus 가 귀여운 oyster들을 먹어버린 장면에서 느꼈던 것과 비슷한 충격을 받았어요 ㅋㅋㅋ 그때도 삽입된 삽화땜에 충격이었는데 ㅋㅋㅋ

  5. 이하은

    2014.07.25 04:18


    그렇군요. 정말 한국어랑 영어랑은 대조되는게 많은 거 같아요

  6. 정미선

    2014.08.11 17:13


    Mother tongue 에 따라 각인된 사고방식과 표현 방법이 정말 다르죠. 한국인으로서 영어를 쓰며 사는 저는 '아깝다'는 표현이 영어로 안된다는거에 좌절햇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요. 물건을 잃어버려서 아까운 경우와 거의 다잡은 기회를 놓친 경우의 아깝다는 표현은 그 자잘하고도 소소한 느낌을 도저히 영어로 표현이 안되도라구요. 치킨에 대힝 크레이빙 제가 여기서 대신 경험해드릴께요 ㅎㅎ

  7. 데헷

    2014.08.14 19:04


    다르게 생각하면 한국인에게 영어가 어려운 이유도 될 수 있지 않을까요?

  8. 데헷

    2014.08.14 19:04


    다르게 생각하면 한국인에게 영어가 어려운 이유도 될 수 있지 않을까요?

  9. 데헷

    2014.08.14 19:04


    다르게 생각하면 한국인에게 영어가 어려운 이유도 될 수 있지 않을까요?

  10. 저녜은

    2014.08.18 17:13


    조사가 중요 ㅋㅋㅋㅋ빨간글씨로 강조해놓은 것 웃겨요 저는 무엇이 땡긴다 라는 표현을 잘 안쓰는 한국인입니당 그냥 치킨먹고싶어!!라고 말해요ㅋㅋ

  11. 2014.08.28 20:14


    비밀댓글입니다

사명감. 엄숙하고 웅장한 느낌이 나며 위대한 사람에게만 쓸 수 있는 줄 알았던 이 단어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나와는 안 어울리는 단어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북한인권시민연합에서 봉사를 하고 있는 자로서 일반인들에게 탈북자에 대한 인식을 개선시키는 사명감이 느껴지며, 서울리즘의 집필진으로서 한국에 사는 외국인들의 목소리를 대신 내 주는 사명감이 느껴지고, 아무런 단체에 속하지 않고 그저 현대 사회의 일원인 나로서는 동아시아의 공동체 의식을 형성하는 데에 한 몫을 하고 싶다는 사명감이 느껴지고 있다. 더불어 살자는 사회다. 하지만 사람들의 머리 속에는 하나로 되고자 하는 의식이 결핍돼 있는 사회이기도 하다. 특히 한국에 온 이후부터 많은 한국 사람과 일본 사람과 어울리며 나는 한 · 중 · 일 간의 갈등과 마찰에 있어서 그러한 안타까움이 많이 느껴진다.



이번주에 서울리즘을 홍보하는 의미에서 우리는 길거리로 나가 설문조사를 실행했다. 사람들에게 조사한 것 중에 '외국인이 본 ○○이/가 궁금하다'라는 질문이 있었는데 거기서는 의외롭지 않게도 위안부와 독도라는 답이 나왔다. 이는 어떤 외국인, 특히 일본인들에게 다루기 어려운 주제일 수도 있다.

그리고 지난 주에는 일본 친구와 제주도에 갔다 왔는데 거기서 만난 택시 기사 아저씨는 우리 일행 중에 일본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자마자 일본 교과서의 역사 왜곡과 위안부 문제에 대해 비난을 했다. 아저씨는 흥분한 상태에 빠지고 우리는 말 한마디 없이 듣기만 했다. 그런 상황은 한국에서 처음이 아니었다.

분명히 뭔가 잘못되고 있다. 한발 물러서서 더 넓은 시각으로 보면 지금 이 그림은 분명히 우리가 그리고 싶은 그림이 아닐 것이다. 모두가 하나가 되고 조화로운 사회를 실천하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삶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데 그렇기 위해서는 상호적인 소통이 필요한 것이다. 또한 상호적인 소통을 위하여 어느 정도의 오픈 마인드를 가지고 있어야 우리는 한 자리에서 논의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잘못된 자리에서는 잘못된 견해가 형성될 수밖에 없다. 교수님이 위에서 중국이나 일본에 대해 다룰 때 지나치게 주관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잘못된 것이며, 그것을 듣고 학생들이 밑에서 비웃는 것도 잘못된 것이다. 분명히 동아시아의 향후 교육 방향을 주제로 하는 토론 콘테스트인데 중국 대표팀 없이 한국 대표팀과 일본 대표팀이 일방적으로 검색 자료를 가지고 중국의 교육을 평가하는 것이 잘못된 것이다. 잘못을 알아야 바로잡을 수 있는데 그것을 의식하지 못하는 것 또한 문제이다.

나는 지금까지 한국에서 가져 봤던 가장 오픈돼 있는 자리는 어학원을 다닐 때 선생님과 반 친구들과 함께 한 반 모임이었다. 선생님 두 분은 한국 사람이고, 남어진 우리는 일본, 대만 지역 그리고 중국 대륙에서 온 유학생이다. 열 명이 고깃집에서 철판에 둘러 앉아 연애관에서 아시아의 발전까지 네 시간 동안 어찌나 적극적인 대화를 나누었는지 모른다. 특히 동아시아에 대해 이야기할 때 우리는 역사적인 사건, 일본의 교육 문제, 중국 대륙과 대만 지역의 분열, 한국의 정권 등 민감한 주제를 다루면서 동아시아의 평화를 강조하고 더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 한 · 중 · 일 간의 전략적인 협력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꼈다. 그리고 일본 친구들은 전에 몰랐던 역사적 사실에 대해 더 자세히 알게 되고 부끄러운 마음을 사과와 함께 전달했다. 실은 그 전까지만 해도 나는 모두가 평화롭게 지냈으면 하는 바람만 품고 있었지, 동아시아란 개념이 없었고 한 · 중 · 일을 하나로 묶어서 세계를 바라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그날의 평화로운 자리를 통해 나는 처음으로 동아시아의 공동 발전을 위해 힘을 내 봐야겠다는 사명감을 느꼈다.

우리는 더불어 잘 살 수 있다, 서로 조금만 노력한다면 서로 조금만 더 선의를 가져 준다면, 서로 조금만 더 배려를 해 준다면.

글쓴이: 반연문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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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李子龍

    2013.10.22 02:58


    제가 언제 이랑글을 쓸 수 있을 거에요...

    • 타일러 라쉬

      2013.10.25 17:49 신고


      당연하죠!! 활동하고 싶으면 나중에 서울리즘으로 오세요~^^

    • seoulism

      2013.10.25 17:51 신고


      그래요! 당연히 이런 글을 쓰실 수 있죠! 서울리즘 활동하고 싶으시면 seoulism13@naver.com으로 연락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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