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방송국(KTVU)의 아시아나에 대한 인종차별적 이름 보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지역의 KTVU 방송국이 최근의 아시아나 사고에 관련해서 기장 명단을 밝히겠다면서 실제가 아닌, 인종차별적인 표현을 따서 만든 이름으로 보도해, 뜨거운 논란이 벌여지고 있습니다. 다민족인 미국에서 많은 국민들을 노엽게 한 이 사건은 누가 어떻게 터뜨린 걸까요?



● 이름이 왜 인종차별인지

위의 비도에서 보도된 바와 같이 기장을 조롱하는 인종차별적인 이름들은 다음과 같이 이해하시면 됩니다.


이름 

표현 

뜻 

 Sum Ting Wong (썸팅웡)

Something's wrong 

뭔가 문제가 있다 

 Wi Tu Lo (위툴로우)

 We (are) too low

너무 낮다 (비행기가 너무 낮게 난다는 뜻)

 Ho Lee Fuk (호울리퍽)

Holy Fu*k 

 빌어먹을 (욕/감탄사)

 Bing Ding Ow (빙띵아우)

Bing, Ding, Ow! 

 부딪칠 때의 의성어(Bing, Ding)와 아플 하는 감탄사(Ow)


이 이름들은 미국인의 귀에 광동어로 된 중국 이름처럼 들리지만 뻔히 이름이 아닌 조롱으로 알려 있고 중국인에 대한 인종차별적 말장난으로 사용되는 이름들입니다


● 사과가 아닌 사과

KTVU 방송국은 이 사건을 실수라고 하면서 공식적으로 다음과 같이 사과했습니다.



이 사과는 절대 성실하다고 생각하고 받아들이면 안 됩니다. 앵커에 따르면 KTVU 방송국에서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에게 연락해서 명단을 NTSB 인턴한테 확인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즉, NTSB의 잘못이라는 듯이 NTSB 인터이 장난친 것으로 변명하는 겁니다. 그런데 여기에 새빨간 거짓말일 수밖에 없는 건 NTSB가 기장의 이름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공무원들하고 일해 본 사람들 다 알고 있다시피 그렇게 민감한 정보를 인턴에게 알려 줄 리가 없습니다. 분명히 KTVU 측에서 누가 말도 안 되는 인종차별적인 장난을 치고 나니까 책임을 남한테 넘기려고 하고 있습니다.


● 미국인의 반응과 논란

KTVU 방송의 인종차별적 이름 보도에 대해서 미국인들의 반응이 뜨거운 논란이라고 봐도 됩니다. 우선, 유투브와 여러 비디오 웹사이트에 위와 같은 영상들이 바이럴(Viral)이 되고 댓글이 많이 달리고 있습니다. 관련 기사나 동영상에 단 댓글과 페북, 트위터에서 사람들이 오른 글을 보면 이 이슈가 도대체 왜 인종차별이냐는 극소수의 보수적 반응이 있는 한편, 대부분이 열렬히 KTVU와 NTSB를 공격하고 있습니다.

KTVU와 NTSB를 둘 다 규탄하는 이유는 인종차별적 이름 보도를 사과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KTVU나 NTSB에서 누구를 잘라야 한다는 주장으로 나옵니다. 그리고 이 이슈가 미국인들이 보기에는 인종차별에 그치지가 않고 언론의 신뢰 문제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이름 보도도 그렇고 사과도 그런데 KTVU가 허실을 사실로 내세우려고 있다면서 언론사로서 비윤리적이라고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습니다. 


● 한국에서 사는 미국인으로서

저는 이 사건에 대해서 처음 들을 때 페이스북으로 돌린 영상을 봤는데 기가 막혔습니다. 폭스 뉴스(Fox News)라는 극우 · 보수 방송국이라도 기가 막힐 텐데 폭스 뉴스가 아니라는 것도 충격적이었습니다. 저는 원래 미국에서 인종차별에 대한 담론이 잘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이 사건만으로 그 생각이 바뀌지는 않았지만 인종차별을 방지하려면 역시 한 방에 되는 일이 아니고 꾸준히, 끊임없이 교육을 시키고 대화를 나눠야 한다는 생각이 더 강해졌습니다.

그런데 이렇게나 차별적인 일이 터질 때면 수치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원래 미국에 대한 애국심이 많은 제가 미국인이라는 사실을 감추거나 저희 아버지가 유럽에서 이민 오셨다는 것을 자기소개할 때 강조하고 싶어집니다. 그러나 이 일은 무엇보다도 화가 납니다. KTVU 방송국이 이렇게 기가 막히는 오류를 범한 것은 미국인들이 무식하고 차별주의자들이라는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조금 더 개인적인 면에서는 아시아나 사고가 비극이지 않습니까? 사람이 죽고 많이 다친 데다가 사고 원인을 알아내려는 과정에서 이미 마찰을 일으킨 마당에 경홀히 인종차별적 이름을 보도하는 것까지 정말 불필요하고 유감스럽습니다. 한국말로 어떻게 표현해야 되는지 잘 모르겠지만 영어 표현 하나를 직역하자면, 이 사건은 아주 떨떠름한 맛을 입에 남깁니다.


글쓴이: 타일러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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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하은

    2014.07.25 05:49 신고


    음..일년전에 이 기사를 읽었었는데 화가 났던게 기억납니다. 타일러씨도 그랬군요. 인종차별..한국에서도 이제 많이 거론될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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