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서울의 특징이 되는 모습에 대해 칼럼을 쓸 계획이었는데 하다 보니 서울뿐만 아니라 한국의 모든 도시에 적용될 수 있는 얘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칼럼을 <한국 도시의 모습>이란 주제로 생각하는 것이 더 맞는 것 같다.



이번에는 아파트처럼 크지 않지만 도시를 다녀보면 어디서나 모습을 들어내는 것이다. 이것은 바로 귀여움이다. 핸드폰 케이스, 이모티콘, 옷 패션, 얼굴의 표정과 같은 보디랭귀지, 광고 스타일, 그리고 원래 진지한 사회적 메시지를 들어내는, 만화처럼 그려진 광고와 거리 간판까지 모든 것이 귀여워야 한다. 특히 서양에서 온 사람에게는 그런 것이 신기하고 낯설게 보인다.

그 이유는 '귀엽다'라는 단어가 '어린애 같다', '유치하다', '순진하다', '상냥하다' 등의 어감을 가지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귀엽다'라는 말이 무엇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이나 감정을 표현하는 데에 가장 많이 쓰는 말이다. 반면에 서양에서는 '귀엽다'라기보다는 '예쁘다', '잘 생겼다', '좋다', '매력적이다' 등 다른 말을 선호하는 편이다.



한국처럼 공공장소에서 귀여움을 이용하는 모델이(일본을 포함한 다른 동양 나라도 비슷한 주제가 있다) 서양 나라에서는 부적절하고 받아들이기가 어렵다고 볼 것 같다. 예를 들면, 동물 모양의 핸드폰 케이스를 가지고 다니거나 메시지를 보낼 때 이모티콘을 많이 쓰는 어른들을 다른 사람들이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고, 귀여운 얼굴 표정이나 몸짓을 하는 여자들을 똑똑하지 않다고 생각할 것이며, 진지한 직업을 대표하거나 사회 문제를 말하면서 만화 캐릭터들이 그려진 광고나 간판은 비전문적이고 부적절하다고 여길 것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그런 방식이 효과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것을 보인다. 귀여움은 친절이나 호의, 또는 부드러움의 의미도 있으니 '귀여움'이라는 게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직접적인 권력을 통해서 목적을 얻으려는 것보다 부드러운 설득, 그리고 감정적 효과를 통한 방법이다. 따라서 귀여움, 혹은 귀여운 척을 하는 행위는 원하는 것을 얻기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그런 것을 잘 알면서 이용하는 것처럼 한국 여자들이 애교를 부리고 원하는 것을 얻는다. 그리고 귀여운 캐릭터를 통해서 사람을 적절한 지하철, 길거리 에티켓을 가르치거나 안전에 대한 설명을 알려드리는 광고나 논리가 비슷하다. 바로 차가운 합리성보다 따뜻하고 친근함이 있는 태도로 사람으로 하여금 준수하게 만드는 법이다.



그런 '귀여움의 힘'은 낯설고 처음에는 받아들이기가 어려울 수 있지만 효과가 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그리고 재미있는 것은 이가 전염된다는 것! 나도 모르게 귀엽다라는 말을 많이 쓰게 되고 애교도 부리고 우리나라(리투아니아)로 돌아 갈 때마다 친구들이 "이런 거 어디서 배웠냐" 하면서 이상하게 보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은 문화 차이에 대한 매력과 재미가 아닐까 싶다.

글쓴이: 카리나 (리투아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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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멍멍

    2013.12.02 10:07 신고


    공감합니다

건축은 모든 도시, 모든 나라의 얼굴이다. 건물은 주민과 방문객이 느끼는 그 곳의 분위기를 만들기도 한다. 그런 식으로 곳곳의 특징이 드러나고 사람들의 생활 방식과 문화가 표현된다. 따라서 모든 도시나 지역이 자기만의 건축적 이미지와 메시지로 유일하다.

서울은 사람과 건물이 꽉 들어찬 커다란 도시다. 여기는 전통과 현대가 어울려 존재한다는 말이 있지만 사실 전통은 현대적 실현을 위해 희생돼 버리는 것은 한국의 일상이다. 오래된 건물이 있는 지역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재개발은 그 사실을 증명한다.



그것은 특히 우리가 생활하는 공간에서 잘 볼 수 있다. 얼마 안 남은 한옥집은 제외하고, 오래된 집이 차갑게 해체된다. 대신에 새로운 고층 아파트가 생긴다. 놀라운 것은 그 아파트의 겉모습이 다 똑같다는 점. 서울이나 다른 도시나 시골까지, 어디 가든 하나같은 회색 아파트들이 보인다. 한국 말고 다른 나라에서 내가 전혀 못 봤던 광경이다. 붕어빵처럼 똑같이 생긴 것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시각적 매력이 전혀 없고 그 사실을 모두가 잘 알고 있다.

한국 사람은 타운하우스나 분위기 있는 오래된 집, 창의적인 디자인의 새로 지은 집 대신 상자와 같은 아파트에서 살고 싶어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두 가지 설명이 있다. 하나는 지난 몇십 년, 한국의 빠른 경제적 발전과 관련이 있다. 70~80년대에 신속히 도시화되면서 도시로 이사하는, 많은 사람을 위한 집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게다가 당시 군사정부로부터 창의적인 혁신에도 제한이 있었다. 이것은 그때 지은 건물들이 소련시대 건물과 비슷하다는 소리가 들리는 이유가 아닌가 싶다. 소련의 일부였던 리투아니아에서 온 나는 그것을 잘 이해할 수 있다. 리투아니아는 아직도 소련 때 지은 건물들이 남아 있고 다 비슷비슷하고 너무나 못 생겼다. 그러나 민주주의가 되면서 건물을 짓는 스타일이 완전히 바뀌었다. 하지만 한국은 다르다. 그래서 두 번째 설명은 문화와 관련이 있지 않을까 싶다. 한국 사람들은 가장 먼저 실용적 편리함을 고려하면서 집을 구매하는 것 같다. 그리고 자신을 남과 비교해서 자신의 가치를 정의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처럼 어떠어떠한 아파트에서 살아야 명망이 있다. 그런 생각인 것 같다. 그리고 시골까지, 마을에서 사는 사람도 도시 사람처럼 살고 싶어해서 똑같은 아파트를 선호하는 것처럼 보인다! 시골에 20층이나 되는 아파트!

아파트는 서울과 한국의 얼굴을 만드는데 표정이 좀 어둡다. 그런데 이 표정은 단청만 봐도 속마음을 드러내는, 진정한 한국의 표정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아파트 사이에 길거리를 찾아 다녀다 보면 아늑한 옛날 동네가 아직 남아 있다는 게 다행이지만 머잖아 도신 아파트의 흰색 물결에 삼켜질까 봐 걱정이다. 



글쓴이: 카리나 (리투아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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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가 한국 문화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이 과장은 아닌 것 같다. 한국 음식은 다양하지만 사람들이 모여서 즐겨 먹는 음식을 보면은 삼겹살과 갈비 등 고기 중심의 음식이 많다. 한편으로 한국 사람들은 '고기를 좋아하는 것이 무엇이 문제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당연히 고기를 좋아해서 먹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면 무엇이 문제인가?



북유럽의 리투아니아에서 온 나는 한국에서 생활한 지가 5년, 채식을 시작한지가 3년이 되었다. 건강을 위해서, 환경을 위해서 여러 이유로 예전부터 채식을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리고 고기를 좋아하지도 않는 나는 한국 음식문화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고기, 그리고 또 고기를 먹게 되어 가는 상황이 불만족스러웠다. 당시 채식을 해 보겠다고 마음을 먹었을 때 이것이 얼마나 급진적이고 비정상적인 결정인지를 몰랐었다.

그런데 대학원에 들어가서 한국인 친구와 교수들하고 점심이나 먹으러 가게 될 때 알게 되었다. 내가 고기를 안 먹는다고 하면 사람들은 놀라워하고 좀 당황하면서, '그러면 같이 먹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를 의논하곤 했다. 나는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것을 싫어해서 그냥 채식주의를 포기할까 생각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채식은 나의 개인적인 선택이고, 단지 한국에서 채식이란 개념이 제대로 인식되지 않는 이유로 포기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심지어 한국 사람 중에도 채식을 해 보고 싶지만 한국 문화 때문에 어렵다는 사람도 생각보다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고기를 별로 안 좋아하지만 부모와 친척들하고 식사나 회식할 때 고기를 안 먹는다고 하면 큰 일 난다고 들은 적도 있다. 나는 외국인으로서는 넘어가기 쉽지만 한국인은 좀 힘들 것 같다. 문화가 이렇게 사람을 자신에게 맞는 생활 방식을 마음대로 선택할 수 없도록 억압하는 것은 참 안타깝다.


글쓴이: 카리나 (리투아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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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길 위해서>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았다. 일년에 단 두 번만 외부 사람에게 문을 여는 '백흥암' 수행 도량의 비구니스님의 생활을 기록하는 영화이다.

이 영화에서 만날 수 있는 여자들은 평소에 서울에서 살면서 매일 지하철과 식당, 쇼핑몰에서 보는 여자와 모습이 많이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생각으로 감동을 받고 마음이 따뜻해졌다. 도시 여자들과 비교하면 외모도 자연스럽고 물질적인 욕심도 없는 모습이 보이기 때문이다. 성형 수술하고 명품 핸드백만 사면 행복이 온다는 생각보다는 지금 가지고 있는 것으로 만족하면서 살아가는 비구니스님의 모습이 참 좋았다.

놀라운 것은 또 하나 있다. 보통 스님 생활을 하겠다고 제일 먼저 '얼마나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긴 한다. 가족, 친구들 떠나야 되고 산속 사원에 갇혀 살아야 되고..... 음식까지 언제든지 먹고 싶으면 먹을 수 없고. 하지만 이 영화에서 나오는 영자는 비구니스님이 되기 위해 머리부터 자르는 슬픈 순간부터 시작하지만 익숙해 보면 웃음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힘든 부분도 있지만은 나눔의 즐거움, 그리고 자기 자신 안에 길을 찾는 기쁨이 더 큰 것 같았다.


글쓴이: 카리나 (리투아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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